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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과 친구들의 목숨을 구한 것은 한 아버지의 적절한 상황 판단이었다.

단원고 학부모인 장동원씨는 4월 16일 오전 8시 50분 수학여행을 떠난 딸의 전화를 받았다. 친구들과의 여행을 설레 하며 집을 떠났던 딸의 목소리는 급박했다.

"아빠! 배가 기울고 컨테이너가 떠다녀!"

장씨는 딸을 진정시키고 전화를 끊은 후 해양경찰 전화번호를 찾았다. 9시가 넘자 딸은 재차 전화를 걸어왔다. 배에 물이 들어오고 있는데 선내 방송에서는 가만히 있으라는 말 뿐이라는 설명이었다.

14일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장씨는 "그 때 내가 딸에게 그랬다, 당장 친구들과 갑판으로 올라가라고"라고 말했다.

전화를 끊은 딸은 방 안에 있던 캐비닛에서 구명조끼를 꺼내 친구들과 나눠 입었다. 그의 숙소는 세월호 4층 선미 왼쪽 플로어룸인 SP-1이었다. 갑판으로 올라가기 위해서는 우선 방을 나서야 했지만, 이미 배가 왼쪽으로 기울어져 여학생들에게는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장씨는 "딸이 체력이 좋으니까 먼저 올라가서 다른 친구들을 끌어올려줬다고 들었다"면서 "친구들을 끌어올리느라 힘이 빠져서 자신은 가장 나중에 탈출했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숙소를 빠져나온 장양과 친구들은 4층 배 뒷부분 갑판을 지나 아래쪽 바다로 뛰어들었다. 이후 어선으로 구조됐다.

수학여행에 참가한 단원고 2학년 학생 중 구조된 학생의 비율은 전체의 23%에 불과했다. 반면 장양이 속한 단원고 2학년 1반 학생들은 이번 사고에서 절반 넘게 살아 돌아왔다. 아버지의 말 덕이었다. 당장 나와서 올라가라는.



#세월호#4월 16일#단원고#플로어룸#생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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