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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첫 선을 보인 SBS TV의 새 수목드라마 <대물>. '대한민국 최초 여성 대통령'이란 소재와 고현정, 차인표, 권상우 등 화려한 캐스팅으로 방영 전부터 화제가 됐던 <대물>은 첫 회 17.4% (TNS미디어)의 시청률을 올리며 순조롭게 출발했다.

 

<대물>은 첫 방송에 국민 피랍에 대한 대처 미흡, 국회의원의 부도덕 등 지금 우리 정치의 주요 치부들을 꾹꾹 눌러 담았다. 아프가니스탄에서 피랍된 국민을 두고도 협상단조차 제대로 꾸리지 못하는 정부, 그리고 약자에게 구두를 핥으라고 하는 금배지 단 국회의원의 모습은 충격으로 다가왔다.

 

그런 일련의 사건들을 배경으로 아나운서와 국회의원, 남해도지사를 거쳐 대통령이 되는 서혜림(고현정 분)과 야망 넘치는 국회의원 강태산(차인표 분), 그리고 열혈 검사 하도야(권상우 분)는 얽히고 설키며 긴장감 넘치는 이야기를 만들어갈 예정이다.

 

고현정, 차인표, 권상우는 첫 방송에서 이름값이 무색하지 않은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를 보여줬다. 드라마 방영 전, 각각의 사유로 극의 인물에 동화되는 데 어려움이 있었을 이들은 각자 맡은 역할을 훌륭히 소화하며 <대물>을 '완소 드라마'로 만들고 있다.

 

<대물>의 3인방이 극복해야 할 과제

 

<선덕여왕> 미실의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대물>에서 서혜림 역을 맡은 고현정에 대해선, '대한민국 첫 여성 대통령 역이니, 카리스마 넘치는 미실의 이미지를 벗어나기 어렵지 않겠냐'라는 시청자들의 우려가 있었다.

 

그가 연기하는 <대물>의 서혜림은 어수룩한 아나운서에서, 사명감 넘치는 대통령으로 변하는 능동적인 인물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미실의 캐릭터와 겹치는 부분이 없지 않아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방송 첫 회에 선보인 연기는 미실과는 또 다른 모습이었다. 고현정은 때론 어리숙하고, 때론 진지하게 <대물>의 여자 주인공 서혜림 역을 잘 소화해냈다.

 

아프가니스탄에서 피랍돼 목숨을 잃은 위기에 처한 남편을 구해 달라며 국가를 향해 울부짖는 고현정의 모습에는 미실의 카리스마와는 다른, 일반 국민의 감성을 파고드는 감동이 묻어 있었다. 앞으로 <대물>에서 고현정은 어수룩한 아나운서가 아닌 대통령이 되는 여인으로 변해간다. 대한민국 여성 대통령으로 변신할 고현정이 미실의 재탕 연기가 아닌 또 다른 캐릭터를 재창조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

 

<대물>에서 서혜림과 정치적 라이벌인 강태산 역을 맡은 차인표. 첫 방송에서 짧게 모습을 드러낸 그는 후에 대통령이 된 서혜림을 '대중 굴욕외교'로 공격하며, 대통령 탄핵을 시도하는 인물이다. 2회 예고편에서 그는 정부 관계자를 몰아세우는 냉철한 카리스마를 선보였다.

 

국회의원을 연기하는 차인표의 모습은, 그가 지금껏 살아온 성실한 이미지와 닮아 있기에잘 어울려 보인다. 충실하게 군복무를 마치고, 할리우드 영화 '007 시리즈' <어나더데이>의 북한 장교 악역도 '거절'한 그의 애국심은 일부 범법 국회의원들보다 더 국회의원 같은 느낌을 전해주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국회의원 역할이 차인표에게 딱 어울리는 것이라는 평이 많다.

 

차인표가 가장 먼저 극복해야 하는 건 흥행 기근 문제다. 그는 <별은 내 가슴에>(1997)와 <왕초>(1999) <불꽃>(2000) <완전한 사랑>(2003) 이후 최근 작품들에서 흥행 기근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2005년 이후엔 드라마와 영화 등 여러 작품에서 큰 반향을 끌지 못했다. 그렇기에 마음 고생이 심했을 차인표가 <대물>에서 실패를 날려버릴 수 있을지 기대된다.

 

권상우, 현실 트라우마 벗어날 수 있을까

 

<대물>에서 열혈 검사 하도야 역을 맡은 권상우는 극과 현실 이미지의 큰 균열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극에서는 '국회의원의 범법을 그냥 못 넘기는' 열혈 검사를 맡고 있지만, 현실에서는 뺑소니 사건으로 물의를 일으켰기 때문이다. 시청자의 달라진 눈초리를 바꾸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열혈 검사 역을 맡고 있는 연기자의 현실 속 범법 행위은 시청자의 머릿속에 트라우마처럼 남아있다. 이에 대해 권상우는 <대물> 제작 발표회에서 국민들에게 사과를 했다. 그리고 심기일전하는 마음으로 <대물>에서 좋은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그가 <대물>에서 진정성 있는 연기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돌릴 수 있을런지는 좀 더 지켜볼 일이다.

 

미실의 이미지에서 벗어나야 하는 고현정, 연이은 흥행 실패를 딛어야 하는 차인표, 그리고 극과 현실 사이의 모순을 딛고 감동을 줘야 하는 권상우. 주연 연기자 3인의 노력 여하에 따라 <대물>의 성공 여부도 달라질 것이다.


#대물#고현정#차인표#권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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