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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7월 30일, 미국 하원은 일본정부에게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해결을 요구하는 결의를 채택했다. 그로부터 벌써 3년이 되어간다. 미국 하원에서 일본군 '위안부' 사죄결의 채택은 국제사회에 큰 파장을 불러일으키며 세계의 주목을 집중시켰다. 그 파장을 예상했기에 일본 정부는 미국의 로비회사에 5개월 동안 약 45만 달러의 로비자금을 지불하면서까지 결의채택을 저지하기 위해 애썼다.

그러나 금권이 정의를 향한 목소리를 잠재울 수 없었다. 결국 7월 30일, 미국 하원은 결의를 채택하여 "일본군 '위안부' 제도는 20세기 최대의 인신매매사건이며 집단 강간과 강제낙태, 정신적 모욕, 성적 학대로 인한 신체적 장애, 학살, 자살 등 전례없이 잔인하고 중대한 사건"이라고 규정하고, "일본 정부에게 여성들을 성노예로 강제징집한 사실에 대해 역사적인 책임이 있음을 공식 인정하고 사죄하라"고 요구했다.

미 하원결의 채택 3년 지났는데 일본은...

미국 하원에서 채택된 '일본군'위안부' 사죄 요구 결의안 2007년 7월 30일, 미국 하원은 일본정부에게 일본군'위안부' 피해자들에게 공적으로 범죄를 인정하고 사죄하라는 결의를 채택했다.
▲ 미국 하원에서 채택된 '일본군'위안부' 사죄 요구 결의안 2007년 7월 30일, 미국 하원은 일본정부에게 일본군'위안부' 피해자들에게 공적으로 범죄를 인정하고 사죄하라는 결의를 채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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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하원의 결의채택은 국제사회에 다시 한번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중대성과 해결의 시급성을 알려내며 네덜란드, 캐나다, 유럽연합(EU), 대만, 한국 의회에서의 결의채택으로 이어졌다. 일본 전국 지방시의회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성실한 해결을 촉구하는 의견서, 청원서, 결의채택으로 연결되어 갔다.

유엔인권이사회에서도 2008년 4월, 프랑스, 네덜란드, 남·북한 그리고 중국, 필리핀 정부들이 일본 정부에게 '위안부' 문제의 해결을 강하게 촉구하였고, 유엔인권이사회는 6월, 이러한 각국의 입장이 담긴 보고서를 수정없이 채택하였다. 2008~2009년 두 번에 걸쳐 ILO총회 기준적용위원회에서도 노동자 그룹은 세계 각국 의회에서의 '위안부' 관련 결의채택상황을 언급하면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강도 높은 발언을 하였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그로부터 3년이 지나도록 여전히 피해자들에게 정의회복을 요구하는 국제사회의 결의와 요구를 휴지 한 장쯤으로 전락시키려고 해왔다. 그러면서 자국의 이익과 관련된 일이라면 유엔 등 국제기구에 적극 제기하며 권리를 주장하고, 유엔의 개입을 요구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에게 사죄와 법적 배상을 하라는 유엔 등 국제기구의 권고를 전혀 수용하지 않으면서 말이다.

세상에 나선 지 20년, 깊어지는 피해자들의 통곡

920차 수요시위에 참석하고 있는 일본군'위안부' 피해자들 6월 8일, 서울 중학동에 있는 일본대사관 앞에서 920차 수요시위가 열렸다. 이 시위에서 일본군'위안부' 피해자들은 목소리 높여 일본군'위안부' 문제 해결을 요구했다.
▲ 920차 수요시위에 참석하고 있는 일본군'위안부' 피해자들 6월 8일, 서울 중학동에 있는 일본대사관 앞에서 920차 수요시위가 열렸다. 이 시위에서 일본군'위안부' 피해자들은 목소리 높여 일본군'위안부' 문제 해결을 요구했다.
ⓒ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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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7월 30일이면 미국 하원에서 결의를 채택한 지 3년이 된다. 때마침 지난해 8월 일본은 정권이 보수적이었던 자민당에서 민주당으로 교체되었다. 피해자들은 일본 정권교체를 보면서 오랫동안 숙원하던 일이 마침내 해결될 것이라는 희망을 가졌었다.

전 하토야마 총리에게 서한을 발송하여 지난 10년 동안 일 민주당이 힘써왔던 '입법을 통한 사죄와 배상'을 실현시켜 달라는 요구도 하고, 직접 일본으로 건너가 국회의원들을 만나며 빨리 문제를 해결해 달라는 면담활동도 벌였다.

그러나 반년 이상이 지나도록 별 진전도 없이 피해자들은 한 명 두 명 사망하고 있다. 한을 풀지도 못하고 먼저 떠나고 있는 동료들을 지켜보면서 남아있는 피해자들은 일본 정부와 우리 사회에 걸었던 기대와 희망을 의심과 불안, 절망으로 토해내고 있다. "우리 대통령은 일본 총리와 만나서 정상회담을 하면서도 왜 피해자들의 문제는 언급조차 하지 않느냐"며 한스런 통곡을 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에게 편지 보낸 위안부 할머니들

유럽연합(EU) 의회결의 채택을 위한 피해자들의 활동 EU 의회 결의채택을 위해 EU정부의 집행위원들을 면담하고 있다.
▲ 유럽연합(EU) 의회결의 채택을 위한 피해자들의 활동 EU 의회 결의채택을 위해 EU정부의 집행위원들을 면담하고 있다.
ⓒ 윤미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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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은 지난 18년이 넘도록, 920차가 넘도록 일본대사관 앞에서 수요시위를 하며 포기하지 않았듯이 다시 힘을 내겠다고 한다. 고령의 병약한 몸을 이끌고서도 미국으로, 유럽으로, 호주와 일본으로 다니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 온 성과가 실현될 수 있도록 다시 한번 힘을 내겠다고 한다. 그 힘을 미국 오바마 대통령에게 보낸 편지에 담았다.

길원옥, 이순덕, 김복동 등 78명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은 편지를 통해 미국 하원이 일본군'위안부' 사죄를 요구하는 '121 결의' 채택 3주년을 맞으며, 이 결의안이 일본정부의 이행으로 이어질 수 있기를 바라는 염원을 담았다.

특히, 미국 의회와 시민들의 의지를 담고 채택된 결의안을 미국 의회와 오바마 대통령의 역할을 통해 일본정부가 책임을 받아들이고 해결할 수 있도록 노력해 줄 것을 요청하였다. 아울러 피해자들은 이 편지를 힐러리 국무장관과 결의 채택을 이끌었던 마이크 혼다 의원을 비롯해 주요 상·하원 의원 그리고 국제 앰네스티, 미국 노총, 재미한인그룹 등에 함께 발송하여 지원과 연대를 호소하였다.

피해자들의 명예와 인권이 회복되는 2010년 되어야

올해는 우리나라가 일제에 불법적으로 강제병합된 지 100년이 되는 해며, 아직도 진정한 해방이라 자신있게 말할 수 없는 광복을 맞이한 지 65년이 되는 해다. 한편,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이 세상 밖으로 나올 수 있도록 끌어내며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운동이 시작된 지 20년이 되는 해다. 이제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다. 지난 100년의 아픔, 상처, 갈등이 비로소 올바르게 청산되고 상처의 고름이 아물고 아픔이 치유되며, 갈등의 고리가 풀어지도록 해야 한다.

그동안 피해자들이 세계 각지로 돌아다니며 이루어놓은 성과들이 결실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한국정부와 국회, 한국사회가 적극 나서야 한다. 더 이상 피해자들이 사망하기 전에 일본정부를 향해 피해자들에게 공식 사죄와 배상을 실시하도록 촉구해야 한다.


#일본군'위안부'#오바마 미국 대통령#일본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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