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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17일 오후 2시, 국회의원회관 대강당에서 한국청소년수련시설협회등 5개 청소년기관이 공동 주최한'2012 청소년정책방향정립을 위한 대토론회'가 열렸다. 김금래 여성가족부장관을 비롯해 청소년계 행사에서는 드물게 각 분야별 기관이 연대하고 국회의원과 정당 관계자등이 참여한 행사였다.  

청소년정책은 정부 정책에서 늘 뒷전에 머물러 왔다. 청소년정책은 교육정책과 달리 청소년들의 취미활동이나 지원하는 수준으로 인식되어 왔고 소위 표가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늘 예산의 부족과 정책적 지원의 한계를 보여왔다. 그러한 면에서 이번 청소년계 연합 토론회는 청소년지도자들의 의지를 표출하고 총선을 앞둔 정치계에 청소년정책 관심을 촉구하는 귀중한 자리였다.

그러나 그 내용은 참으로 실망스럽기 그지 없었다. 토론회에서 기조강연을 맡은 한 교수는 "경제정책이 경제인들을 위한 정책이냐, 청소년정책도 청소년을 위한 정책이 아니어야 한다."라며 미래 국가발전을 위한 정책이라고 강조해 청중들을 어리둥절하게 했다. 그만큼 청소년정책이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려던 의도였다고 생각되지만 의미 전달의 오해로 객석에서는 술렁였다. 

 대토론회에 참석한 김금래 여성가족부장관과 청소년지도자들이 결의문을 낭독하고 있다
 대토론회에 참석한 김금래 여성가족부장관과 청소년지도자들이 결의문을 낭독하고 있다
ⓒ 여성가족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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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가족부장관과 국회의원의 자리비우기도 여전했다. 김금래 여가부장관은 기조강연이 끝나자 역시나 행사장을 떠났다. 그간 정부 관료들이 인사말만 하고 자리를 떠난 것에 비하면 기조강연까지 경청한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었음은 분명했다. 그러나 기조강연 다음 순서는 한국청소년단체협의회, 한국청소년상담지원센터협의회, 한국청소년쉼터협의회, 전국청소년활동진흥센터협의회, 한국청소년수련시설협회가 ▲청소년 단체 ▲상담 ▲쉼터 ▲활동 ▲시설 등 5개 분야별로 정책방향을 제안하는 자리였다. 정작 주무부처 장관이 들어야 할 것은 안듣고 다른 내용만 듣고 간 격이었다. 

고질적인 시간 지연도 도마에 올랐다. 기조강연자는 지정된 30분을 훨씬 넘어 50분 가까이 시간을 할애해 순서가 계속 미뤄졌고 강연이 끝나자 지루한 관중들이 대거 자리를 비웠다. 다음 순서인 종합토론의 좌장을 맡은 김정국 한국청소년수련시설협회장은 토론의 취지와 토론자 소개에 거의 15분을 허비해 객석에서는 답답하다는 말이 계속 흘러나왔다.

행사에 참여한 청소년지도자들이 청소년정책에 관심이 있는지도 의문이었다. 각 분야별 단체들이 총망라해 행사를 열었지만 기조강연이 끝나자 자료집만 챙겨 대거 자리를 비우는 모습이 속출했다. 주5일제 전면실시, 학교폭력의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토론회를 준비한 5개 기관 상근 실무자을 제외하고는 마지못해 참여한 표정이 역력했다. 행사에 참여한 한 청소년지도자는"제안된 내용이 이미 몇 년전에 나온 재탕삼탕 내용들이 많아 더 듣고 있을 필요를 못 느꼈다."며 자리를 떴다.  

청소년정책에 정부가 관심이 없다고 주장하는 청소년계. 그러나 청소년 지도자들 스스로 청소년정책의 주인될 의지와 노력을 병행하고 있는지 의문이 계속 맴돌았다.


#청소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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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와 대학원에서 모두 NGO정책을 전공했다. 문화일보 대학생 기자로 활동했고 시민의신문에서 기자 교육을 받았다. 이후 한겨레 전문필진과 보도통신사 뉴스와이어의 전문칼럼위원등으로 필력을 펼쳤다. 지금은 오마이뉴스와 시민사회신문, 인터넷저널을 비롯, 각종 온오프라인 언론매체에서 NGO와 청소년분야 기사 및 칼럼을 주로 써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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