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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용준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이 4일 오후 서울 삼청동 인수위 공동기자회견장에서 인수위원 명단을 발표한뒤 윤창중 수석대변인과 함께 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김용준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이 4일 오후 서울 삼청동 인수위 공동기자회견장에서 인수위원 명단을 발표한뒤 윤창중 수석대변인과 함께 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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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인수위원 인선의 특징은 정치인보다는 각 분야 학자와 실무경험자 위주의 발탁인사가 대부분이라는 점이다. 박 당선인의 아버지인 박정희 전 대통령을 높이 평가하거나 대를 이어 인연이 닿는 인사들도 눈에 띈다.

먼저 인수위원회의 총괄간사 역할을 하게 될 국정기획조정분과 간사인 유민봉 성균관대 행정학과 교수는 인사행정과 정책 리더십 분야의 전문가이지만 그동안 공개적으로 정치색을 드러내지는 않아 일반에 널리 알려지지는 않았다. 총괄간사 역할을 정치인이 아닌 학자에 맡긴 것은 '실무형 인수위'라는 의도를 드러내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발표된 각 분과 인수위원 22명 중 전·현직 교수가 13명이고, 국회의원이 3명이지만, 이들도 교수 출신이다. 결국 교수 출신이 16명으로, 그야말로 정계 출신이 배제된 '학계 중심의 인수위'라고 해도 무방하다.

그 다음으로 많은 게 고위 공무원 출신으로 5명이다. 외교·국방·통일분과의 김장수 간사는 군인 출신으로 노무현 정부에서 국방부장관을 역임했다. 같은 분과 윤병세 위원은 외교부 차관보 출신으로 노무현 정부에서 청와대 통일외교안보수석을 지냈다.

경제1분과 간사인 류성걸 의원은 이명박 정부에서 기획재정부 차관을, 경제2분과 간사인 이현재 의원은 노무현 정부에서 중소기업청장을 지낸 산업자원부 출신이다. 여성·문화분과의 모철민 간사는 이명박 정부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을 지낸 공무원 출신이다.  교수도 공무원도 아닌 이는 경제1분과의 박흥석 광주상공회의소 회장이 유일하다.

대를 이은 인연, 박정희 업적 높이 평가하는 학자들

 박근혜 당선인 인수위원회 구성도 및 역대 대통령 인수위원회 구성
 박근혜 당선인 인수위원회 구성도 및 역대 대통령 인수위원회 구성

인수위원 중에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업적을 높이 평가하고 있는 이들도 눈에 띈다. 서울대 교수로 뉴라이트를 이끌고 있는 박효종 정무분과 간사는 새누리당 대선후보 경선과 대선 과정에서 박 당선인을 적극 도왔다. 박 간사가 '5·16은 쿠데타의 성격과 혁명의 성격을 다 갖고 있다', '5·16 혁명이 민주주의의 보루를 형성했다'는 등의 주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법질서·사회안전 분과 인수위원인 이승종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도 주민참여형 지역운동을 제안하면서 '21세기형 새마을운동의 부활'과 '새마을운동의 세계적인 확산'을 주장하고 있다.

외교·국방·통일분과 인수위원인 최대석 이화여대 교수는 박 당선인과 대를 이은 인연을 맺고 있다. 최 위원의 부친은 고 최재구 전 공화당 의원(8·9·10·12대)이고 박정희 전 대통령은 최 전 의원을 총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용·복지 분과 인수위원인 안상훈 서울대 교수는 김기춘 전 의원의 사위다. 김기춘 전 의원은 검사 시절 박정희 전 대통령의 유신헌법을 기초한 이들 중 한 명이다.

[경제1·2] '모피아'와 서강학파 중용

국정조정기획분과는 인사행정 전문가인 유민봉 교수가 간사이고 인수위원인 옥동석 인천대 교수가 대선캠프에서 정부조직 개편 구상을 맡았다. 강석훈 의원이 박 당선인의 창조경제 구상을 주도한 만큼, 이번 인수위 국정기획조정분과는 미래창조과학부 신설과 해양수산부 부활 등의 정부 조직 개편과 이 부서들을 통한 성장동력 만들기에 대한 밑그림을 그릴 것으로 예상된다.

인수위 외교·국방·통일분과에서 전향적인 대북정책의 밑그림을 기대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김장수 간사와 윤병세 위원은 참여정부 외교·안보 책임자였지만 햇볕정책에 대해선 비판적인 입장이다. 최대석 위원은 북한 지원에 대한 선결조건으로 '북핵부터 먼저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이 확고하다.

경제1 분과와 경제2 분과는 재정부 관료 출신인 '모피아' 인사들의 등용과 박 당선인의 '싱크탱크' 역할을 하는 서강학파의 중용이 눈에 띈다. 경제1 분과 간사를 맡은 류성걸 새누리당 의원은 예산과 재정 분야의 전문가로 꼽힌다. 증세 없는 '박근혜식 복지'를 염두에 둔 인선이라는 평가다. 경제2 분과 간사인 이현재 새누리당 의원은 2006년부터 약 2년 간 차관급 직위인 중소기업청장을 맡아 좋은 평가를 받았다.

경제1분과의 홍기택 중앙대 교수와 경제2분과의 서승환 연세대 교수는 박 당선인의 '싱크탱크'로 알려진 국가미래연구원 소속이다. 홍 위원과 서 위원은 각각 거시금융 분야와 부동산 분야에서 활동해왔다. 특히 홍 위원은 박 당선인과 동문이면서 70년대 경제 관료로 활동했던 '서강학파'로 분류된다. 그밖에 경제1 분과 위원으로 임명된 박흥석 광주상공회의소 회장은 광주방송 대표이사와 사장을 겸임하고 있는 기업인이다. 지역안배 차원에서 등용된 것으로 분석된다.

[고용·복지] '유럽 복지통'과 '박근혜 정책실세'의 만남

법질서·사회안전분과 간사로 임명된 이혜진 동아대 교수는 부산에서 태어나 학업과 변호사 활동을 모두 부산에서 해온 지역 인사다. 28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1989년 법률 사무소를 열었으며 2009년부터 강단에서 민사법을 가르치고 있다. 인수위원인 이승종 서울대 교수는 직무 전문성 위주로 행정조직을 꾸리는 전문 부처주의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행정학자 중 한 사람으로 꼽힌다.

박 당선인의 대선 캠프에서 국민행복추진위원회 행복교육추진단장을 맡았던 곽병선 전 경인여자대학 총장은 교육과학분과 간사로 발탁됐다. 곽 간사는 박 당선인의 교육관련 공약 설계를 주도한 '교육 전문가'로 '소득연계 맞춤형 반값등록금', '중학교 자유학기제', '초등학교 온종일 돌봄학교' 등이 그의 '작품'이다.

곽 간사와 함께 교육과학분과로 배정된 장순흥 한국과학기술원 교수는 한국의 대표적인 원자력 전문가 중 하나다. 현재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이사회 의장을 겸임하고 있다. 원전 찬성론자인 장 교수가 인수위원으로 뽑힌 데에는 원자력 발전을 줄이기 보다는 더욱 활용하겠다는 박 당선인의 에너지 정책기조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고용복지 분과는 세 명의 인수위원이 모두 '복지통'으로 구성됐다. 이 분과 간사와 위원으로는 복지분야 전문가인 최성재 서울대 명예교수와 안상훈 서울대 교수가 뽑혔다. 특히 안 위원은 보편적 복지국가의 모범사례로 유명한 스웨덴에서 복지정책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인사라 눈길을 끈다. 그는 박 당선인의 '생애주기 맞춤형 복지'에 이론적 토대를 제공한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두 학자와 함께 고용복지 분과를 맡은 안종범 새누리당 의원은 박 당선인의 복지 정책을 총괄했던 핵심 참모로 꼽힌다.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 출신으로 대표적인 재정·조세 부문 전문가이기도 한 안 위원은 2007년부터 박 당선인과 인연을 맺어왔다. 그는 박 당선인 특유의 국정운영 방식인 '줄푸세(세금은 줄이고 규제는 풀고 법질서는 세운다)' 정책 설계에도 핵심적으로 관여했다.

여성문화 분과 간사로 선임된 모철민 예술의 전당 사장은 2011년 11월까지 문광부 제1차관을 지냈으며 지난해부터는 대학 강단에도 서 온 문화·관광 분야 전문가다. 모 간사와 함께 여성문화 분과 위원으로 임명된 김현숙 새누리당 의원은 당 내에서 대표적인 '여성정책 브레인'으로 꼽힌다. 김 위원은 18대 대선 당시 새누리당 선거대책위원회에서 행복한 여성 추진단장을 맡았다.


#인수위#박근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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