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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산 두남학교가 부산의 한 대안학교 시설을 이용해 학교부적응 학생들에게 감옥체험 교육을 하고 있다.
 울산 두남학교가 부산의 한 대안학교 시설을 이용해 학교부적응 학생들에게 감옥체험 교육을 하고 있다.
ⓒ 이은영 울산시의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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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서 벌점을 받은 학생 등을 대상으로 4박 5일간 대안교육을 하는 울산광역시교육청 직속 두남학교가 학생들에게 감옥체험 교육을 진행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울산 울주군 두서면 구량리에 있는 두남학교는 흡연, 폭력 등으로 학교에서 벌점을 받은 학생들을 대상으로 4박 5일간 대안교육을 하는 공립 대안학교다. 간혹 다문화가정 자녀 등의 일반학생들도 교육을 받고 있으며 올해 모두 608명의 학생들이 이곳에서 대안교육을 받았다.

이번에 문제가 된 감옥체험은 두남학교의 프로그램 중 하나로, 부산에 있는 한 대안학교의 시설을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 측에 따르면 전체 교육대상 학생 중 90%가량이 감옥체험 프로그램을 경험했다.

울산시의회 이은영 의원(민주노동당)은 11월 25일 진행된 교육청 행정사무감사에서 감옥체험 사실을 공개하고 "과연 감옥체험이 올바른 교육방법이 되겠느냐"며 "자라나는 학생에게 두려움, 수치심과 위화감을 조성하는 방식의 비인권적인 교육방식은 개선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은영 의원은 또 "두남학교 구금체험은 본인에게 수치심과 공포감도 크지만, 감옥체험 갔다오면 일명 '깜빵 갔다온 아이'로 찍혀서 왕따가 된다고 한다"며 "이런 위화감과 상처를 주는 교육방식이 과연 옳은 것인지에 대해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두남학교 누리집에 공지된 체험 프로그램 안내. '법질서의식교육' 과정에 '구금시설체험'이 포함돼 있다.
 두남학교 누리집에 공지된 체험 프로그램 안내. '법질서의식교육' 과정에 '구금시설체험'이 포함돼 있다.
ⓒ 두남학교 누리집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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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두남학교 측은 교육 효과가 있다는 입장이다. 두남학교 관계자는 25일 기자와 한 통화에서 "학교 부적응 학생들이 감옥체험을 함으로써 이런 곳에 다시는 오지 않도록 잘해야겠다는 각오를 다지게 된다"며 "실제로 인솔체험 결과 학생들은 소감문에서 모두 그렇게 적었다"고 말했다.

또한 "교육 때는 학생들에게 '너희들은 벌을 받으러 온 게 아니라 인성교육을 받으러 오는 것이다'고 강조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은영 의원은 앞서 지난 17일 열린 울산교육청 대상 행정사무감사에서 체벌금지 시행 이후 대체방안이 여전히 미흡하다며 개선을 촉구했다.

이 의원은 "체벌 대체방안으로 교육벌과 훈육상담, 벌점제가 있는데, 누적벌점이 높아 징계를 받고 대안학교인 두남학교를 갔다 오거나, 무기정학, 강제 전학으로 이어지는 현상이 생기고 있다"며 "벌점제가 결국 학생과 교사에게 도움이 되지 못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대안 마련을 요구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시사울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두남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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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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