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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과 즐거운 술자리가 끝난 후 계산대 앞. 모두 6만5000원이 나왔다. 계산해보니 각자 1만3000원씩 내면 된다. 지갑을 뒤적이더니 한 명은 현금이 없다고 한다. 또 다른 한 명은 5만 원짜리 지폐밖에 없다고 말한다. 결국 A씨가 카드를 꺼내 계산한다. 친구들은 하나같이 얘기한다. "내일 꼭 줄게"

앞으로 이런 변명은 통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톡(카톡) 친구라면 즉석에서 돈을 보낼 수 있는 서비스가 나오기 때문이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톡을 통해 메시지를 보내듯 간편하게 돈을 주고받을 수 있는 스마트폰 전자지갑 '뱅크월렛 카카오'(bank wallet kakao, 아래 뱅카)가 오는 9월 출시될 예정이다.

뱅카는 우리·국민·신한·기업 등 15개 은행과 금융결제원이 만든 뱅크월렛에 카톡을 연동해 개발한 애플리케이션이다. 이 앱은 50만 원까지 충전이 가능하며 카톡 친구들에게 최대 10만 원까지 송금할 수 있다. 또 인터넷쇼핑몰이나 NFC(근거리무선통신) 단말기가 설치된 매장에서 최대 30만 원을 결제하는 기능을 제공할 예정이다.

사용은 간단하다. 뱅카 앱이 출시되면 스마트폰에 설치하고 자신의 은행계좌를 등록하면 된다. 1기기에 1계좌가 허용되며 돈을 보내는 사람과 받는 사람 모두 뱅카에 가입돼 있어야 사용이 가능하다. 뱅카에서 ATM 카드를 설정하면 CD·ATM에서 출금도 가능하다.

카카오 커뮤니케이션팀 관계자는 "통신수단인 카카오가 금융권과 협약해서 새로운 서비스를 고객들에게 제공하는데 의의가 있다"며 "새로운 지급결제수단으로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업계에서는 뱅카가 밥값을 나눠 내거나 경조사비 또는 회비 송금 등에 쓰여 새로운 결제시장을 개척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금융결제원 "19세 이상만 송금하도록"... 은행은 반발

 카톡을 통해 간편하게 돈을 주고받을 수 있는 스마트폰 전자지갑 '뱅크월렛 카카오'(bank wallet kakao, 아래 뱅카)가 오는 9월 출시될 예정이다.
 카톡을 통해 간편하게 돈을 주고받을 수 있는 스마트폰 전자지갑 '뱅크월렛 카카오'(bank wallet kakao, 아래 뱅카)가 오는 9월 출시될 예정이다.
ⓒ 카카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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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 서비스를 주관하는 금융결제원은 뱅카 출시를 앞두고 다른 고민에 빠졌다. 불량 청소년들이 다른 학생들의 돈을 빼앗는 데 간편한 송금기능을 악용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뱅카는 자신의 은행계좌를 등록할 때 처음 1회만 본인인증을 하면 그 뒤로는 비밀번호를 누르는 것만으로 간편하게 현금을 보낼 수 있다.

기존에 인터넷뱅킹을 이용할 때 컴퓨터나 모바일 공인인증서 로그인과 보안카드번호 입력 등 복잡한 절차를 거치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이 때문에 자칫 불량 청소년들이 손쉽게 돈을 빼앗는 용도로 쓰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금융결제원은 19세 미만 청소년들에게 뱅크월렛 카카오의 송금기능 사용을 제한하는 방향으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금융결제원 관계자는 "당초 14세 이상이면 누구나 사용 가능하도록 제도가 되어 있지만 돈을 보내는 송금기능에 대해선 19세 미만은 제한하는 쪽으로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돈을 받는 것은 문제가 없지만 혹시나 소액으로라도 갈취당할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서"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은행쪽의 입장은 달랐다. 송금 이력이 카톡 메시지로 전송될 뿐 아니라 누구에게 보냈는지 계좌 흔적이 남기 때문에 악용될 가능성이 적다는 것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소위 일진학생들은 현금이나 티머니 같은 무기명의 금품을 갈취했다"며 "그러나 (뱅카는) 송금 및 입금 내역이 모두 기록돼 오히려 갈취를 했을 경우 추적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뱅카는 오는 9월 출시를 앞두고 있다. 당초 7월부터 서비스를 시작하려고 했지만 금융감독원의 보안성 심의를 이유로 미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뱅크월렛 카카오#금융결제원#카톡 송금#우리은행#신한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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