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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가 만드는 팟캐스트 방송 <이슈 털어주는 남자(이털남)>는 최근 민간인 불법사찰 은폐사건을 연일 단독보도하고 있습니다. 오늘(29일) 이털남 방송(62회분)에서는 변호사 사무실에서 벌어진 아주 특별한 ‘은폐대책회의’의 육성녹음을 들려드립니다. 불법사찰의 증거인멸 사실을 또다시 감추기 위한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의 목소리입니다. 다음은 이털남 방송 원고입니다. [편집자말]
3월 29일 목요일에 보내드리는 '이털남'입니다.

장석명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이 어제 기자간담회를 했더군요. 류충렬 전 공직복무관리관을 통해 장진수 전 주무관에게 5000만 원을 건네고, 일자리를 알아봐준 인물로 지목된 바로 그 사람이요.

장석명 비서관이 기자들 앞에서 그랬답니다. 장진수 전 주무관이 일자리와 10억 원을 먼저 요구했다고요. 류충렬 전 관리관을 통해 이같이 전해 듣고 이재준 인사 담당 행정관에게 일자리를 주선해 달라고 부탁했다고요. 그러면서 덧붙였답니다. 장진수 전 주무관과는 만난 적도, 통화한 적도 없다고요.

근데 이상합니다. 장석명 비서관의 말을 곱씹을수록 납득이 가지 않습니다. 만난 적도, 통화한 적도 없는 사람인데 왜 일자리를 알아봐주라고 부탁했을까요? 장석명 비서관은 선의로 그랬다고 했는데, 일면식도 없는 사람에게 선의를 베푸나요?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성금을 기탁하는 거라면 모를까, 일자리까지 알아봐주나요?

또 하나. 장석명 비서관은 류충렬 전 관리관을 통해 장진수 전 주무관이 10억, 그 이상의 돈을 요구했다고 들었다고 했는데 이 점도 이상합니다. 장석명 비서관 말대로 장진수 전 주무관과 아무 상관이 없는 사람이라면 왜 그런 얘기를 전해들어야 하는 거죠? 도대체 무슨 사연이 있길래 공사가 다망한 공직기강비서관이 그런 얘기까지 들어야 하는 겁니까?

장석명 비서관은 장진수 전 주무관의 도덕성을 흠집내 그의 폭로의 신빙성을 떨어뜨리려고 하는 것 같은데 그건 착각입니다. 할려면 제대로 해야죠. 앞뒤가 맞지 않습니다. 오히려 장석명 비서관의 말이 더 큰 의혹을 낳습니다.

한 말씀 더 드리죠. 어제 검찰이 장진수 전 주무관의 집을 압수수색했습니다. 집에 있던 자료와 함께 그의 핸드폰까지 압수해갔는데요. 오늘 언론 보도를 보니 압수수색의 배경이 크게 두 가지라고 합니다. 하나는 더 이상의 폭로를 막기 위함이고, 다른 하나는 폭로의 배후를 캐기 위함이라고요.

압수수색의 배경을 캐는 개 목적이라면 굳이 수고를 할 필요가 없습니다. 저희가 알려드리죠. 장진수 전 주무관 폭로의 배후, 그 배후는 저희 '이털남'입니다. 핸드폰을 압수해 갔으니까 뒤져보십시오. 저희 '이털남' 제작진과의 통화기록이 수십 건, 아니 백 수십 건 나올 겁니다.

그리고 폭로도 막을 수 없을 겁니다. 저희 '이털남'이 오늘, 또 하나를 공개할 거니까요. 오늘도 '털기전 뉴스'를 생략하고 그동안 묻혔던 사실 하나를 바로 공개하겠습니다.

오늘 공개할 내용은 법무법인 '바른'과 관련된 것입니다. 법무법인 '바른'은 민간인 불법사찰과 증거인멸 사건 피고인 다수의 변호를 맡았던 곳인데요. 이 '바른' 소속 변호사와 장진수 전 주무관, 그리고 최종석 전 행정관 사이에 여러 차례 논의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논의에서 주목할 만한, 때론 경악할 만한 발언들이 수차례 등장합니다. 우선 첫 번째 대화부터 들어보시죠. 2010년 9월 29일, 장진수 전 주무관과 최종석 전 행정관 사이에 오간 대화입니다.

☞ 이털남 아이튠즈에서 듣기

피고인 7명의 변호 총괄한 법무법인 '바른'

 지난 2010년 총리실 산하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민간인 불법사찰' 사건 수사 당시 "청와대가 증거인멸을 지시했다"고 폭로한 장진수 전 지원관실 주무관이 26일 오전 <오마이뉴스> 팟캐스트 방송 '이슈 털어주는 남자'(이털남) 스튜디오에서 진행자인 김종배 시사평론가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지난 2010년 총리실 산하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민간인 불법사찰' 사건 수사 당시 "청와대가 증거인멸을 지시했다"고 폭로한 장진수 전 지원관실 주무관이 26일 오전 <오마이뉴스> 팟캐스트 방송 '이슈 털어주는 남자'(이털남) 스튜디오에서 진행자인 김종배 시사평론가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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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석: 강훈 변호사 얘기로는 오늘도 내한테 전화해서 그러더라고. 상식적으로, 경험적으로 봐도 진 과장보다, 장 과장이라 하더라. 니한테, 장 과장이 혐의가 더 무겁다 할 수가 없다 이거는. 기본적으로.

장진수: 진 과장님이 부인하고 부인 뒷받침하는 데가 바른인데 그게 저는 받아들여질 수가 없다는 게 상식상 그렇지만, 상식을 깨고 저는 법원이 그거 받으면 전 어떻하란 말입니까 그러니까 그 로펌, 규모나 보면 바른하고 우리 이OO 변호사하곤 게임도 안 되는데

최종석: 지금 대립구도가 아니고 진술 그것 때문에 서로 다른 변호사 하지만 실제 이00 변호사도 바른 걸 받아서 하잖아

장진수: 이 변호사님은 바른에서 안주면 본인 스스로 하려고 해요. 하면 참고해서 해주겠다고는 하시는데

최종석: 그건 이 변호사 본인의 양심상 최선 다하겠단 그거고. 사건 맡은 이상 누가 시킨대로 하겠다라기 보단 자기도 자기 나름의 최선 다하겠다, 그건 고마운 자세라 생각해요. 똑같은 이인규, 김충곤 사이에 그래갖고 가족들, 부인들끼리 얼굴을 안본데. 이인규 국장이 처음에 한OO 변호사 해서 이 국장 구속시키는데 진경락 과장이 했다 해서 진 과장까지. 그래서 이 국장하고 내하고  아무도 안 만나고 있잖아. 고향 선배고 하는데. 잘못하다가. 번질지 모르겠어. 그러니까 그게 그쪽 김OO 변호사라고 자기 친구 변호사 있던데

장진수: 어제 조현일 변호사던데?

최종석: 그거 말고 자기가 수사과정에서 자기가 못 믿어서 별도 선임했어. 돈도 친구인데도 불구하고 5천만 원 들고. 그 사람이 검찰 수사 단계서 쫓아다니면서 이쪽저쪽 듣고 혐의 낮춰주겠다 하며 말 옮기고 다니고. 그 얘기 들으니 진 과장도 이인규 국장 쪽에서도…바른이 맡고 있는 게 누구누구 해서 누구한테 떠넘기고 이런 게…[?] 바른에서 하고 있는 게 현실적으로 이인규 김충곤 원충연 그리고 진경락 장진수 전부 다라고. 그리고 그걸 갖다 강훈 변호사가 총괄지휘하고 보니까 조현일 변호사가 이인규 국장 쪽 커버 하더라고? 조직적으로 다 움직이는 거라. 강훈 변호사가 조율하고 있고 변호사들이 로펌 특성상 기록 같은 거 분석해서 보고하고 조직적으로 움직이다 보니 위에선 이 사건 말고도 다른 것도 많을 거 아냐. 그래갖고 내가 봐도 이 사건 전체 누구한테 누구 어떻게 하고 이런 상황은 절대 아닌 것 같아.

이 대화에서도 나오죠. 법무법인 '바른'은 사실상 피고인 7명의 변호를 총괄하고 있었습니다. 장진수 전 주무관의 변호인은 이아무개 변호사로 '바른' 소속이 아니었지만 그곳과 연결돼 있었습니다. 최종석 전 행정관이 말하지 않습니까? "이아무개 변호사도 바른에 걸 받아서 하잖아"라고요.

법무법인 '바른'은 변호만 총괄한 게 아닙니다. 변호사 비용까지도 법무법인 '바른'에서 관리했습니다. 녹취록에 나오는 최종석 전 행정관의 말에 따르면 그렇습니다. 들어보시죠.

'바른', 소송비용 통째로 받아 장 전 주무관 변호사에게 일부 떼줘

 민간인불법사찰 사건과 관련된 최종석 전 청와대 행정관이 29일 오전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고 있다. 최 전 행정관은 예정된 시간보다 30분 이른 9시 30분 청사에 도착해서 기자들의 질문에는 입을 꽉 다문채 한마디도 답변하지 않은 채 동행한 변호인이 "성실하게 조사에 임하겠다"는 입장을 대신 밝혔다.
 민간인불법사찰 사건과 관련된 최종석 전 청와대 행정관이 29일 오전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고 있다. 최 전 행정관은 예정된 시간보다 30분 이른 9시 30분 청사에 도착해서 기자들의 질문에는 입을 꽉 다문채 한마디도 답변하지 않은 채 동행한 변호인이 "성실하게 조사에 임하겠다"는 입장을 대신 밝혔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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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진수: 안 믿는데 법원이 그걸 할까봐. 법원은 증거만 갖고 해야 되는데 증거가 두 사람의 서로 다른 말만 있으면 어느 한 쪽 손만 들어줘야 되는데. 어느 한 쪽 손을 엉뚱하게 들어줄까봐. 걱정되죠. 바른에서 그게 뒤집어질까 봐. 그럼 결론에 남는 건 이래가지고는 어렵겠구나, 이런 생각이 드는 거죠. 그게 진 과장이 무죄가 되면 바른에서 더 이상 저를 보호해줄 이유는 없거든요. 심리 과정에서 법원에서 먹혀 들어갔구나 하면 바른은 저한테 더 이상 할 필요 없고. 앞뒤가 안 맞다는 게 제가 무죄가 나서 진 과장이 자동 무죄가 나오는 거 제가 죄 없어서 진 과장도 죄 없다는 건 맞는데 지금은 반대로 가니까. …어제 이후 제가 생각해봐도 어제 법정에서 전면 부인한다고 그러기 때문에 방향이 잘못됐다. 첨부터.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나름대로의 생각을 저도 하게 되더라고요. 오만가지 생각을 다 했는데.

최종석: 강훈 변호사하고 지금 비용문제도 있잖아 강훈 변호사 비용이나 여기에는 어떻게 돼 있냐면 다 들어가 있다고, 진수 씨까지. 근데 다만 이게 우리가 법률상 어떻게 되고 선임계 어떻게 내고 하는 건 소송 진행 과정 중 강훈 변호사 […] 근데 일단 강훈 쪽 우리 전체적으로 계약된 게 이 사건 전체고, 빠져 있는 건 김화기, 권중기 빠져 있다고. 강훈 쪽에선 [?] 이00 변호사한테도 별도로 수임료를 줄 건데 [...] 강훈 변호사 안에도 진수 씨 수임료가 들어가 있다고. 그니까 바른이 지금 진수 씨 저거라고 [...] 다만 법원에 정식 선임계 내고 그런 것 때문에 분리된 거지. 바른이 당사자라니까. 그러니까 조현일 변호사가 전화오지. 강훈 변호사도 오고, 그 사람들 빠꼼인데. 이렇게 완전히 나눠질 것 같은데 그럴 이유가 없지.

장진수: 제가 자꾸 전화하니까…

최종석: 내가 전화해보니 강훈 쪽은 강훈 첫 마디가 피식 웃으면서 내가 내 입으로 그 앉아있을 때 얘기 하지 않았냐고 하더라고.

장진수: 네. 대표님이 얘기 했는데 밑에 변호사님이 모르는 거 같더라고요.

최종석: 진수씨 그런 부분도 우리가 케어하겠습니다. 그분도 설명해주는 게 우리 일이고요. 설명하더라도 제가 조현일 변호사님한테 얘기를 하겠습니다. 이렇게 말하더라고. 그럼 그렇게 해주십쇼. 필요하면 저도 나가겠습니다. 다시 얘기하면 내가 내입으로 얘기하지 않았습니까. 하고 웃더라고. 그거 아니라고.

이 지점에서 이틀 전으로 돌아갈 필요가 있습니다. 저희가 화요일에 장진수 전 주무관의 소송비용도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관리했다고 밝히면서 최종석 전 행정관의 말을 함께 공개한 적이 있었죠? 최종석 전 행정관의 발언은 "당신이 알아서 하시겠대"라는 것이었고, 여기서의 '당신'은 '바른'의 강훈 변호사를 뜻하는 것이라고만 밝히고 말았는데요. 그 때 소상히 밝히지 못하고 넘어간 대목이 바로 이것입니다. 법무법인 '바른'이 소송비용을 통째로 받아 장진수 전 주무관의 변호사에게 일부를 떼어줬다는 것입니다.

설명은 이 정도로 하고, 다시 돌아가겠습니다. 이 대화를 듣다 보면 한 가지 특징이 발견됩니다. 최종석 전 행정관이 장진수 전 주무관을 끊임없이 안심시키려고 노력하는 것이죠. 왜 일까요? 장진수 전 주무관은 뭘 우려했고, 최종석 전 행정관은 뭘 다독이려 한 걸까요? 다음 대화 내용을 들어보시죠.

장 전 주무관, 증거인멸 사건 덤터기 쓰는 것 극히 우려

<3>

 지난 2010년 7월 24일 새벽 서초동 서울지검에서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민간인 불법사찰 사건으로 구속된 이인규 전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이 구치소로 향하고 있다.
 지난 2010년 7월 24일 새벽 서초동 서울지검에서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민간인 불법사찰 사건으로 구속된 이인규 전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이 구치소로 향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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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석: …(박OO 변호사와 통화)어제 장진수, 진경락 1차 공판 있었는데요. 지시 관계전면 부인하고 조현일 변호사가 주장해주셨는데 그러다보니 장진수 같은 경우 혼자서 뒤집어 쓸 게 되고. 장진수가 무죄가 됨으로서 진도 무죄되는 그런 구조로 진행되는 게 아니라. 지금 바른이 어떤 지시 관계도 인정안하면서 하면서 장진수를 피고인이자 증인으로 채택했다고 합니다. 장진수는 본인이 알아서 증거인멸 한게 되니까. …자기 불리해지는 거 아니냐, 우려합니다. 그런 부분에 대해 강훈 변호사와 상의하니 전혀 그럴 일 없다. 내가 밑에 조현일 변호사 시켜서 서로 정리하고 만나도록 하겠다, 하시더라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진수 생각은 본질적으로 진 과장이 지시 관계 완전 부인하면 진 과장은 빠져나가지만 본인은 불리한 처지에 있는 걸 우려하고 있어요. 이거 어떻게 대응해야 될까요? 예예…그게…그런 부분 다시 하는데 장진수씨가 옆에 있어요. 그런 부분을 한 번 더 장진수씨한테 설명해주시고. 지금 전화 돌릴게요. 박변호사.

장진수: 장진숩니다. 예. 그렇습니다. 예…법원에서 진 과장 손 들어주면 저만 뭐…무인도에 남는 거 아닙니까. 그건. 여보세요… 예…근데..검사들이 어떻게 추궁할지 변호사가 어떻게 추궁할지 모르겠고. 어쨌든 바른에서 평행선 달리는 과정에 진 과장 쪽 힘이 더 센 거 아닙니까. 평행선 달리는데 한 사람 힘이 달립니다. 제가 볼 때. 법원 손 들라니 못들 것 같습니다. 바른 같은 큰 데가. 그런 생각이 드니까. …그건 저하고 봤을 때는 그렇게 보고 이변호사하고 바른 볼 때 그렇게 얘기하는 거고 그 거는 그렇습니다. 그 말씀 이해는 하는데…납득하기 어렵습니다. 그렇게 주장해야 하는지. 일심이 유죄가 나오면… 알겠습니다. 많이 불안합니다. 저는. 누구도 그렇게 생각 안하더라고요. 내가 너무 가볍게 생각하고 있구나 하…예 알겠습니다.

최종석 전 행정관이 이영호 전 고용노사비서관의 변호인이었던 박아무개 변호사와 통화한 다음에 장진수 전 주무관에게 전화기를 넘겨 통화하도록 하는 내용인데요. 이 통화에서 분명히 드러납니다. 장진수 전 주무관은 자신이 증거인멸 사건의 덤터기를 쓰는 것을 극히 우려하면서 진경락 전 기획총괄과장의 변호를 맡은 '바른'이 어떻게 나올지에 촉각을 곤두세웁니다. 최종석 전 행정관은 이런 장진수 전 주무관을 달래는 것이고요. 대화 내용 계속 들어보시죠.

일자리까지 언급한 변호인... 왜?

<4>

장진수: 아니 뭐…평행선 간다 해서 나쁘게 작용하는 거 아니다, 그게 법리적으로 진 과장님께 유리한다고 해서 나한테 불리한 거 아니다, 법리적 증거가 법원에서 판단할 대 장진수 단독으로라고 생각안하니 진 과장 지시가 없다 하더라도 법리적 증거가 없어도 장진수 그렇게 판단 안할 거다. 바른에서 힘이 세서 진 과장 편 들어주는 건 말 안 된다. 저도 말 안 되지만, 변호인 능력 보면 더 센 거 아닌가 그런 차원에서 말한 거였고. 그래갖고 공무원 그만두더래도 그만두지 않으면 안에서 잘 되게 할 것이고 그만두더라도 뒤에 자리는 다 봐주도록 그렇게 하고 있다. 그 말씀하시네요.

최종석: 이 양반한고 박OO 변호사하고는 우리하고 이 사건을 계기로 특수관계가 돼 있어서 본인도 여느 변호인과 다르잖아 얘기하는 게. 나한테 그 얘길 하더라고. 진 과장을 여기 취직시키면 어쩌냐고 묻더라고 자리를 갖고 왔어 그래서 내가 저는 좋습니다만 진은 성이 안찰 거 같은데요. 그 정도 얘기 하는 사이니까. 박OO 변호사도 그렇고 강훈 변호사 연락처 알고 있죠?

이상하죠? 박아무개 변호사 하고 통화한 장진수 전 주무관도 그렇고, 최종석 전 행정관도 그렇고 박아무개 변호사가 장진수 전 주무관의 일자리를 언급했다고 하네요. 정말 이상하지 않습니까? 변호사라면 법정 대리인으로서 변호만 잘 하면 되는데 왜 장진수 전 주무관의 일자리까지 언급하는 걸까요? 게다가 형식적으로는 장진수 전 주무관의 변호인도 아닌 사람이….

그 연유는 알 길이 없습니다. 다만 한 가지, 최종석 전 행정관의 말이 의미심장하게 들립니다. 최종석 전 행정관이 말합니다. "박아무개 변호사하고 우리 하고 이 사건을 계기로 특수관계가 돼 있다"고요. '특수관계'라는 게 뭘까요? 이 점은 나중에 다시 알아보고요. 두 사람 사이의 대화에서 절대 놓쳐서는 안 될 또 한 대목을 마저 틀어드리겠습니다.

"민정2비서관 쪽에서 (검찰 구형) 많이 케어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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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석: 진수씨하고 나하고 전생에 무슨 인연이 있나보다

장진수: 저는 지금 꿈꾸는 것 같습니다. 저는 현실이, 현실이 아닌 것 같아요

최종석: 이런 일 겪을 줄 누가 알았겠어… 어디 가서 이런데 가서 고생하고 그런데도 불구하고 그거 못해주고 말이 되느냐

장진수: 근데 지금 검찰에서 구형하지 않습니까. 그건 여지가 구형 낮게 해줘야 하는 거 아닙니까? 그건 못합니까?

최종석: 그거 민정 쪽에서도 이야기하고 있는데 민정 2비서관 쪽에서 많이 케어를 하고 있어.

익숙한 얘기죠? 검찰을 통해 벌금형으로 구형하려 한다는 얘기. 저희가 틀어드린 녹취록에 여러 번 나오는 얘기인데요. 여기서 또 다시 나오는데요. 이전의 녹취록보다 훨씬 구체적입니다. 이전 녹취록에선 누가 구형량을 조율하는지 나오지 않았는데 여기선 분명히 나옵니다. "민정2비서관 쪽에서 많이 케어를 하고 있다"고요.

이번에는 2010년 10월 15일에 있었던 대화 내용을 들어보시죠. 법무법인 '바른'에서 열린 회의 내용입니다. 이 자리에는 '바른'의 강훈 변호사와 조현일 변호사, 그리고 장진수 전 주무관의 변호인이었던 이 아무개 변호사가 참석했었는데요. 우선 강훈 변호사와 조현일 변호사의 얘기부터 들어보시죠.

검찰이 피고 변호사에게 "진술 일치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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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훈: 대개 그거보다는 낮게 나오죠. 한 사람은 하여튼 위험하다고 봐야 되지 않겠어요? 진 과장하고 진수 씨하고 특히 검찰 측에서 많은 얘길해요. 진술이 좀 일치되는 게 좋지 않겠느냐? 제가 보기에는 그것은 현실적으로 일치가 되기 힘들다 일치한다는 얘기는 진 과장이 내가 다 시킨 거다 하던지 진수씨가 내가 혼자 알아서 한 거다 하던지 둘 중의 하나가 일치될 수밖에 없는데 그 자체가 현실적으로 힘들 것 같고. 그걸 갖고 충돌이 있다고 생각도 안 들어요. 그런 거자체가.

조현일: 이인규 국장 사건에서도 그런 일이 있었거든요. 자연스러운 거고. 부하직원이  상관 지시 없이 그런 중요한 걸 했겠느냐.

강훈 변호사의 얘기가 참 의외입니다. 검찰 측에서 진경락 전 과장과 장진수 전 주무관의 진술이 일치되는 게 좋겠다는 뜻을 전해왔다는 겁니다. 이게 있을 수 있는 일일까요? 원고인 검찰이 피고측 변호사에게 피고인들의 진술이 일치됐으면 좋겠다고 하는 게 상식에 부합하는 일일까요? 아무튼 대화는 이어집니다.

강훈 변호사 "사건을 축소하면 할수록 좋은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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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진수: 전 제가 얘기 안한 게 많습니다. 안한 게 너무 많은데 제 희망은 어쨌든 진 과장님이 구체적으로 다 지시했기 때문에 장진수는 좀 용서해 달라 말이 나오지 않으면 저는 제가 있는 데까진 얘기하고 전 그런 생각도 많이 들고 그건 아닌데…제가 보기에 너무 아니어서 그런 생각이 많이 듭니다.

강훈: 기소는 안 됐지만 이인규 국장이 증거인멸사건까지, 저 쪽에 얹혀서 생각하는 거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들고.

장진수: …

강훈: 나도 진 과장을 변호하고 있지만 진 과장이 나오면 그거 때문에, 소위 진과장도 지시받은 중간자로 당해서 그렇게 나오지 않을까

장진수: 제가 궁금한 게 그겁니다. 지시 관계를 부인한다면 어떻게 부인하는지 저한테 떠밀어 넘기는 건지. 다른 걸 생각하신건지. 제가 진 과장 의중…

이OO: 진 과장님이 상식적으로 지시하지 않았다 하면 혼자서 한 게 됐고 아니면 다른 부처나 다른 상관의 지시 받은 건데. 일단 본인은 그럽니다. 있는 그대로 보자면 일반적인, 직속상관으로서 일반적 지시나 해당 행위에 대해보고, 검토 확인이 진 과장이 한 걸로 얘기하고 있고 반면 걔중 특정한 지시는 다른 곳에서 받고 그런 상황이 되니까. 지시 안 받고 독자적, 주관적 판단 그건 아니니까. 그렇다면 상식적으로 진 과장님이 부인하지만 …아니면 뭐 진 과장님이 일반적 보고를 근거로 말씀하시면 누구 다른 지시 받았다고 얘기하지 않으면 안 되는 거 아니냐, 이런 겁니다.

강훈: 구체적 지시받은 부분에 대해서 장진수 씨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얘기하는 건 이의 없는데. 우리 공통적인 이해관계가 뭐냐면 사건을 축소하면 할수록 좋은 거야. 사건이 부풀려져서 우리한테 좋을 게 없어. 쉽게 말해서 이게 증거인멸이라 하는데 뭘, 인멸했냐는 건 아무도 모르잖아요. 검찰도 모르고. 그 입장에서는 국가기밀을 취급하는 것으로 돼 있기 때문에 무조건 지우는 게  맞다고 생각해서 지웠다-라고 추상적으로 밀고나가는 것이 좋지 어떠한 무슨 뭐를 했는데 뭘 지우려 했다 그런 걸 얘기할 필요가 없잖아요. 우리 입장에서는 진 과장 얘기로는 계속 그 얘길 하는 거예요. 소위 국가기밀을 지우라는 개념으로 한 번 더 강조한 거고. 그래서 뭐 지우는 걸로 하겠는데. 디가우저로 다시 한번 지워라 그런 구체적 말 한적 없다는 게 진 과장 유일한 변소내용이거든요. 그럼 판사가, 이쪽은 진과장 지시 받고 업체 찾아갔다는 거고, 판사가 진 과장 믿고 장진수 말 안 믿을 그게 없다는 거죠. 우리가, 판사가 그렇게 할 게 뻔해도  불구하고, 내가 시켜서 했다 얘길 안하느냐면, 진 과장 입장에서 내가 시켜서 이걸 했다고 한 순간에 실은 내가 혼자 판단한 것도 아니고 이렇게까지 같이 했다 해야 변명이 되는데…이제 새로운 사실 밝히는 게 싫어서 그러죠. 진행상황 보면 판사들이 그렇게 이해하고 심문해요. 그래서 이인규 국장이 그래서 걱정이에요.

이OO: 진 과장님도 지시를 부인함으로써…뭐 그렇게 하시더라도…

강훈: 진수씨가 디가우징 그 부분에 대해서 진 과장이 어떻게 지시해서 찾아가겠단 얘긴 해도 되고 하셔야 되는 거지. 그 부분을 할 수 있는 건 저흰 없어요. 진 과장이 그런 스탠스 취하는 것은 아까 말한대로 신문에 날 것을 안 만들면 안만들 수록 좋거든요. 신문에 날 것을 안만들 게 좋다고 판단한 거거든요. 신문에 못 봤겠지만 우리 변호인 신문에서는 그쪽이 나온 적은 한 번도 없어요. 검찰이 묻는 바람에, 이게 실제로 아무도 얘기도 없고 안했는데 들어보니까 촛불이 남아있습니다. 그 얘기 한 건데 그걸 불법사찰 사실 고발했다 이런 식으로 신문에 크게 났잖아요. 우리가 아무런 의미 없는 얘기해도 신문에선 

조현일: 괜히 기자들 그거 쓰러 나와 있었거든요.

강훈: 그래서 이인규 국장 얘기를 하지 말자는 얘기고. 진 과장이 장진수씨한테 혼자 했다 그런 얘기는 전혀 아니에요.

이 대목에서 귀를 의심케 하는 말이 튀어나옵니다. 강훈 변호사의 말인데요. 강훈 변호사는 장진수 전 주무관이 정히 진실을 털어놓고 싶다면 어쩔 수 없다면서도 이렇게 말합니다. 다시 읽어드리죠.

"우리 공통적인 이해관계가 뭐냐면, 사건을 축소하면 할수록 좋은 거야. 사건이 부풀려져서 우리한테 좋을 게 없어. 쉽게 말해서 이게 증거인멸이라 하는데, 뭘 인멸했냐는 건 아무도 모르잖아요. 검찰도 모르고. 그 입장에서는 국가기밀을 취급하는 것으로 돼 있기 때문에 무조건 지우는 게 맞다고 생각해서 지웠다라고 추상적으로 밀고나가는 것이 좋지, 어떠한 무슨 뭘 했는데 뭘 지우려 했다, 그런 걸 얘기할 필요가 없잖아요."

강훈 변호사의 이런 말을 어떻게 들어야 할지, 그 판단은 애청자 여러분께 맡기도록 하고, 저는 다른 점을 하나 환기하겠습니다. 국가기밀을 취급하는 것으로 돼 있기 때문에 지웠다라고 밀고나가자는 강훈 변호사의 말, 여러분, 익숙하지 않습니까? 이영호 전 고용노사비서관이 얼마 전 이른바 '호통 기자회견'을 하면서 했던 말과 거의 똑같습니다. 이영호 전 비서관은 그 때 그랬죠. 기록이 세상에 공개되면 큰 혼란이 올 것 같아 자신이 지우라고 지시했다고요.

충격적인 말은 이것만이 아닙니다. 이어서 강훈 변호사와 조현일 변호사가 말을 하는데요. 강훈 변호사의 입에서 또 다른 말이 튀어나옵니다. 들어보시죠.

강훈 변호사 "고만하라 해서 검찰이 수사 억지로 끝냈는데..."

<8>


강훈: 그니까 지금 아까 말한 대로 맨 마지막 거하고 전혀 걱정할 거 없다는거고. 지금 말한 대로 진 과장 입장에서는 그 구체적인 지시를 당신이 왜 내렸냐는 추궁 당할 때 둘 중 하나인데. 추궁을 받을 때. 내가 독자적으로 판단했다. 아니면 위에서 했다. 둘 중의 하나여야 애기를 위에서 하는 건요. 자체로만 보면 진 과장이 책임 넘기는 거지만. 우리가 보기엔 사건 자체가 사실 다시 커져요. 장진수씨도 그때 발언했지만 지금 검찰 수사가 다 해서 우리 검찰이 수사를 그만하겠다, 해서 끝난 게 아니잖아요. 수사를 억지로 고만 좀 해라, 해달라, 해가지고 억지로 끝낸 건데. 그래서 수사 검사들은 심통 나서, 심술부리고 있는데… 지금 새로운 진술해서. 이게 커졌다는 건. 이게 진짜 우리가 주장하는 것은 이런 거 하는 게 뭐가 잘못됐냐 하는 건데. 지금 밝혀진 것이 딱 두 가지거든요. 남경필 의원 입장에서는 남경필 의원 거는, 지금 무슨 의원 거  해도 되냐 갖고 버틸라 하고 이건 공무원들이 공기업 임원으로 잘못 착각을 한 겁니다. 해서 적당히. 두 개다 아닌 것 까지 이사람 저사람 얘기 나오고 커질까봐. 실제 진 과장한테도 너무 걱정하지 말라. 실제로 장진수씨는 지시받았다 하면 장진수 씨 무죄다. 진 과장 지시 받았다 하면 무죄다. 하는 거는 맞죠. 근데 위를 안 잡고 들어가도 우리가 여기서 똑같이 공범 아냐. 그럼 진 과장한태도 걱정하지 말라는 건. 판사들이건 분위기상. 여기서 아무것도 안 해도 계속 이인규한테 추궁을 하고 있다니까. 지금 현재 기소된 사람 중 기소된다면 이인규 국장이 다 것으로. 그렇게 이해를 하고 했기 때문에 진 과장 보고도 그렇게 알고 그렇게 판정난다고 얘길 하고 있는 거예요.


조현일: 그렇게 얘기하지 마시고. 진술이 그렇게 불일치되는 게 오히려 자연스럽거고. 그게 장진수 씨한테 다 미루기 위해서 하려고 하는 것도 아니고. 그럴 의미도 없고. 그건 전혀…대표님 말 반복되지만. 이게 새로운 팩트가 나오면 기자들은 왜 이인규 국장이 나오느냐 [소리가 엉킴] 소위 마이너, 인터넷 신문에 [?] 사실 기록이 나와있데 기록에 접근 못하니까 자기 뒤로는 접근 못하니까 한 줄 썼는데 [?]…관심도 없고 조용하게 흘러가야지 재판부도 부담되는데 자꾸 떠들면 재판부도 위축되기 때문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강훈: 오늘 아침 신문기사도 우리 입장에선 분명히 좀 안 좋은 거죠. 다 잊어먹었다가 또 써버리면. 그렇게 크게 써버리면 이강덕 조사를 왜 안 했느냐 소리가 당장 나와. 그건.

조현일: 고건 염려마시고 이렇게 생각하시면 돼요. 재판이라는 게 그런 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묻는 거다. 장진수는 진술하셨던 데로 답변 유지하시고 그럼 끝이지. 거기서 누구 말이 맞나 안 맞나 밝힐 것도 아니고 재판부에서 종합적으로 판단할 테니까.

장진수:  제가 말단 공무원으로서 이거 죄의 심판받아야 한다는 자체가. 그 자체만으로도.

강훈: 제일 좋은 것은 진수씨 기소 안 하는 게 제일 좋죠. 말단 공무원이니까. 실제로 그때 진 과장이 내가 시킨 거니까 진수씨 책임 묻지 말라해도 진수씨 기소라고. 왜냐면 검찰은 직접 간 사람까지 작정하고 기소했기 때문에 뭐 이 건은 증거인멸 건은 애시당초 하지 말라고 계속 인제 그거 뭐하러 하냔 말야. 그럼에도 불구하고 악착같이 한 거거든. 방법이 없었어요. 기소된 것은 어떻게 할 방법이 없지만. 그 상황에서 진수씨가 책임을 독자적으로 진다거나 실형 먹는 그런 걱정은 할 필요 없지.

조현일: 도와드리고 싶은데 구조적으로... 그리고 서로 이해하실 거예요. 진 과장은 진 과장대로 장진수씨 이해하실 거고 장진수씨는 법정에서만 그렇게 이뤄진다 생각하시고.

강훈: 신문기사 났는데 전화도 없네…

강훈 변호사가 분명히 말합니다. "우리 검찰이 수사를 그만 하겠다 해서 끝난 게 아니잖아요. 수사를 억지로 고만 좀 해라, 해달라 해가지고 억지로 끝낸 건데"라고요. 강훈 변호사는 어떤 근거로 검찰 수사가 억지로 끝난 것이라고 단언하는 걸까요? 그 사실을 어떻게 안 걸까요?

그리고 또 하나. "이건 공무원들이 공기업 임원으로 잘못 착각을 한 겁니다"라고 적당히 넘어갔다고 말했는데요. 이 말 또한 이영호 전 비서관의 '호통 기자회견' 내용과 일치합니다. 이영호 전 비서관도 그랬죠. 김종익씨 사찰은 그를 공기업 임원으로 착각해 실수한 것이라고요.

강훈 변호사의 말은 계속 되는데요. 이번엔 재판부와 관련된 언급을 합니다. 들어보시죠.

판사 둘의 생각이 다른 걸 알아낸 변호사... 어떻게?

<9>

 지난 2010년 7월 24일 새벽 서초동 서울지검에서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민간인 불법사찰 사건으로 구속된 김충곤 점검1팀장이 구치소로 향하고 있다.
 지난 2010년 7월 24일 새벽 서초동 서울지검에서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민간인 불법사찰 사건으로 구속된 김충곤 점검1팀장이 구치소로 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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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훈: [...] 누군 해주고 누군 안 해주고 이렇겐 안 해요. 내가 실제로 판사들한테도 이거 이런 게 뭐가 잘못이냔 말이냐 이런 거. 실제로 판사들 생각도 둘이 다르더라고. 그게 어케 보면 김종익 혼자서 지금 나타난 건 김종익이 만든 블로그에 자막 깐 것뿐이다 한 거잖아요. 그게 그렇게 나와서 그렇지. 그 전까지 알 수 없으니. 블로그 올리는 놈들이 조직적으로 하면 한지 안하는지 우선 살펴볼 조직이 어딨어요 당연히 있어요. 난 그렇게 주장하는데 그런 조직이 왜 필요하냐는 사람이 있더라고.

강훈 변호사는 판사 둘의 생각이 다른 걸 어떻게 알았을까요? 판사 둘을 만나 그들의 의중을 떠보기라도 한 것일까요? 어찌된 일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 사실, 저희가 그제 틀어드렸던 녹취록에 나오는 내용, 즉 최종석 전 행정관이 장진수 전 주무관에게 2심 재판부의 주심 판사와 배석 판사의 의견이 갈리더라고 한 말과 궤가 같습니다.

법무법인 '바른'의 강훈 변호사와 조현일 변호사는 이처럼 장진수 전 주무관을 설득합니다. 장진수 전 주무관이 증거인멸의 진실을 털어놓으면 곤란하다는 취지로 계속 얘기를 합니다. 하지만 장진수 전 주무관은 굴하지 않고 진실을 털어놓는 게 낫지 않느냐고 말합니다. 이어서 들어보시죠.

조현일 변호사 "진실 말하면 다 날아간다"

<10>

장진수: 예. [?] 말이 안 되는 거고. 진 과장을 위해서도 사실이 나오는 게 안 낫겠습니까?…사건이 커지면 커지는 거지만…

이OO: 진 과장님 입장에서도 인제 독자적으로 한 건 아니다가 추가로 진행되는 게 낫지 않느냐?

조현일: 그건 무조건 안 되지. 제가 봐도 무조건 다 날아갑니다. 그렇게 되면. 단체가 조직이 되면. 지금은 둘만 기소가 돼서 이게 이뤄졌다 결과적…이렇게 할 수밖에. 증거법상. 자꾸 더 나오죠? 그럼 조직화되고 단체로 했음 그럼 특검 가는 거고. 그럼 여러 군데 여러분 받은 몇 배를 더 받아서 그때 되면 다 망가질 수밖에 없어요. 조직적으로 움직였는데. 소위 말해 길거리에서 둘이 싸우는 거랑 뒤에 범죄단체가 있다 둘이 보내서 싸운거다랑 다른 거고. 이건 장진수씨와 다른 생각을 갖고 드리는 말씀이 아니고. 지금 죽어있는 거거든요? 사건이 사실은, 이건 그냥 재판만 루틴하게 지나가버리면 선고되면 죽을 사건인데, 새로운 팩트가 나오면 죽은 놈 살아나는. 그 판단은 제가 볼 때 정확한 판단 아닌 거고.

장진수: 근데 제가 그 조직원이었으면 이해하는데 전 조직원이 아닙니다. 낄 위치도 아니고 조직원도 아닌데 다만 부탁이 있고 믿어주셔서 그랬는데 저는 믿는지 안 믿는지 그것도 모르겠고. 저도 내 스스로 조직원이라 생각하고 조직을 보호하려 해도 그게 편치 않네요. 내 맘이 잘 안되더라고. 그런 부분이 있습니다. 말씀 하시는 거, 들었으니까.

강훈: 지금 결론은 사실관계와 상관없이 작전이, 언로를 방해하는 과정에 있고 가능한 많은 사람을 뽑아내는 계획을 짜 하는 거 아냐. 처음에 우리 같은 생각이었던. 이건 자체를 아무것도 아닌 일로 전체적으로 축소하는 게 좋은 방법이란 생각이 있고. 당장 전화해서 신문에 그거 왜 나왔냐, 질질 끕니까, 얘기가 나오던데, 그건 뭐… 진경락 과장은 과장대로 얼마나 불안하고 자기는 자기에 대한 증거는 장진수씨 진술이라는 게 명확한데. 거기에 변명을 해야 되는데 제일 좋은 변명은 자길 변론 미루는 건데 그럴 수 없으니 얼마나 불안하겠어. 소위 말해서 [?] 해프닝 정도로, 변명이 되는데, 정권이 조직화 돼 버리면 뭐가 돼서 증거 인멸했냐는 것이…

조현일: 장진수씨가 빠져나갈 수 있는 것도 아니에요. 어차피 결론은 마찬가지에요.

이OO: 전 그렇게 말씀드렸고.

조현일 변호사는 장진수 전 주무관이 진실을 말하면 "다 날아갑니다"라고 설득합니다. 그럼 조직 문제가 돼 특검까지 간다고 설득합니다. 강훈 변호사는 더 직설적으로 "이 건 자체를 아무 것도 아닌 일로 전체적으로 축소하는 게 좋은 방법"이라고 말합니다. 어떻게 들어야 할까요? 변호사들의 이런 주장을 법률적 상담, 변호 전략이라고 봐야 할까요? 정말 이렇게 이해해야 할까요?

이에 대해 장진수 전 주무관은 또 다시 사실을 얘기해야 한다고 하고, 강훈 변호사는 대통령을 언급합니다.

강훈 "난 진짜 맨 위 대통령이 지시하고 있다 이런 식으로 해서..."

 청와대 전경
 청와대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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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장진수: 달라질 건 없겠네요. 제 입장은 그렇습니다. 정말 누구의 변호인인지를 떠나서 변호사님들이니까, 죄가 없는 사람이 있는데 죄가 없는 걸 얘기 못하는 그런 상황으로 몰리는 것 같아요. 니가 했기 때문에 그것이 죄라면 그것은 받겠습니다. 제가 제 손으로 했기 때문에 받되 그 나머지 부분은 사실을 얘기해야지 제가 직접 한 거 외에 제 머리로 한 건 아니거든요. 전 손을 움직인 것밖에 없어요. 아무것도 몰랐거든요. 나중에, 지금 다 알게 됐는데… 이런 상황에서 내 손 움직인 것에 대해서 손을 움직였습니다. 여러분들의 생각처럼 대충 지시는 받았을 겁니다. 이것만 말하기엔 전… 깝깝하고, 제 형량에 도움이 되든 안 되든 떠나서라도 그건 아닌 것 같습니다. 제가 한 인간이 제… 말씀 잘 못 드리겠는데 정말 억울한 심정이 있습니다. 그걸 갖다놓고 얘기 못하게 되고 그런 상황 되니까.

강훈: 누가 진수씨 맡을지 진 과장 맡을지 것은 우연에 의한 거라 둘 중 한 사람 한 건데 내가 첨에 진수씨 변호인이라 해도 사실 관계가 터트릴 것을 권유할까에 대해선… 편하게 생각합시다. 이건은 지금 구속 안 된 사람 입장에선 이…신분 상 불이익은 있지만 나머지건 상관있는 거라 생각이 안 들어요. 우리 법정에서 어떻게 진술 하더라도 밑에 있는 사람을 판사들이 책임져라 이건 있지 않다고

조현일: 장진수씨 버리고 다 가버릴 일은 없습니다. (웃음)

강훈: 그렇지 않으면 난 진짜 맨 위 대통령이 지시하고 있다 이런 식으로 해서 사건 부풀려져서 굉장히 큰 사건 그 밑에 대포폰이라 얘기 한다고 해서, 지금 요만큼의 차이가 있냐

자, 이번엔 마지막 녹취록을 들어보시죠. 2010년 12월 20일, 법무법인 '바른'에서 강훈 변호사와 장진수 전 주무관이 나눈 대화내용입니다.

직장 알선에 사면복권까지 언급한 변호사

<12>

강훈:  이번에 그 변호사들…내가 좀 관여를 했거든요? 근데 이인규 국장하고 그쪽에다는 새로운 사람들 [?] 그리고 진수 씨한테는 지난번 이 변호사가 맡아서 [?] 했기 때문에 전혀 얘길 안 듣고 내가 하는 얘기는 [...] 다르지. 우리 말고 다른 사람하고. (음...)

장진수: 그 부분은 뭐… 많습니다. 많고. [???]

강훈: 공개가 되는 건데 [?]

장진수: 선임된 다음에 말씀드리겠습니다. 내일 되니까 내일 말씀드리고. 이 변호사님도 저한테 의견은 있는데

강훈: 어차피 진수씨가 결정하는 건 아닌데 [?] 받아냈고 우리는 장진수씨 입장에는 진경락 과장하고 떨어져 가는 게 아니고 진경락 과장이 [?] 나가면 장진수씨도 늘려나가니까… 장진수씨 입장에서 [?] 좋은 건, 난 시킨 대로 한 쫄짜다. 여기다가 돈을 [?] 그리고 그 두 가지 점 때문에 이 변호사가 1심은 성공을 했고 한다, 그러면 인제 율촌[?] 이니, 김앤장이니 내일 결정하실테니까. 해보십시오. 연락이 와요. 최종석씨 통해서. 이 사람들도 나름대로 다 생각을 하고 고민을 이 사건에 대해서 하고 있어요. 왜 안 하겠어요. 그리고 전해지는 얘기가, 자기들이 할 수 있는 것이라곤 사면복권하고, 무슨 뭐 직장을 알선해주거나 여기 [?] 다른 점을 할 수 있는 게 저희가 할 수 있는 일인데, 지금 단계에서 해줄 수 있는 것은 없다. 그것도 맞는 얘기죠. 지금 단계에서.

장진수: 예. 사면복권이 그게. 사면복권이 되면 됩니다. 되는데, 사면복권이 현 정부에서 될는지 참 의심이…

강훈: [..] 할 것 같은데, 그런 부분이 됐다 그러면 이걸 안 해주고 다음 정권에서 불만을 가진 당사자들이 사실관계 이렇다고 또 얘기가 나올 거 아냐. 그때 부담스러운 …차라리 지금 사면복권으로 비난받고 마는 게 낫지, 내 생각은 그래요

장진수: 그런 사면복권 말 되어도 그런 약속 안 명확히 해주면 뭐…

강훈: 지금 판단해보면 그 사람들이 어떤 부담을 안고 있냐. 그 부담은 재판이 끝나고 안 끝나고 상관이 없거든요. 마찬가지로 지금 [?]. 그 사람들 나름대로 할 수 있는 사면복권이든지 직장알선이든지 이런 것들은 제 생각에는 별로 OO이라고 생각을 하고 할 겁니다. 그런데 [...] 그걸 지금 당장 해놔라 지금 당장 전면약속해라 그건 할 방법이 없는 것이고. 진경락도 나 변호사 선임하고 맨 처음부터 자꾸 중구난방으로 가니까 나보고 전체적으로 변호사 조율해봐라 하는데, 그 조율해봐라 얘기만 하고 아무것도 지원은 안하니까 나도. 1심 때는 딴 있어서. 지원하는 방법도 없었고 지금도. 구체적으로 지원할 게 아니니까. 다 끝나고 나면 법원에다 사건을 축소해가지고 이런 얘기 할 수 있는데 나를 믿고 하는 수밖에 없는 거지. 실제로 그래서 우리 지금 세종이나 태평양 선임한 변호사들도 돈은 내가 알아서 해가지고 재판 끝날 때 주겠다 했는데(웃음) 나는 뭐 그렇게 얘기했으니 줄 수밖에 없고 . 나도 뭐 돈이라 돈이라면 뭐 [?] 주겠지 하고 믿고 있는 수밖에 더 있겠나. 아, 그런 거죠. 청와대에서 들어와서 죄과가 있는 건데. [웅얼웅얼] 나한테 뭐가 와야 나도 그 때 된 거지. 말만 있는 거지 아직은.

장진수: 아 그러시구나. 아이구, 어려우시네요.

강훈: 당사자들 입장에선 얘기 다 됐다 됐으니 난 해주기로 했으니 까 내 약속은 했으니 그건 해결이 된 거 같은데

장진수: 변호사 문제 [?] 제가 오늘, 내일까지 됩니다.

강훈: 그래서 오늘 어떤 사람은 우리가 아는 사람은 많습니다, 해도 그것도 판단 정해지면 알려만 주면 되고 그건 내가 선임을 해줄 수 없는데 이 변호사가 [고문?]을 했으면 좋겠다. 그 의견 있으면 내가 알아봐주고 [...] 출신이나 지방 출신이나 데려갔다가 [...] 어차피 이 변호사 해도 이 변호사한테 비용은 내가 줘야 되는 거고 그거 이 변호사가 있음 내일까지 알려주시면, 다행히 이 건은 다음 [..]소가 [?] 조금 시간이 있어서 조금은 여유가 있거든요. 내일까지만 해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이 대화에서 강훈 변호사는 세 가지 얘기를 합니다. 첫째, 직장 알선 얘기를 하고 둘째, 사면 복권 얘기를 하고 셋째, 소송 비용 얘기를 합니다.

여전히 의문입니다. 왜 변호사가, 그것도 법정 대리인도 아닌 강훈 변호사가 직장 알선 얘기를 합니까? 사면 복권 얘기는 '해 준다'가 아니라 '해줄지도 모른다'는 전망이니까 그렇다 치고…. 셋째 얘기, 즉 소송비용 얘기를 다시 꺼냅니다. 자신이 총괄하고 있다는 취지로요. 이것도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앞서 들었던 녹취록과 이 부분을 취합하면 민간인 불법사찰과 증거인멸 사건 피고인 7명에 대한 소송비용을 강훈 변호사가 모처로부터 통째로 받아 나눠준 것처럼 돼 있는데요. 결국 아직도 풀리지 않는 의문, 즉 소송비용을 누가 댔는지, 저희가 이미 틀어드린 이전 녹취록의 내용처럼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소송비용까지 관리했는지, 이 의문의 열쇠를 강훈 변호사가 쥐고 있다고 추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도를 넘은 훈수...변호사가 진실 은폐에 가담?

지금까지 세 건의 녹취록을 여러분께 들려드렸는데요. 짚어야 하는 포인트는 크게 세 가지입니다.

법무법인 '바른'의 강훈 변호사, 그리고 조현일 변호사가 진실을 털어놓으려는 장진수 전 주무관을 달래면서 법정에서의 진술을 축소시키려 한 것이 어떤 성격을 갖느냐는 점이 첫 번째 포인트입니다. 법정 대리인으로서 의뢰인의 이익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상식을 떠올리더라도 이 같은 훈수는 도를 넘은 것입니다. 오히려 변호사가 진실 은폐에 가담했다고 볼 여지가 다분합니다.

검찰 수사가 어떻게 끝났고, 재판부 내의 의견이 어떻게 갈리는지를 파악하고 있었던 점은 두 번째 포인트입니다. 강훈 변호사는 그걸 알만한 위치에 있지 않았습니다. 그가 이명박 정부의 초대 민정수석실 법무비서관을 지냈다고는 하지만 문제의 발언을 할 때는 민간 변호사였을 뿐입니다. 그런데 어떻게 그 같은 사실을 알고 있었을까요? 어떻게 그같이 얘기할 수 있었을까요?

세 번째 포인트는 소송비용입니다. 녹취록에서 확인했듯이 강훈 변호사는 일종의 '허브'였습니다. 피고인들의 변호인은 제각각이었지만 이들에 대한 소송비용을 모처에서 일괄적으로 받아 각각의 변호인에게 나눠준 것으로 돼 있습니다. 이 또한 변호사 선임계를 쓰고 수임료를 지급하는 일반적 관행과는 전혀 다른 행태입니다.

법무법인 '바른' 진실 밝혀야

밝혀야 할 것입니다. 강훈 변호사와 법무법인 '바른'은 제가 지금 제기한 세 가지 포인트에 대한 입장, 그리고 진실을 분명히 밝혀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강훈 변호사의 반론을 듣기 위해 연락을 취했지만 강훈 변호사가 재판에 들어가 연락이 되지 않았습니다. 강훈 변호사의 반론이 들어오는 대로 오마이뉴스 해당 기사의 반영하도록 하겠습니다.

이만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이털남 김종배'였습니다.

(☞ 바로가기: 아이튠즈에서 이털남 듣기)


#민간사찰은폐#이털남#청와대#장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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