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삼성SDI 울산공장 컬러브라운관 1공장에서 23년간 유기용제, 레이저에 노출돼 일하다 2011년 급성골수성백혈병이 발병한 여병운씨가 병이 일시 호전된 후 다시 재발해 2013년 11월 21일 병원에 입원했다
 삼성SDI 울산공장 컬러브라운관 1공장에서 23년간 유기용제, 레이저에 노출돼 일하다 2011년 급성골수성백혈병이 발병한 여병운씨가 병이 일시 호전된 후 다시 재발해 2013년 11월 21일 병원에 입원했다
ⓒ 여병운

관련사진보기


삼성SDI 울산공장 컬러브라운관 1공장에서 23년간 유기용제, 레이저에 노출돼 일하다 2011년 급성골수성백혈병이 발병한 후 이 사실을 세상에 알렸던 여병운씨가 백혈병이 재발해 21일 서울 삼성병원에 입원했다.

여병운씨는 지난 2월 21일 사망자 유족들과 삼성일반노조, 반올림, 울산인권연대, 울산지역노동자건강권대책위와 함께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삼성SDI 노동자의 암과 백혈병 등 실상을 공개해 세상에 알렸다.(관련기사: <삼성SDI 울산공장, 암·백혈병 18명 확인... 6명은 사망>

이를 통해 그동안 삼성SDI 울산공장에서 근무했거나 근무 중인 노동자 중 18명이 암과 백혈병에 걸린 피해자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중 6명은 이미 사망했고 이들 외 10여명은 현재 뇌질환, 심장질환, 신장질환, 돌연사 등으로 고통받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노동계에서는 처음으로 삼성SDI  백혈병 문제를 사회에 알린 여병운씨를 '용기있는 노동자'로 불렀으나 그는 이후에도 산재 승인을 받지 못했고, 급기야 백혈병이 재발한 것.

백혈병 재발한 여병운씨 "산재승인 돼 다른 사람들도 치료 받았으면..."

여병운씨는 21일 오후 5시쯤 기자와의 통화에서 "방금 서울 삼성병원에 도착해 입원 수속을 밟고 있다"며 "9월까지도 통원 치료를 하면서 괜찮았는데 최근 몸이 좋지 않아 11월 14일 검사를 받았고 18일 병원측으로부터 다시 병이 재발했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1987년 2월 11일 삼성SDI 울산공장에 입사해 브라운관 유리 앞뒤를 붙이는 작업을 하며 유리 접착제인 프리트와 비이클 등 약품을 직접 다뤘고 한 곳에서 23년을 일하다 2011년 백혈병이 발병하기 몇 년 전부터 어지럽고 항상 눕고 싶은 무기력증에 시달렸다.

운동도 잘하고 건강하던 그의 이런 증상에 동료들이 놀랐고, 급기야 2011년 병원에서 급성골수성백혈병 진단을 받고 6개월 병가를 내고 6개월 휴직을 하며 항암치료를 했다.

이후 백혈병이 호전돼 올해 1월 3일 복직해 삼성SDI 울산공장에서 근무해 왔으나 최근 증세가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2013년 2월 21일 삼성SDI 울산공장에서 일하다 백혈병이 발병한 여병운씨(왼쪽에서 다섯번째 마스크쓴이)가 피해자와 유족, 삼성일반노조, 반올림, 울산인권연대, 울산지역노동자건강권대책위와 함께 진상규명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그는 11월 21일 병이 재발해 다시 입원했다
 2013년 2월 21일 삼성SDI 울산공장에서 일하다 백혈병이 발병한 여병운씨(왼쪽에서 다섯번째 마스크쓴이)가 피해자와 유족, 삼성일반노조, 반올림, 울산인권연대, 울산지역노동자건강권대책위와 함께 진상규명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그는 11월 21일 병이 재발해 다시 입원했다
ⓒ 박석철

관련사진보기


여병운씨는 "25년 동안 남들이 기피하는 공정에서 옮기지도 않고 계속 일한 게 억울하다"며 "근로복지공단이 역학조사를 잘 해서 산재 승인이 되고, 이것이 널리 알려져서 저 뿐 아니라 혹시 예전에 일했던 사람들도 병에 걸리면 치료라도 잘 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여병운씨는 지난 2월 21일 기자회견 후 2005년 급성림프구성백혈병으로 사망한 삼성SDI  하청노동자 박진혁씨 가족과 함께 근로복지공단 울산지사에 산재요양 신청을 했지만 공단측은 아직까지 산재 승인을 하지 않고 있다.

앞서 같은 공장에서 불산 세척 작업을 하던 김송희씨는 2012년 9월 말 비인강암으로 근로복지공단 울산지사에 산재신청을 해 현재 역학조사가 진행 중이다. 특히 김송희씨는 2012년 6월부터 삼성SDI 울산공장 남문 앞에서는 2005년 급성림프구성백혈병으로 사망한 하청노동자 박진혁씨 부친과 함께 지금도 매주 화, 목요일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김성환 삼성일반노조 위원장은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삼성백혈병 등 직업성 질병은 삼성반도체에서 일하던 노동자들만이 아니라 삼성SDI, 삼성전기, 코닝, 테크윈 등에서도 발병되지만 삼성은 개인질병이라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며 "회피한 지난 6년 사이에 삼성반도체 37명을 비롯한 전자계열사에서 70여명의 노동자가 죽었다"고 밝혔다.

이어 "죽어간 삼성노동자들의 병명도 백혈병을 비롯한 유방암, 뇌암, 재생불량성빈혈, 종격동암, 흑색종, 루게릭, 다발성경화증 등 일반적으로 듣도 보도 못한 희귀질병"이라며 " 노동자들이 죽고 고통당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삼성 백혈병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