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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따 아이들에게 친환경 티셔츠를
 아이따 아이들에게 친환경 티셔츠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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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말, 환경디자이너 윤호섭 교수가 필리핀 앙헬레스 빰빵가의 원주민이 사는 아이따 마을을 방문해 아동들에게 환경 티셔츠를 만들어 주었다.

윤 교수가 찾은 아이따 마을은 전체 가구가 150세대 정도 되는 작은 마을이다. 이 지역은 지난 1991년 6월 발생한 피나투보 화산의 폭발로 인해 여러 곳으로 흩어져 있었다.

한국인으로 인해 삶의 터전이 위협받는 아이따 마을

 사람과 자연의 공존을 설명하는 윤호섭교수
 사람과 자연의 공존을 설명하는 윤호섭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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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호섭교수의 그림을 옆에서 따라그리던 아이따소년, 모든 순서후 서로 티셔츠를 바꿔 나누기도 했다.
 윤호섭교수의 그림을 옆에서 따라그리던 아이따소년, 모든 순서후 서로 티셔츠를 바꿔 나누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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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교수가 이곳을 찾은 이유는 농사를 짓는 것으로 생활하는 이 지역에 한국의 관광업체가 진출해서 지역사람들의 삶의 터전인 농토를 사륜구동차로 가로지르며 관광지화 했고, 산 정상에서는 한국의 한 기업이 대규모 골프장 건립을 진행하므로 아이따 사람들의 삶의 터전이 위협받고 갈등이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윤 교수는 이 지역 아동들을 대상으로 이날 그리게 될 환경 티셔츠에 대해 설명했다. 특별히 한국에서 진행되고 있는 돌고래 재돌이 야생 방사에 대한 소식도 함께 전하며 자연과 인간이 함께 살아가는 중요한 가치를 이야기했다.

전교생이 함께하는 환경수업, '나도 예술가'

 100여명의 아이따 아동들을 위해 그린 환경티셔츠
 100여명의 아이따 아동들을 위해 그린 환경티셔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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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빵바토초등학교 분교 전교생은 윤 교수와 함께 야외수업을 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백여 명의 학생들은 윤 교수의 설명에 귀를 기울이며 흥분된 모습이었고, 교사들도 모처럼 특별한 시간에 대해 큰 기대를 표했다.

한 학생은 윤 교수 옆에서 윤 교수의 그림을 계속 주시하더니 자신의 티셔츠를 벗어서 직접 돌고래를 그리기도 했다. 이 학생은 모든 순서 후 윤 교수에게 자신이 그린 그림과 윤 교수의 티셔츠를 바꾸자는 제안을 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티셔츠를 바꾸자는 제안을 들은 윤 교수는 기꺼이 자신의 티셔츠를 벗어주고 아동이 그린 티셔츠를 받고 기뻐했다. 윤 교수는 7월에 진행할 전시회에 이 아동이 그린 그림을 전시할 예정이다.

학교 잔디 운동장에는 하나 둘 환경 티셔츠가 자리를 채웠고, 1백여 장의 티셔츠는 푸른 잔디와 조화를 이뤘다. 이는 인간과 자연의 공존을 말하고 있는 듯했다. 옆에서는 학생들이 페인트가 마르기를 간절히 기도했고, 1시간이 지난 후 모든 티셔츠는 아동들의 손에 쥐어졌다.

다음날 아침 대부분 아동들은 교복 대신 윤 교수의 환경 티셔츠를 입고 등교를 했다. 거리에서 마주친 아동들은 반가운 얼굴로 윤 교수에게 인사했고, 윤 교수는 아이들과 일일이 인사하며 함께 사진을 찍기도 했다.

유일한 마을 대학생 아리스, "아이따를 위해 싸우겠습니다"

 한국인들로 인해 아이따 마을 공동체가 위협받고 있다는 대화를 나누는 아리스(24)와 윤호섭교수
 한국인들로 인해 아이따 마을 공동체가 위협받고 있다는 대화를 나누는 아리스(24)와 윤호섭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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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따 아이들과 구슬치기를 하는 윤호섭교수
 아이따 아이들과 구슬치기를 하는 윤호섭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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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마을은 그리 평화롭고 행복한 일만 있지는 않았다. 지역의 유일한 대학생인 아리스(24)가 시내인 앙헬레스에서 공부를 하다가 수업을 마치고 먼 길을 방문했다.

아리스는 아이따 마을이 외부에 의해 붕괴되는 것을 안타까워하며 아이따를 위해 자신을 던지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늦은 밤 환경디자이너와 젊은 아이따 활동가의 대화는 지역 문제의 원인이 한국 사람들에 의해 가중되고 있다는 지점에서 말을 이어가지 못했다.

아리스는 지역에 한 한국 관광업체가 대규모 식당을 차리고, 아이따인을 고용하기 때문에 이곳에서 발생하는 문제에 대해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현실적 안타까움과 아울러 인근 산 정상에서 진행되고 있는 한국 업체의 골프장 건설로 아이따의 삶의 터전이 위협받고 있다는 것을 강하게 설명했다.

다음날 이른 아침, 윤 교수는 마을 한 복판에서 구슬치기를 하고 있는 아이들 속에서 인자한 할아버지로 돌아가 같이 구슬치기를 하며 흥겨운 시간을 보냈다. 아이들은 윤 교수와 한 팀이 되어 박수를 쳐가며 하나가 되어 있었다.

파파야, 가지 등 함께 생명을 심습니다

 윤호섭교수의 티셔츠를 교복 대신 입고 등교하는 어린이(좌), 병뚜겅을 이용해서 발판을 만든 아동과 기념촬용. 윤교수는 이번 전시회에 이 작품도 함께 전시할 예정이다.
 윤호섭교수의 티셔츠를 교복 대신 입고 등교하는 어린이(좌), 병뚜겅을 이용해서 발판을 만든 아동과 기념촬용. 윤교수는 이번 전시회에 이 작품도 함께 전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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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따마을의 아이들과 빠빠야 나무를 심으며
 아이따마을의 아이들과 빠빠야 나무를 심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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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교수는 피곤한 일정이었음에도 아이들이 혹시나 넘어져 다치지나 않을까 하며 길바닥을 손으로 쓸어내기도 하며 손주를 돌보듯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둘째 날 오전은 사빵바토 초등학교 분교생 전체와 함께 학교 한쪽 모퉁이에 빠빠야와 가지 등 유실수를 심는 시간을 가졌다. 농업이 주업인 아이따를 생각하며 윤 교수 일행은 아이따마을을 방문하기 전에 다양한 씨앗을 준비했었다.

손에 청소도구를 든 아동들은 학교 곳곳을 쓸고 잡초를 손으로 뽑으며 유실수를 심기위한 준비했고, 고학년과 윤 교수는 직접 곡괭이질을 하며 골을 파고 흩을 돋워서 다양한 유실수 씨앗을 심었다.

짧은 1박 2일의 일정이었지만, 윤 교수는 소외되고 가난한 작은 아이따 마을의 아이들에게 기쁨을 선사하고 그들이 홀로가 아니라는 것을 몸으로 전했다.

윤 교수는 지난해 10월 사단법인 캠프가 필리핀 국립대학 지역사회개발학과와 지역사회개발 관련 다양한 형태로 필리핀의 가난한 사람들을 돕고 있다.

특별히 필리핀 도시빈민 강제철거 이주민지역인 불라칸주 타워빌의 사회적기업 캠프봉제센터를 위해 제품 브랜드 개발과 보급, 확산 등에도 동참하고 있다. 이 사업은 지난 2011년부터 함께일하는재단과 한국국제협력단의 지원으로 사회적기업 설립을 통해 지속가능한 마을을 만드는 사업이다.

 아이따 마을 사방바또 초등학교 분교생 200여명이 함께 나무심기를 진행했다.
 아이따 마을 사방바또 초등학교 분교생 200여명이 함께 나무심기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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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호섭#아이따#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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