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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극적인 하룻밤>의 정훈(여욱환 역)과 시후(홍예나 역)   청춘남녀의 사랑과 섹스에 대하여 재치있게 풀어내었다.
▲ 연극 <극적인 하룻밤>의 정훈(여욱환 역)과 시후(홍예나 역) 청춘남녀의 사랑과 섹스에 대하여 재치있게 풀어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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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한 만남의 하룻밤이 운명적인 만남으로 이어질까. 서울 대학로 아트원씨어터에서 1월 28일부터 오는 5월 28일까지 6차시즌 연장공연되고 있는 연극 <극적인 하룻밤>(극본 황윤정, 연출 이재준)은 청춘남녀의 연애심리와 성에 관한 문제를 재치 있고 코믹하게 그려내었다. 

두 남녀 주인공 정훈(여욱환 분)과 시후(홍예나 분)는 각자 사랑에 상처받았지만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려 한다. 하지만 이전 사랑의 상처로 인하여 새로운 시작이 두렵다. 두 사람은 사실 이전의 연애에서 패자였다. 패자 둘이 옛 애인의 결혼식장에서 만난 것이다.

정훈과 시후는 자신들의 옛 애인의 결혼식에 하객으로 왔다. 정훈은 남자 자존심에 슬픔보다는 쿨하게 식사라도 하고 가려하지만, 시후는 피로연장에 마지막 남아 있던 연어초밥을 정훈이 먹었다는 핑계로 애인에게 버림받아 죽고 싶은 심정을 토로하면서 결국 둘은 정훈의 집에서 '원나잇 스탠드'에 돌입한다.

정훈의 집  하룻밤을 보내며 서로의 아픔에 대해 알아가는 두남녀
▲ 정훈의 집 하룻밤을 보내며 서로의 아픔에 대해 알아가는 두남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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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로 튈지 모르는 시후의 행동이 오히려 정훈과 심지어 관객에게조차도 호기심을 유발한다. 결혼식장에서는 다짜고짜 애꿎은 연어초밥에 딴지를 걸지 않나, 처음 만난 남자에게 하룻밤만 같이 있어달라고 하지 않나, 그것도 모자라 정훈을 유혹하여 그의 집으로 가서는 내내 자살하겠다면서 약을 먹고 줄넘기로 자신의 목을 조르고 봉지를 머리에 뒤집어쓰고 질식하는 시늉을 한다. 하지만 사랑스럽다.

처음엔 무슨 연애의 선수들처럼 보이는 장면이지만, 알고보니 순정파들이다. 정훈은 처음 좋아했던 애인이 임신했다는 얘기에 솔직히 누구의 아이인지 알수 없다며 지우라 했다는 이유로 헤어지게 되고, 그 여자는 정훈의 선배와 결혼한다. 지후는 첫 애인에게 빚을 내어 돈을 빌려주었지만, 돌려받기는 커녕 이젠 영영 보지말자며 이별통보를 받았다.

각자의 지난 연애이야기에 시시콜콜한 농담을 주고받으며, 둘 사이는 그렇게 점점 가까워진다. 섹스에 대한 주제라는 기대와는 달리 야한 장면은 상징화하였다. 소리로는 "더 깊게 하고 싶어", "벌린다" 등의 수위 높은 말을 하면서 정작 동작은 무대장치인 책상과 노트북 컴퓨터를 옮기고 셋팅하면서 발생하는 상황으로 빗대어 표현하여 섹스"코미디" 연극임을 보여주고 있었다.

1년후  장례식장에서 재회한 두 사람
▲ 1년후 장례식장에서 재회한 두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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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가까워지면서 이들은 거듭 만나고 연애를 시작하는 듯 하더니 정훈은 정말로 인연이라면 1년 안에 우연히라도 만나지지 않겠냐며 실험을 해보자면서 지후에게 핸드폰에서 자신의 연락처를 지우라고 한다. 지후가 떠난 자리에서 정훈은 아쉬워하지만 다시 붙잡을 수는 없나보다.

1년 후 장례식장에서 다시 만난 둘은 심통이 난 지후에게 정훈이 애교를 부리며 미안함을 표현하면서 결국은 해피엔딩으로 끝이 난다. 두 남녀 배우 여욱환과 홍예나의 재기발랄하면서도 친근한 연기와 산뜻한 외모도 극의 재미에 톡톡히 한몫을 했다. 

의문이다. 주인공들은 그런 실험을 꼭 해야 했을까. 사랑을 두고 말이다. 나 같으면 그런 실험은 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다가 정말로 못 만난다면 얼마나 후회할 것인가. 하지만 한편 이해는 간다. 그 둘은 다시 상처받고 싶지 않은 여린 마음에 더 큰 사랑을 기대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키스  결국 정훈과 시후의 해피엔딩이다.
▲ 키스 결국 정훈과 시후의 해피엔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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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희곡부분에 당선된 <극적인 하룻밤>을 극본으로 하여 공연되고 있는 연극 <극적인 하룻밤>은 지난 2011년 7월부터 2012년 1월까지 5차공연에 이어 이번 6차 시즌공연에는 여욱환-홍예나, 차용학-유별라, 이규형-허혜리의 세 커플이 출연한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KNS서울뉴스(http://www.knsseoulnews.com)에도 함께 송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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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적인 하룻밤#여욱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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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을 전공하고 작곡과 사운드아트 미디어 아트 분야에서 대학강의 및 작품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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