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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정희(새정치민주연합·수원 권선구 바선거구) 시의원 예비후보
 장정희(새정치민주연합·수원 권선구 바선거구) 시의원 예비후보
ⓒ 유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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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의원선거는 공천이 폐지되는 게 맞다고 생각하는데, 여성의 정치 진출을 생각하면 굉장히 어려운 문제다. 여성의 입장에서 무공천을 찬성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장정희(새정치민주연합·수원 권선구 바선거구) 시의원 예비후보의 말이다. 공직선거법에서는 지역구에서 공천할 때 여성을 30% 이상을 공천하도록 '권장'하고 있는데, 무공천을 한다면 이번 6·4지방선거에서 여성공천할당은 유명무실해질 수밖에 없다.

법으로 여성공천할당제를 정하고 있는 것은 그만큼 여성의 의회 진출이 어렵기 때문이다. 이런 현실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의 무공천 방침은 이번 6·4지방선거에서 여성의 지방의회 진출에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일, 장정희 수원시의원 예비후보를 권선동 선거사무실에서 만났다. 지난 94년, 수원여성회와 인연을 맺으면서 시민단체 활동을 시작한 장 예비후보는 "수원여성회는 생활정치를 실현하기 위해 여성의 정치세력화를 추진해왔다"며 "이를 실천하기 위해 시의원으로 출마했다"고 밝혔다.

지난 87년, 수원으로 이주하면서 수원시민이 되었다는 장 예비후보는 수원사랑민주청년회 활동을 했으며, 결혼한 뒤 아이 보육문제 때문에 94년에 처음으로 수원여성회와 인연을 맺었다. 97년부터 수원여성회 상근활동가로 활동을 시작해, 사무국장을 거쳐 상임대표를 역임했다. 현재 수원생활정치발전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다음은 장 예비후보와 한 인터뷰 내용이다.

94년부터 수원여성회와 인연... 20년 동안 활동

- 수원여성회 활동은 언제부터 했나?
"94년부터 인연이 시작됐다. 92년에 첫아이가 태어났는데 맡길 곳이 없었다. 1년 정도는 이웃 할머니가 맡아주셨는데 사정이 생겼고, 결국 직장을 그만두게 되었다. 그 때 마침 수원여성회에서 영아어린이집을 준비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같이 하게 됐다."

90년대 초반이라면 '보육'이라는 개념이 형성되지 않았던 시기였다. 국·공립어린이집이 전혀 없었을 뿐만 아니라 생후 1년이 채 되지 않은 아이를 떼놓고 직장에 다니는 여성을 탐탁치 않게 여기는 사회분위기였다. 국가의 지원은 아예 없었으니, 영아어린이집은 결국 문을 닫을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 장 예비후보의 설명이다.

97년, 영아어린이집은 문을 닫고 장 예비후보는 수원여성회 상근활동가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지난 2013년, 상임대표 직에서 물러날 때까지 열심히 일했다. 그리고 기초의회 진출을 준비하게 되었다. 장 예비후보의 기초의원선거 출마는 개인의 결정이 아닌 수원여성회의 정책적인 결정이었다.

 장정희(새정치민주연합·수원 권선구 바선거구) 시의원 예비후보
 장정희(새정치민주연합·수원 권선구 바선거구) 시의원 예비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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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유가 뭔가?
"여성의 정치 세력화는 수원여성회에서 끊임없이 주장해왔다. 여성들이 정치에 많이 진출해서 세상을 바꿔야하기 때문이다. 수원여성회는 지난 95년, 지방자치 시대가 시작되면서부터 여성들이 일상생활에서 문제가 되는 것을 정책화해서 제안하는 활동을 해왔다. 정치는 생활과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시민사회단체에서 일어나는 일이나 논의되는 일은 많은데 실현은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정책이나 제안이 현실정치에 반영되려면 시민이나 시민단체와 의회의 중간다리 역할을 하는 사람이 필요하다. 이전부터 이런 논의가 있었지만, 실제로 그 역할을 맡아 하겠다는 이가 없었다. 늦었지만 제가 그 역할을 하려고 나서게 된 것이다."

장 예비후보는 "수원여성회나 수원 지역 시민체 활동을 하다가 선거에 출마하는 것은 처음"이라며 "꼭 당선돼야 하기 때문에 부담이 크다"고 밝혔다.

여성의 정치세력화 필요... 생활정치 실현, 여성이 잘 할 수 있다

- 선거 출마가 부담스럽지 않았나?

"많이 부담스러웠고, 고민이 많았다. 시민단체 활동을 할 때 한 번도 의원이 되겠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다. 그래서 (의정활동을) 잘할 수 있을 지, 시민들이나 시민단체들이 요구하는 것들을 정책으로 잘 반영해서 실행할 수 있을 지 걱정스러웠다. 하지만 지금까지 20여 년 동안 수원여성회에서 활동한 것처럼 의회에서 활동하면 되겠다고 생각해서 출마를 결심했다."

장 예비후보는 수원여성회에서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장 예비후보의 의회 진출은 장 예비후보 혼자를 위한 것이 아니라 수원여성 전체를 대표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

- 권선구 바선거구를 택한 이유는?
"수원여성회는 수원 지역 전체가 활동 범위지만 시의원은 지역을 정해야 했다. 바선거구(권선1·2동, 곡선동)을 선택한 것은 수원여성회가 10여 년 동안 이 지역에서 전래놀이 등의 행사를 통해 활동해왔기 때문이다."

장 예비후보는 이 지역에 "저를 아는 분들도 제가 아는 분들도 없어서 지금은 열심히 명함을 돌리면서 저를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말했다.

- 여성들은 대부분 선거라는 과정을 어려워하고 부담스러워 하는데 어떤가?
"선거는 여성들에게 많이 불리한 제도다. 남성들은 지역연고나 학연 등을 통한 활동을 많이 하는데 비해 여성들은 결혼한 뒤 남성을 중심으로 이주하기 때문에 지역연고와 학연의 고리가 많이 약하다. 인맥도 별로 없고. 이런 것들 때문에 여성보다는 남성이 더 믿음직스럽다는 인식을 갖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장 예비후보는 "여성들이 의회에 진출해 남성의원들보다 더 성실하게 의정활동을 하지만 의회에 들어가기가 너무 어려운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부정부패의 연결고리는 결국 지연과 학연 등에서 비롯되지만 그런 것에서 여성들이 훨씬 자유롭다는 것이 장 예비후보의 주장이다.

-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로 등록을 했는데?
"수원여성회가 정당을 표방하는 것은 아니지만 의회에 진출해야 한다는 목표를 설정하고 난 뒤 고민을 했다. 정당 소속으로 출마하는 것이 당선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판단했는데 정당 가입은 마지막까지 생각해서 결정했다."

 장정희(새정치민주연합·수원 권선구 바선거구) 시의원 예비후보
 장정희(새정치민주연합·수원 권선구 바선거구) 시의원 예비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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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원은 선거구에서 2명을 선출하는데, 무공천으로 당선이 어려워진 건 아닌지?
"새누리당에서 2명을 공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선거는 새누리당이 더 유리하다는 인식 때문에 2명을 공천해도 다 당선될 수 있다고 보는 것 같다. 현재 수원지역이 전부 다 그렇다. 아마도 전국이 마찬가지가 아닐까 한다. 수원지역에서 야당 의원이 몇 명이나 당선될 것인지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장 예비후보는 "야당 시장이 당선된다고 해도 여당 시의원들이 의석의 대부분을 점유한다면 시정운영이 힘들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걱정스러워했다.

무공천, 여성에게 불리... 수원지역, 야당의원 당선 가능성 낮아

- 무공천을 철회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기초의원선거는 공천이 폐지되는 게 맞다고 생각하는데, 여성의 정치 진출을 생각하면 굉장히 어려운 문제다. 여성의 입장에서 무공천을 찬성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여성의원이 30%가 안 되는 상황에서 공천을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 기초의원 비례대표 출마도 생각하는 것으로 아는데?
"비례대표로 출마하는 것도 같이 고려하고 있다. 하지만 제가 되고 싶어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서 비례와 지역구를 같이 준비하고 있다. 비례대표는 무공천이 되면서 본격적으로 생각하게 됐다. 야권은 후보가 난립하면서 당선 가능성이 낮아지고 있기 때문에 비례대표를 통해서 의회에 진출하는 방법도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비례대표는 여성공천을 최소한 보장하고 있기 때문에 (당선) 가능성이 높지 않나."

장 예비후보는 "수원여성회에서 20여 년 동안 활동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여성들을 위한 정책을 시정에 반영하기 위해 노력할 생각"이라며 "주민들과 의견을 나누고 소통을 통해서 합의해가는 과정을 거쳐 의정활동을 하겠다"고 주장했다.

장 예비후보는 "지역에서 거는 기대가 높아 부담감이 상당히 높다"며 "최선을 다해서 노력한다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여성의 정치 세력화는 끊임없이 얘기했는데 선거를 해본 경험이 없어 좌충우돌하고 있다. 선거가 끝나면 결과와 상관없이 후배 여성정치인들을 키우기 위한 준비를 어떻게 할 것인지 알 수 있을 것 같다. 그 경험을 바탕으로 4년 뒤를 준비하게 될 것 같다."


#장정희#지방선거#수원#무공천#수원여성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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