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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1>

지난 2월 10일 <오마이뉴스> '사는 이야기'면에 '6년 만에 다시 만난 키피어'라는 글을 올렸다. 일명 '티벳버섯'이라고도 하는 특수 '배양물'에 관한 글이었다. 티벳버섯으로 불리기는 하지만 버섯은 아니고, 박테리아와 효모가 결합한 배양물인데, 정확한 이름은 키피어(Kefir)이다. 터키 말로 '건강의 자신감'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유산균들의 집합체인 이 배양물이 '티벳버섯'으로 불리는 것은, 인도의 한 대학병원에서 근무하던 중 간암에 걸린 폴란드 출신 교수가 신변을 정리할 때 티벳불교의 스님으로부터 이 배양물을 받아 복용을 시작한 후 5년 만에 간암이 완치된 데서 연유한다. 

키피어 거르기 24시간 분열 증식으로 적당히 발효된 키피어를 플라스틱 조리에 붓고 나무젓가락을 이용하여 대접에다 거르는  장면. 매일 밤 10시쯤 이 일을 하는 아내의 손의 한결 예쁘다.
▲ 키피어 거르기 24시간 분열 증식으로 적당히 발효된 키피어를 플라스틱 조리에 붓고 나무젓가락을 이용하여 대접에다 거르는 장면. 매일 밤 10시쯤 이 일을 하는 아내의 손의 한결 예쁘다.
ⓒ 지요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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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교수는 귀국할 때 신기한 배양물을 가지고 갔고, 폴란드가 가톨릭국가인 관계로 가톨릭교회 수도원과 성당들을 통해 차츰 전 세계로 퍼져나가면서 티벳버섯으로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북미에서는 '사랑의 버섯'으로 불린다고 한다.

이 배양물 키피어의 원산지는 러시아의 코카서스 지방이다. 코카서스산맥의 한 회교종적이 1000년 동안 '비밀'을 유지해왔다고 한다. 1900년 초 러시아의 의사협회가 배양물의 존재를 알고 바깥세상으로 유출시키기 위해 미인계까지 동원했다고 한다.

러시아 의사협회는 이레나라는 미모의 여성을 회교종족의 왕자와 사귀도록 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배양물을 손에 넣는 것은 끝내 실패했다. 결국 이레나는 빈손으로 돌아오게 되었는데, 이레나의 미모를 잊지 못하는 왕자가 뒤쫓아와서 이레나를 납치한다.

이 납치사건에 러시아 정부가 개입을 하게 되고, 체포된 회교종족 왕자는 러시아 법정에 서게 되었는데, 결국 키피어를 유출시키는 조건으로 풀려나게 된다. 러시아 의사협회는 즉시 배양물의 성분 분석에 들어가 유산균(Lacto bacili) 16종류, 연쇄상구균(Streptococci) 8종류, 효모 7종류, 초산균(Acetobacter) 2종류 등을 추출했다.                
    
그 후 일본의 한 대학병원에서는 키피어 유산균 중 Kefiran 생쥐실험을 한 결과 종양이 줄어드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1973년 소련 정부는 오랜 동안 키피어가 국민 건강에 크게 이바지한 사실을 확인하고, 호호백발 할머니가 된 이레나에게 훈장을 수여했다고 한다.

키피어 씻기 발효된 우유를 거르고 난 유산군 덩어리들(박테리아와 효모가 결합한 배양물)을 흐르는 물로 깨끗이 씻은 다음 다시 용기에 담고 새 우유를 부어준다.
▲ 키피어 씻기 발효된 우유를 거르고 난 유산군 덩어리들(박테리아와 효모가 결합한 배양물)을 흐르는 물로 깨끗이 씻은 다음 다시 용기에 담고 새 우유를 부어준다.
ⓒ 지요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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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 기술한 얘기들은 내가 2004년 3월 5일 <오마이뉴스> '사는 이야기' 면에 올린 <티베트 버섯을 아십니까?>라는 글과 또 같은 해 4월 24일에 올린 <티베트 버섯 분양을 마치고>라는 글에 좀 더 자세히 소개되어 있다. 

내가 2004년 3월과 4월 키피어 관련 글 두 개를 올린 후 7년 만인 지난 2월 10일 <6년 만에 다시 만난 '키피어'>라는 글을 올린 사연은 그 글에 자세히 소개되어 있으므로 재탕하지 않겠다.

생활 산문 '6년 만에 다시 만난 키피어'를 올린 후 또 많은 이들로부터 분양 요청을 받았다. 자그마치 20명이 넘는다. 나는 그분들께 일일이 키피어를 택배로 분양을 해드렸다. 두세 달 동안 수고를 했는데, 다 예상하고 각오한 일이었다.  

<2>

지난 4월 16일 KBS 1 TV의 <아침마당>에 출연했다. 건강 관련 프로에 출연해서 '키피어'와 '발효현미버섯'을 소개했다. 두 가지 물질의 배양법, 복용방법, 효능 등에 대해 비교적 자세히 소개를 할 수 있었다.

<아침마당> 제작팀으로부터 처음 출연 요청을 받았을 때는 무척 당혹스러웠다. 건강관련 프로에 나와 달라니, 너무 뜻밖이었다. 내가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준 스타급 작가는 아니지만, 그래도 한국 문단에서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중견작가인데, 내 문학과 삶을 소개하는 프로에 나와 달라는 요청이 아닌 것이었다.

내 문학과 삶을 소개하는 프로라면 기꺼이 응하겠지만 엉뚱하게도 건강관련 프로에 나와 달라는 요청이어서 처음에는 사양을 했다. 하지만 섭외담당 여성 작가는 집요했다. 간청을 끝까지 거절할 수는 없었다.

그런데 <아침마당> 방송이 끝난 직후부터 내 휴대폰에 불이 나기 시작했다. 나는 집으로 내려오는 도중 고속도로를 벗어나 한 전자기기 가게에 들러 스마트폰 충전케이블을 구입해 내 승용차 안에서 처음으로 스마트폰을 충전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태안에 도착 즉시 단골 자동차정비소에 들러 내 승용차에 장착된 통신기기 세팅을 부탁해서 처음으로 블루투스를 이용하기 시작했다.

'아침마당' 출연 지난 4월 16일 KBS 1 TV의 '아침마당'에 출연하여 키피어와 발효현미버섯의 배양법, 복용방법, 효능 등을 자세히 소개했다.
▲ '아침마당' 출연 지난 4월 16일 KBS 1 TV의 '아침마당'에 출연하여 키피어와 발효현미버섯의 배양법, 복용방법, 효능 등을 자세히 소개했다.
ⓒ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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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쉴 새 없이 무수히 많은 전화가 걸려왔다. 어느 정도 예상했던 일이지만 그 정도로 많은 전화가 걸려올 줄은 몰랐다. <아침마당> 제작진이 걱정을 하며 내 전화번호를 묻는 시청자들께 전화번호를 알려줄지를 물었을 때, 나는 각오하고 있음을 말하고 '전화번호 공개'를 선택했는데, 조금은 후회되기도 했다. 이왕 좋은 일을 하기 위해서 방송에도 출연하게 된 이상 내 수고와 시간 손실이 크더라도 계속 좋은 일을 하자는 생각이었던 것이다.

연일 너무도 많은 전화가 걸려 와서 내 목이 쉴 지경이 됐다. 키피어와 발효현미버섯, 두 가지를 설명하자니 더욱 힘이 들었고, 종래에는 목이 아파서 말을 하기도 어려웠다. 똑같은 내용의 반복적인 통화를 옆에서 귀담아 들은 아내와 딸아이가 내 얘기를 외우다시피 하게 돼서 나중에는 모녀가 교대로 나를 대신하여 전화를 받기도 했다.
                      
보름쯤 지나자 전화가 뜸해졌다. 시청자들 중에는 전화 폭주 상황을 훤히 예상한 나머지 일주일 후나 열을 후, 심지어는 한 달 후에 전화를 하는 분들도 있었다. 또 두 번 세 번 전화를 하시는 분들도 있었다. 전화를 하신 거의 모든 분들이 내게 감사를 표했다. 좋은 정보를 주셔서 고맙다는 분들도 있었고, 좋은 일을 하시니 복을 많이 받을 거라며 축복을 해주시는 분들도 있었다.

그리고 성인병 등 질병에 시달리는 이들이 무척 많다는 사실을 실감할 수 있었다. 나처럼 통풍에 걸린 이들도 많았다. 방송을 보지는 못했지만 방송을 본 지인의 전언을 듣고 내게 전화를 건 이들은 거의 통풍 환자였다.

내가 통풍환자인 덕에, 또 '성인병백화점'인 탓에 좋은 일을 하게 되었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런 생각을 하면 내 성인병들이 불행한 것만은 아니리라는 생각도 하게 되고, 갖가지 질병으로 고통 받고 있는 이들에게 좋은 정보를 나누어 드렸다는 생각 자체가 큰 위안이 되는 것도 같았다.

기쁨은 나눌수록 커지고, 슬픔은 나눌수록 작아진다는 것은 만고불변의 진리다. 질병도 마찬가지일 것 같다. 질병을 공유하는 마음으로 좋은 정보를 함께 나누고 살면 그 질병의 고통은 반감되고 불행의 그림자도 줄어들 것이라 생각된다.

내가 비록 갖가지 성인병들을 갖고 살기는 할 망정 결코 비관하지 않고, 내 낙천적인 성품과 낭만적인 기질을 계속 잘 살리고 유지하며 살고자 하는 마음을 되새길 수 있었다.

<3>

실로 많은 이들에게 키피어를 분양해 드렸다. 어제도 천안시 성거읍 천흥리에 사시는 한 분께 택배로 부쳐 드렸는데, 4월 16일 <아침마당> 출연 이후 내 손으로 직접 키피어를 분양해 드린 분들만도 50명이 넘는다.

키피어를 분양받기를 원하는 분들이 너무 많이 밀려서 처음에는 고심을 했다. 공장에서 일시에 대량 생산해내는 것도 아니고,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서 개체수가 불어나야 분양을 해줄 수가 있는데, 어느 세월에 이 많은 분들께 분양을 해드리나,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작은 플라스틱 용기들 키피어를 분양하는 일에 사용하기로는 가장 적당하다. 송곳으로 뚜껑에 구멍들을 뜷어 공기가 통하도록 하고, 뚜껑이 열리지 않도록 테이프로 붙이기도 한다. 이 용기를 현재까지 70개 이상 사용했다.
▲ 작은 플라스틱 용기들 키피어를 분양하는 일에 사용하기로는 가장 적당하다. 송곳으로 뚜껑에 구멍들을 뜷어 공기가 통하도록 하고, 뚜껑이 열리지 않도록 테이프로 붙이기도 한다. 이 용기를 현재까지 70개 이상 사용했다.
ⓒ 지요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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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지 묘안이 떠올랐다. 방송 출연 이전에, 즉 <오마이뉴스> 지면에 지난 2월 10일 키피어 관련 글을 쓴 이후 내가 키피어를 분양해 드린 분들이 20명이 넘는다는 사실이 불현듯 떠올랐다.

나는 그분들께 일단 메일로 동의를 구한 다음 회신을 주신 분들께만 지역별로 여러 명씩 묶어서 키피어를 분양해 드리도록 부탁을 드렸다. 사전에 동의를 구하는 내 메일을 끝내 열어보지 않은 분들도 두엇 있었고, 이미 관리 소홀로 키피어를 죽인 분들도 두어 명 있었지만, 많은 분들이 내 부탁을 기꺼이 들어주었다. 좋은 일에 동참하도록 해주셔서 고맙다며 내게 감사를 표하는 이들도 있었다.

그렇게 10여 명에게 지역별로 여러 명씩 묶어서 분양을 부탁드린 이후로도 내게 분양 요청을 해 오시는 분들이 또 많았다. 그래서 일부는 한두 달씩 기다리시도록 부탁하고, 또 일부는 내가 인터넷 검색으로 확인한 키피어 판매처의 전화번호를 알려 드리기도 했다. 키피어 판매처에서 분양을 받으신 분의 전화를 받고 알게 되었는데, 값은 1만 원이고 곧바로 오더라고 했다.            

키피어 배양  좀 더 많은 키피어를 얻기 위해 큰 그릇을 이용한다. 공간이 넓고 넉넉해야 키피어 개체들이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분열 증식과 발효가 좀 더 원활히 이루어진다.
▲ 키피어 배양 좀 더 많은 키피어를 얻기 위해 큰 그릇을 이용한다. 공간이 넓고 넉넉해야 키피어 개체들이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분열 증식과 발효가 좀 더 원활히 이루어진다.
ⓒ 지요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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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피어 택배 분양은 시간과 수고를 들이는 일이다. 우선 적당한 플라스틱 용기를 구입해야 한다. 용기의 뚜껑에 송곳으로 구멍을 몇 개 뚫어 공기가 통하도록 하고, 깨끗이 씻은 키피어를 담아서 우체국으로 가지고 가서 에어 캡 비닐과 함께 종이상자에 넣어 포장을 한다. 택배비는 종이상자 값을 포함하여 4천원이다.

내게 키피어 분양을 요청하시는 분들은 착한 성품을 지니신 분들로 생각된다. 대개는 부모나 형제, 배우자, 또는 지인들의 건강을 걱정해서 키피어 분양을 요청한다. 자신보다도 다른 이들의 건강을 염려하는 그 마음들이 나는 갸륵하게 느껴져서 택배비도 처음부터 매번 내가 선불 처리를 해서 보내드리곤 했다. 그것은 7년 전도 마찬가지였다.

비용 부담도 커서 착불 처리로 보낼까 하는 마음이 없지 않았지만, 누구들에게는 현불 처리를 해서 보내고 누구들에게는 착불로 보내고 하는 것은 불공평하고 온당치 않은 일로 여겨져서 계속 선불 처리를 해서 보내 드린다.

그러니 키피어 분양은 시간과 수고에다가 비용까지, 세 가지 '희생'을 감수하는 일이다. 그것을 나는 기꺼워한다. 그런 내 작은 '희생'으로 말미암아 키피어를 분양받은 이들 모두 건강이 좋아지게 되리라는 것을 확신한다. 그러므로 내가 시간과 수고와 비용, 세 가지 '정성'을 투입하여 전국 각지의 많은 분들께 키피어를 분양해 드리는 일은, 간절한 '축복의 기도'이기도 하다.


#키피어#티벳버섯#사랑과 나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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