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권 죽여 버려야 하지 않겠느냐"는 천정배 민주당 최고위원의 발언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천 최고위원은 계속 강경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그는 29일 오전 <오마이뉴스>기자와 만나 "한나라당의 호들갑스러운 반응은 예상 밖의 상황으로, 처음에는 가만히 있다가 청와대에서 뭐라고 하니까 저러는 것 같다"며 "'저 사람들이 일말의 양심의 가책은 느끼는구나'라는 생각을 했는데, 그런 점에서는 희망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조선일보>와 <중앙일보> 등이 사설로 비판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내일쯤 종편(종합편성채널)선정 발표가 나오는데, 이들은 정부로부터 막대한 이권을 얻으려는 이해관계자들이라는 점에서 언론으로서의 발언권이 없다"고 반박했다.

"원색적인 표현임에도 일방적으로 비판받는 상황은 아닌 것 같다"는 말에 그는 "그런가요?"라며 "정부를 비판한 것을 갖고 '패륜아'라고 하는데, 이명박 대통령이 황제인가, 나라님인가, 천정배 아버지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정권을 죽여버려야 한다'는 말은 상징적인 표현이고, 나는 사형제도 반대하는 사람"이라고 덧붙였다.

천 최고위원은 이날 CBS라디오 <변상욱의 뉴스쇼>에서도 "이명박 정부는 무자비한 살인진압으로 용산에서 귀중한 인명을 살상했고, 비열한 정치보복수사로 노무현 대통령도 죽음으로 몰았다"며 "주권자인 국민의 이름으로 사형선고를 내려야 마땅한 정권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이틀째 집중공세... "대통령 '쥐' 비유, 국격 훼손"

이처럼 논란이 커지자 민주당도 손학규 대표가 "천 최고위원은 정권에 대해 이야기했지 대통령에 대해 죽여야 한다고 이야기한 게 아님에도 정권과 여당이 왜곡·과장하고 있다"고 말하는 등 최고위원회 차원에서 엄호에 나섰다.

전날 천 최고위원을 국회 윤리위에 제소한 한나라당은 이날도 집중공세를 계속했다.

김무성 원내대표는 당 최고·중진 연석회의에서 "민심을 대변했다는 궤변으로 제2의 망언을 되풀이하고 있다"고 천 최고위원을 비판했다. 그는 천 최고위원이 위원장인 민주당 개혁특위가 민주당 홈페이지에 올린 동영상에서 이명박 대통령을 '쥐'에 비유한 것에 대해서도 "그야말로 국격을 훼손하고 본인의 인격을 스스로 부정하는 악행"이라고 비난하면서 "이번 사건을 즉각 사과하고 책임질 부분을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회 부의장을 지낸 이윤성 의원은 "천정배 의원이 말한 수위에 맞춰 말하겠다"고 했으나, 주위에서 만류하자, 조직폭력의 세대적 변천을 언급하면서 "조폭적인 발언을 하는 의원이 들어와 있는 국회는 몇 세대 조폭에 속하느냐"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에서도 '너무 심했다,  국회의원이 할 수 있는 얘기가 어디까지냐'고 걱정하는 분들이 많으실 텐데, 차제에 그런 국회의원은 자제시키는 게 정치를 한 단계 끌어올리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른 당들도 논란에 가세하고 있다. 박선영 자유선진당 대변인이 이날 "천 의원은 더 이상 정치계를 망신시키지 말고 대국민사과 후 빨리 떠나라"라며 정계은퇴를 촉구한 반면, 우위영 민주노동당 대변인은 "청와대와 한나라당이 형님예산, 여사님 예산, 안상수 대표의 자연산 망언으로 여론이 안 좋아지니까, 이를 전환해 보려고 야당 최고위원 발언을 문제삼는 것을 모르는 국민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