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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년 12월 중순 SNS와 인터넷 포털에 확산된 괴담글
 2013년 12월 중순 SNS와 인터넷 포털에 확산된 괴담글
ⓒ 포털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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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수정 : 12일 오후 2시 40분]

크리스마스를 10여 일 앞둔 지난해 12월 13일 오후 5시 30분. 취재현장에서 만났던 한 남성으로부터 다급한 전화가 왔다. 이 남성은 "아들이 울산 남구 삼산동에 있는 복합쇼핑몰 업스퀘어에 근무하는데, 이 매장이 곧 '붕괴될 것'이라는 소문이 확산돼 불안하다"고 취재를 요청했다.

그 즈음 페이스북과 카카오톡 등 SNS와 인터넷 포털 카페와 블로그 등에서 한 누리꾼이 올린 괴담이 퍼지고 있었다. 이 괴담에는 '지인 중에 신내림 받은 사람이 있는데, 최근 업스퀘어가 무너지는 꿈을 일주일 동안 꿨다고 가지 마라고 한다, 울산대학 건축과 교수도 그랬다고 한다' 등의 내용이 담겨 있었다. 특히 이 글은 부실공사를 거론하며 '점쟁이가 제2의 삼풍백화점 꼴 날 거라고, 올해 크리스마스 조심하랬단다'는 내용도 있었다.

제보를 받은 다음날인 지난해 12월 14일. 업스퀘어 측은 허위사실유포죄로 유포자를 처벌해달라며 업스퀘어가 있는 울산 남부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당시 업스퀘어 측은 "11월 한국시설안전기술공단의 진단결과 안전 등급 양호 판정을 받았다"며 "하루에도 문의전화가 여러 통 오고 있다"고 언론에 공개했다.

이후 10여 일이 지나고 크리스마스가 왔지만, 업스퀘어에서는 아무런 일도 벌어지지 않았다. 경찰은 고소에 따라 수사를 진행해왔다. 울산 남부경찰서 담당자는 10일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현재까지의 수사 결과 SNS와 인터넷 포털 등에 이같은 괴담을 가장 많이 유포한 사람을 찾았는데 16세 고교생이었다"며 "이 학생은 '페이스북에 올라온 글을 보고 걱정이 되서 퍼나른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괴담의 최초 유포지가 어디인지, 누가 그런 소문을 시작했는지는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이라 조만간 어느 정도 결과가 나오지 않겠느냐"며 "업스퀘어 측은 이 괴소문으로 연말 성수기 영업에 큰 지장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붕괴 괴담 나돈 업스퀘어, 지난해 5월 유통경쟁 뛰어들어

 울산 남구 삼산동에 지난해 5월 들어선 업스퀘어 야경. 지난달 붕괴 괴담이 급속히 퍼져 났으나 유언비어로 밝혀졌다.
 울산 남구 삼산동에 지난해 5월 들어선 업스퀘어 야경. 지난달 붕괴 괴담이 급속히 퍼져 났으나 유언비어로 밝혀졌다.
ⓒ 박석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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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에 백화점은 동구·남구에 현대백화점 두 곳, 남구 롯데백화점 한 곳이 전부였다. 120만 인구수와 경제규모로 볼 때 다른 도시에 비해 백화점 수가 적었다.

1990년대 이후 울산 최고 번화가로 변모한 남구 삼산동에는 현대백화점과 롯데백화점이 나란히 자리해 성업 중이다. 하지만 지난해 5월 삼산동 롯데백화점 도로 건너편에 복합쇼핑몰 업스퀘어가 지하 6층, 지상 10층, 전체면적 6만2861㎡ 규모로 문을 열면서 이곳에 유통경쟁이 시작됐다.

업스퀘어는 의류·잡화·외식 등 50여 개 매장과 10개관 2310석 규모의 영화관도 들어섰다. 이곳은 중저가 전략으로 젊은층을 끌어모았다. 업스퀘어 시공사는 신세계건설이다. 신세계는 업스퀘어 진출에 이어 10개 공공기관이 이전하는 2015년 울산 우정혁신도시에 신규 백화점을 출점할 예정이다. 신세계는 지난해 우정혁신도시내에 2만4300㎡의 상업용지를 LH로부터 555억 원에 매입했다.

때문에 지난해 중순 업스퀘어 괴담과 관련해 일각에서는 '괴담의 진원지는 경쟁업체'라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울산 남부경찰서 담당자도 "지난해 12월 14일 고소인 측(업스퀘어)도 경쟁업체에서 그런 게 아닐까라는 의구심을 갖고 있더라"고 전했다.


#울산 업스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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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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