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강정마을 구럼비 바위 앞 바다에 있는 범섬. 이 일대는 유네스코가 지정한 생물권보전지역이다. 유네스코가 지정한 생물권보전지역 일대에서 해군기지 건설 공사를 하고 있다는 것을 유네스코는 어떻게 평가할까.
 강정마을 구럼비 바위 앞 바다에 있는 범섬. 이 일대는 유네스코가 지정한 생물권보전지역이다. 유네스코가 지정한 생물권보전지역 일대에서 해군기지 건설 공사를 하고 있다는 것을 유네스코는 어떻게 평가할까.
ⓒ 이주빈

관련사진보기


제주도는 '유네스코 지정 세계자연유산 3관왕' 지역이다. 유네스코는 2002년 제주도를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한 이후 2007년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했고, 2010년에는 '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했다. 한 지역이 세계자연유산 3관왕을 하고 있는 곳은 세계에서 제주도가 유일하다.

제주도는 그 영광스런 타이틀을 계속 유지할 수 있을까. 유네스코는 세계자연유산의 보존과 관리 실태 평가결과에 따라 지정을 취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제주도는 유네스코 등록 이후 처음으로 '생물권보전지역'과 '세계자연유산'에 대한 재평가를 받는다.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3관왕 제주도, 유지 가능할까

세계자연유산은 오는 7월 재평가를 앞두고 있다. 생물권보존지역도 오는 10월 유네스코의 재심사를 받을 예정이다. 재평가와 재심사의 기준은 국제자연보존연맹의 권고사항인 생물다양성 가치 관리와 조사 등이다.

이에 따라 제주도는 "환경자산의 가치를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유네스코 3관왕 타이틀을 항구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재평가 준비에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라며 "10대 핵심 추진과제 선정과 이를 위한 환경 관련 사업에 총 1650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강력한 '선보전 후개발' 정책  ▲ 전략적 환경영향평가제 도입 ▲ 환경자원총량관리제도 점진적 도입  ▲ 음식물쓰레기 종량제 전면시행 ▲ 곶자왈·습지·돌담 보호·관리 체계 구축 등이 제주도가 내놓은 3관왕 유지를 위한 주요정책들이다.

그러나 환경단체들과 도민들은 "제주도가 내놓은 정책들이 모순투성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이들은 "유네스코가 지정한 생물권보전지역이 강정마을 앞 바다 일대인데 그곳에 해군기지 공사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 것 자체가 모순"이라는 것이다.

제주환경연합 이영웅 사무국장은 "해군기지 공사를 밀어붙이기 위해 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하면서 환경영향평가 범위 지역에서 강정마을 앞에 있는 범섬을 고의적으로 누락시켰다"며 "그런데 이제는 유네스코 지정 생물권보전지역 타이틀을 유지하기 위해 범섬만 실태조사하고 바로 그 앞에 있는 강정마을 바다는 제외시킬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비판했다.

이 국장은 "범섬과 강정마을 일대 바다에는 연산호 군락지가 이어져 있는 한 생물권"이라며 "해군기지 공사 부유물이 바다에 흐르면 바로 가 닿는 곳이 유네스코 지정 생물권보전지역인 범섬"이라고 지적했다.

범섬, 해군기지 공사 부유물 닿을 수 있어... 재심사 결과 주목

 강정마을 구럼비바위는 보기 드문 연안 암반 담습지다. 전문가들은 람사르 협약에 의거해 이곳을 연안습지로 등재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그러나 해군은 이곳에 해군기지를 건설하겠다며 구럼비 바위를 굴착기로 깨부수며 평탄화작업을 하고 있다. 이 공사의 부유물은 강정바다에 흘러들어 유네스코 지정 생물권보전지역인 코앞 범섬에 영향을 끼친다.
 강정마을 구럼비바위는 보기 드문 연안 암반 담습지다. 전문가들은 람사르 협약에 의거해 이곳을 연안습지로 등재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그러나 해군은 이곳에 해군기지를 건설하겠다며 구럼비 바위를 굴착기로 깨부수며 평탄화작업을 하고 있다. 이 공사의 부유물은 강정바다에 흘러들어 유네스코 지정 생물권보전지역인 코앞 범섬에 영향을 끼친다.
ⓒ 조성봉 감독

관련사진보기


이 국장은 "유네스코의 자연유산 관련 심사는 주변 개발행위 영향에 대한 예측 조사가 포함돼 있다"며 "제주도가 심사를 제대로 받기 위해서는 범섬 코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대규모 해군기지 공사의 영향 예측조사도 반드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제주지역 환경단체들과 강정마을 주민들은 해군기지 건설을 위한 환경영향평가가 졸속으로 이뤄졌고, 환경단체와 주민들의 요구사항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며 줄기차게 문제제기를 하고 있다.

부실하고 객관적이지 못한 환경영향평가를 기초로 해군기지 공사가 이뤄지고 있는 만큼 제주도는 제주해군기지 사업의 공유수면매립권을 취소하라는 게 이들의 요구다.

이 국장은 "제주도는 자연유산을 국제적 보존가치로 인정받기 위해 여러 노력을 하고 있는데 왜 강정마을 구럼비 바위는 세계자연유산 등재를 하지 않는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바닷가 바위에서 개구리가 노래하는 것을 들어본 적 있냐"며 "구럼비 바위는 용천수가 솟아 연안 암반습지가 형성된 세계적으로 매우 보기 드문 연안 담습지로 람사르 협약에 의거해 연안습지 등록을 추진할 충분한 가치가 있다는 것이 관련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라고 말했다.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자연유산과 생물권보전지역에서 대규모 군사기지 건설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를 유네스코는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 유네스코의 재심사 결과에 벌써부터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강정마을#제주해군기지#유네스코#제주도#세계자연유산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