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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보강: 12일 낮 12시 10분]
 
 

박근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재창당은 없다'고 쐐기를 박았다.

 

박 비대위원장은 12일 오전 비대위 전체회의에서 "당 쇄신과 관련해 재창당 논의가 다시 등장하고 있는데 비대위가 출범하기 전 의원총회에서 '재창당을 뛰어넘는 수준의 쇄신'에 합의했다"며 "국민들은 재창당 등 외형적 변화가 아니라 쇄신에 어떤 내용을 담는지, 어떻게 실천하는지를 보고 평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즉, 사실상 "재창당이 아닌 쇄신을 추진한다"가 당론으로 결정됐다는 얘기였다. 그는 이어, "내용이 변하지 않는 상황에서 간판만 바꿔 다는 것은 국민이 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벼랑 끝에 서 있다는 절박한 마음으로 국민의 눈높이에서 철저히 쇄신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박 비대위원장은 당내 일각의 '비대위 흔들기'에 대해서도 단호하게 경고했다. 그는 "쇄신이 진행되는 이 시점에서 쇄신 자체를 가로막는 언행, 비대위를 흔드는 언행은 자제돼야 할 것"이라며 "우리에게 여유가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을 염두해 달라"고 말했다.

 

당내 일각에서 김종인·이상돈 비대위원의 사퇴를 촉구하는 것이나, 2007년 대선 경선 당시 자신을 겨냥해 조직동원, 돈 선거 의혹을 제기하는 것 모두 '비대위 흔들기'로 간주한 것.

 

박 비대위원장은 특히 "여기 계신 비대위원들은 정치하러 온 게 아니다, 아무것도 바라지 않고 당을 살리고 정치를 국민이 원하는 방향으로 바꾸기 위해 큰 결정을 내려준 분"이라며 "비대위원들을 정치하러 온 것처럼 보는 시각이 변하지 않으면 불필요한 혼란만 가중될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비대위 정치쇄신분과에서 오는 16일까지 총선 공천기준에 대해 결론을 내주길 바란다"며 "비대위 정치쇄신분과에서 안을 내면 의총을 열어 의원들의 의견수렴을 거치겠다, 구정 설 연휴 전에 모든 과정을 마치겠다"고 덧붙였다. '정권 실세 용퇴론'을 제기한 김종인·이상돈 비대위원에 대한 홍준표 전 대표 등 '비박(非朴) 진영'의 요구를 분명하게 거절한 셈이다.

 

정두언 "지금까지 기다렸는데 '재창당 뛰어넘는 쇄신' 무엇인지 모르겠다"

 

하지만 재창당을 둘러싼 당내 논쟁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쇄신파의 정두언 의원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지금까지 기다렸는데 재창당을 뛰어넘는 쇄신이 무엇인지 모르겠다"며 "지금 하고 있는 게 그거라면 정말 아니고, 그렇다면 뭐가 있는지 언제까지 보여줄 것인지, 그러다 안 되면 어떻게 할 건지, 누가 책임져야 하는지 등에 대한 답이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이제 국민들은 구(舊)정치는 더 이상 용납 않을 것 같다"며 "신(新)정치가 무엇인지 기치를 내걸면서 새로운 당을 만들어 국민의 평가를 받아야 한다, 그 정도가 재창당을 뛰어넘는 쇄신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정 의원은 이날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도 "말만 하지 말고 재창당을 뛰어넘는 쇄신이 뭔지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비대위가 하고 있는 것이 재창당을 뛰어넘는 쇄신인가"라며 "언제까지 할지, 어떻게 할지 대답을 하면서 가야지, 말로만 하고 있으면 '박근혜'가 아니지 않느냐"라고 지적했다.

 

박 비대위원장이 이날 '재창당론'에 선을 그은 것에 대해선 "사이비 재창당파를 향한 메시지라고 본다"며 "원래부터 재창당을 주장한 이들과 비대위를 흔들기 위해 재창당을 주장하는 이들이 뒤섞여 있는 상황이다"고 개탄했다. 또 "비대위 체제나, 부자증세 모두 박 비대위원장은 안 된다고 했지만 됐다"며 "박 비대위원장이 안 된다고 해서 안 되는 그런 상황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집단 탈당을 통한 재창당 관철 가능성에 대해서는 "(방법론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하고 있지만 딱 떨어지지 않는 상황"이라며 "(탈당에) 엄두를 못 내는 이들도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박 비대위원장은 이날 정강·정책 보수표현 삭제 논란에 대해서도 "정책쇄신 작업이 진행되는 와중에 보수(표현 삭제)와 관련된 논쟁이 벌어지는 건 바람직하지 못하다"며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그는 "당이 추구하는 핵심가치를 시대의 변화에 맞게 다듬는 것은 필요하다"면서도 "실질적으로 국민의 질을 높이는 정책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정책쇄신과 관련해 (해당 분과는) 이 점을 염두에 두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지난 11일 강원도 한우 농가를 방문한 사실을 거론하며 "삶의 현장에서 고통 받는 국민들을 챙기는 게 우리 정책쇄신의 핵심이다, 국민들이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게 지금 당장 시급하게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박근혜#한나라당#전당대회 돈봉투#쇄신#재창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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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2007년 5월 입사. 사회부·현안이슈팀·기획취재팀·기동팀·정치부를 거쳤습니다. 지금은 서울시의 소식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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