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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 음악회 참석한 시민들 시대를 노래하다, 악악악에서 류금신 민중가수가 노래하고 있다.
▲ 거리 음악회 참석한 시민들 시대를 노래하다, 악악악에서 류금신 민중가수가 노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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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 오후 7시 서울 정동 대한문 앞에서는 '시대를 노래하다 : 악악악(樂樂樂)'이라는 거리 음악회가 열렸다. '시대를 노래하다 : 악악악'은 매주 일요일 음악 노동자들의 재능기부를 통해 준비된다.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와 연대하는 시민들이 지친 몸과 마음을 쉬고 새롭게 한 주를 시작하길 바라는 음악 노동자들이 연대의 마음으로 마련하는 자리다.

김성진 쌍용차 정비지회 사무장 김성진 쌍용차 정비지회 사무장이 여는 발언을 하고 있다.
▲ 김성진 쌍용차 정비지회 사무장 김성진 쌍용차 정비지회 사무장이 여는 발언을 하고 있다.
ⓒ 이명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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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는 말을 한 김성진 쌍용차 정비지회 사무장은 "요즘 시청 앞에서 관주도의 호국 행사가 벌어지고 있다"며 "호국 행사 자체에 대해 개인적인 논평은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어 "호국 행사를 진행하는 동안 유난히 자주 분향소 앞에 와서 좌파니 빨갱이니 하며 트집을 잡고 가는 시민들이 있었다"며 "쌍용차 해고노동자들은 좌파여서 대한문에 나와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좌도 우도 아니다, 함께 살자고 외치다 회사의 회계조작으로 억울하게 해고된 해고노동자들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노동자 해고의 문제를 이념의 문제로 왜곡시키지 말라"며 "정리해고 문제는 쌍용차만의 문제가 아니라 이땅 모든 해고 노동자의 문제다, 문제 자체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호소했다.

곽수환(기타),  류금신 가수 신현정(건반) 곽수환의 가티 연주    신현정이 건반 연주에 맞춰 류금신이 노래하고 있다.
▲ 곽수환(기타), 류금신 가수 신현정(건반) 곽수환의 가티 연주 신현정이 건반 연주에 맞춰 류금신이 노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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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 거리 음악회에는 민중가수 류금신과 곽수환(기타), 신현정(건반)이 무대에 올랐다. 가사 하나하나를 곱씹어보면서 자신의 내면과 만날 수 있는 음악회를 통해 노래가 지닌 치유와 에너지 등, 문화가 지닌 무한한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다.

민중가요계 스타 류금신은 차별받고 소외된 장애인, 고령의 비정규직 노동자, 해고노동자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꿈과 희망·연대를 확인시켜 준 무대를 선보였다. 류금신이 대중음악계에 발을 들이며 출간한 새 음반 <희망>의 신곡들은 생각할 수 있는 가사를 부드럽고 서정적이며 대중성을 띈 서정적인 곡에 담았다.

조성웅 시에 우창수가 곡을 붙인 <환하게>는 청소노동자를 보며 쓴 시다. <환하게>는 고령화 사회에 어떻게 나이 듦을 받아들이면서 노년을 준비해야 하나를 생각하게 만드는 노래다.

<환하게> (류금신 노래·조성웅 시·우창수 곡)

환하게 환하게 환하게 나이 육십의 늙은 노동자가 웃는다
환하게 환하게 환하게 생에 처음 같은 웃음으로

머리띠를 받아 든 흰머리에 진짜 노동자가 있어요
돌아간 머리띠를 서로 고쳐 매며 환하게 웃고 있네요

어깨 툭 치며 함께 어깨를 걸고 어색한 팔뚝질 불끈 쥔 손
다시 청춘의 피 끓는 노동자가 환하게 웃고 있네요.

환하게 환하게 환하게 나이 육십의 늙은 노동자가 웃는다
환하게 환하게 환하게 생에 처음 같은 웃음으로~~

류금신 부드럽고 서정적인 노래를 들려 준 류금신
▲ 류금신 부드럽고 서정적인 노래를 들려 준 류금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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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풍날>은 지체 장애아가  어린 시절 손꼽아 기다리던 소풍날,  친구들과 함께 소풍가지 못하고 어머니 등에 업혀 돌아오던 아픈 기억을 소재로 김정환이 노랫말을 쓰고 백자가 곡을 붙였다. 실제 주인공은 장애인차별철폐연대 활동가로 열심히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차별을 없애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소풍날>(류금신 노래·김종환 작사·백자 곡)

아주 어렸을 적 학교에서 소풍 가던 날
그날은 유난히 하늘이 푸르고 봄바람은 참 싱그러웠지.
김밥에 사이다 한 병 목발에 기댄 몸뚱이도 마냥 가벼웠다네.

운동장에 모인 반가운 친구들 왁자지껄 흥분된 재잘거림들
부모님을 모시고 오라는 선생님의 말씀  무슨 의미인지도 그땐 몰랐어.

친구들 모두 떠난 휑한 운동장  어머니 등에 업혀 눈물 쏟았네.
유난히 푸르던 하늘이 시커멓게 보이고 터벅터벅 힘겹게 걸으시는 어머니 등을
 마구 때렸네. 아프게 때렸네.  피멍이 들도록 발버둥 쳤다네.

어머니 가슴에도 눈물이 눈물이 솟아나고 백 원짜리 노을 빵에 눈물을 훔치고
어머니 등에 업혀 집으로 돌아오는 소풍날  내 어릴 적 그날 음~음~ 소풍날

고동민. 문기주. 김성진 쌍차 동지가  사회자의 전격 호출로 나와 '투쟁가'를 부르고 있다.
▲ 고동민. 문기주. 김성진 쌍차 동지가 사회자의 전격 호출로 나와 '투쟁가'를 부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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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하게> <소풍날> 외에 <꽃다지>, <누가 나에게 이 길을 가라하지 않았네> 등 귀에 익은 민중가요로 1시간 반 가량 청중들을 사로잡은 류금신은 쌍용차 해고노동자들이 공장으로 돌아갈 때까지 함께 연대하겠다고 밝혔다. 거리를 지나가다 귀를 기울인 시민들과 참석자들은 소란스러운 거리 한폭판인데 노래에만  몰입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문기주 지회장, 고동민, 김성진 사무장이 깜짝 출연해 <투쟁가>를 부르자 시민들은 환호성과  박수로 답했다. 7월 1일 '시대를 노래하다 : '악악악(樂樂樂)'의 출연 팀은 노래패 꽃다지다.

민중가수 류금신은...
노래를 통해 노동운동에 함께 하는  노동자 노래단(노노단) 출신 민중가수로 노동가요를 처음 탄생시켰다. 

안양문화운동연합과 함께 1집 '총파업가' 앨범을 냈고 파업현장과 집회 등 현장 투쟁에 참여하면서 노래가 지닌 힘으로 노동자들을 하나로 모아내고 있다

노동운동의 도구로 집회와 투쟁 현장에서 주로 불려지던 노동가요가 이제는 대중성과 전문성을 갖춰 민중의 보편적인 관심을 갖도록 대중에게 폭을 넓혀가고 있다.

노노단은  첫음반 '총파업가'를 시작으로 2집 전노협진군가  3집 '노동자행진곡' 4집 '민중연대 전선으로'를 냈다. 류금신은 노노단으로  노동가요의 맨 앞에서 활동했다.

현재는 힘없고 소외된 약가들이 차별받지 않는 세상을 위해 비정규직, 장애인, 여성노동자, 고령자 등에 관심의 폭을 넓혀 활동하고 있다.

첫 개인음반 <희망>으로 대중음악계에 발을 들이며 민중음악의 대중적인 확장을 시도하고 있다.

덧붙이는 글 | 서울의 소리와 쌍용차범대위 소식지에도 싣습니다. 오마이뉴스는 본인이 직접 작성한 글에 한 해 중복 게제를 허용합니다.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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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잘살면 무슨 재민교’ 비정규직 없고 차별없는 세상을 꿈꾸는 장애인 노동자입니다. <인생학교> 를 통해 전환기 인생에 희망을. 꽃피우고 싶습니다. 옮긴 책<오프의 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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