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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원희룡 사무총장이 14일 예산안 처리 '후폭풍'과 관련해 "일을 서두르면 탈이 난다는 교훈을 얻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당 지도부 인책론의 확산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분명히 했다.

 

원 총장은 이날 인터넷매체 기자단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길이 꽉 막혀 있어도 배달할 건 배달해야 했다"고 하면서도 "상자 배달은 완벽했는데 상자 안에 어떤 것이 들었는지는 잘 몰랐던 셈"이라고 예산안의 부실 심사를 인정했다.

 

그러나 원 총장은 "예산의 구체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김무성 원내대표가 정책위의장과 예결특위 위원장, 특위 간사에게 일임했는데 이렇게 얼렁뚱땅 할 줄은 몰랐다"며 "원내대표가 정책위의장에게 일임한 것 자체를 문제 삼기 시작하면 끝이 없다. 문책 얘기는 할 만큼 한 게 아니냐"고 말했다.

 

원 총장은 당 일각의 지도부 총사퇴론에 대해서도 "누구는 할 말이 없어서 이러고 있나? 걱정들은 태산인데 서로 할 말이 없는 상황"이라며 "안상수 대표도 이번처럼 빨리 처리하는 것에는 반대하는 입장이었다"고 안 대표를 변호했다.

 

"아랍에리미트 파병동의안, 헌법재판소 판단 필요"

 

원 총장은 UAE(아랍에미리트) 파병 논란과 관련해서는 "헌법재판소의 판단을 받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UAE 파병동의안은 1965년 베트남 파병 이후 45년 만에 처음으로 여당 단독으로 처리됐는데, 기존의 파병동의안은 "대한민국은 국제평화의 유지에 노력하고 침략적 전쟁을 부인한다"는 헌법 5조1항을 근거로 했다.

 

그러나 UAE 파병동의안은 '국익 창출과 다양한 지역에서의 특전부대 임무수행능력 향상'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국제평화와 하등 상관없이 원전 수주의 대가 성격으로 군 병력을 보내는 것이 정당하냐는 논란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원 사무총장은 "헌법소원은 국민의 기본권인데 우리가 하지 말라고 할 수 없는 노릇"이라며 "그런 것(헌법소원)이 당연히 올 것으로 예상하고 파병동의안을 통과 시켰다"고 설명했다.

 

원 총장은 "파병과 관련해 반대의견을 충분히 들어보지 않았다는 것은 인정한다"고 하면서도 "그동안 용병에 의존하던 UAE가 자체 군을 만드는 과정에서 우리가 UAE에 '조교' 역할을 하러 가는 것이다. 아직 짓지도 않은 원전을 지키러간다는 얘기는 말도 안 된다"고 일축했다.

 

원 총장은 "정부 입장에서는 포괄적인 안보와 국익 차원에서 파병이 가능하다고 생각한 것인데, 헌재에서 논란을 한 차례 차분하게 정리해주면 논란을 이성적으로 풀어나갈 수 있는 기회도 열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원 총장은 "만약 헌재에서 위헌 처분 내리면 그 처분대로 하면 되는 것"이라며 "위헌 판정이 나오면 (파병을) 그만둬야지, 무슨 권한으로 계속하겠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원 총장의 발언은 7년 전 헌법재판소가 이라크 파병동의안 헌법소원을 각하한 전례에 비춰 UAE 파병도 큰 무리 없는 유권해석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2003년 12월18일 헌재는 민주노동당 등이 낸 이라크파병 위헌소송을 "청구인들이 파견 당사자가 아닌 만큼 정부의 파병결정으로 인해 인간의 기본권을 직접 침해받았다고 볼 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전원일치 의견으로 각하 결정을 내렸다.

 

"민주당, 한미FTA 반대 계속하면 역풍 맞을 것"

 

원 총장은 새해의 이슈가 될 한미FTA 비준과 관련해서는 "나뿐만 아니라 한나라당에서는 거의 다 비준에 찬성하는 입장이고, 민주당에도 찬성하는 분들이 있다"며 "여론의 향배가 중요한데, 민주당이 계속 반대만 할 경우 역풍에 휘말릴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번에 더 양보한 부분이 자동차 부문인데, 자동차공업협회에서도 이 정도면 괜찮다고 성명을 내지 않았나? 정부가 압력을 넣어서 낸 성명이다? 업계에서 다 계산기를 두드려보고 한 행동이다. 다만, 이번에는 미국이 어떻게 하는지 보고 해야지, 우리가 서두를 필요는 없다. 이번에는 한미 의회가 동시 비준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이니까…."

 

원 총장은 한미FTA 찬성에서 반대로 선회한 손학규 민주당 대표에 대해서는 "노무현 대통령이 다 못했는데 FTA 하나는 잘했다는 어록이 아직 살아있는데, 이제 와서 FTA가 변질되고 굴욕협상이라고 얘기할 수 있냐?"며 "손 대표와 끝장 토론할 기회 있으면 내가 나가겠다"고 날을 세웠다.


#원희룡#UAE파병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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