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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력'하면 뭔가 특별하고 유별난 것이라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얼마든지 일상에서 만나는 것들로 창의력을 길어 올릴 수 있다는 이가 있다. '꿈다락 토요문화학교'의 주강사로 활약하는 장순천(귀촌 11년차 주부)씨를 지난 22일 일죽 작은도서관 시청각실에서 만났다.

집중하는 아이들 지금은 수업에 집중하는 아이들과 장순천씨다. 아이들은 자유로운 자세로 집중하고 있다.
▲ 집중하는 아이들 지금은 수업에 집중하는 아이들과 장순천씨다. 아이들은 자유로운 자세로 집중하고 있다.
ⓒ 양재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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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시골 아이들, 창의력 세계를 만나다.

경기문화재단에서 지원한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프로젝트 덕분에 안성시골(일죽면) 아이들에게도 창의력의 세계가 주어졌다. 앞으로 4달 동안 일죽면 아이들에겐 재밌고 창의적인 세계가 펼쳐질 예정이다. 이미 지난 4달 동안 죽산면 아이들 40여명에게 선사된 바 있는 세계이기도 한다.

앞으로 펼쳐질 세계? 그건 바로 '목금토의 세계'다. '목금토'란 바로 '나무, 금속, 흙'을 말한다. 이름 하여 '목금토 생태미술'이다. 그렇다. 아이들과 엄마들이 '나무와 금속과 흙'을 만나 창의적인 세계를 열어가는 것이 앞으로 4달 동안 그들이 수행할 미션이다.

"창의적이라고 말하면 무언가 색다른 소재와 아이템이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은 얼마든지 일상에서 만나는 소재와 아이템으로도 가능하죠. 앞으로 아이들과 만날 소재들은 학교미술시간에서도 흔히 다룬 것입니다."

톱 켜기 아이들도 자신의 작품을 만들기 위해 톱으로 나무를 자른다. 아이들은 이런 경험을 정말 좋아한단다. 책 100권 읽는 것보다 이런 경험이 더 소중하다고 장순천씨는 강조한다.
▲ 톱 켜기 아이들도 자신의 작품을 만들기 위해 톱으로 나무를 자른다. 아이들은 이런 경험을 정말 좋아한단다. 책 100권 읽는 것보다 이런 경험이 더 소중하다고 장순천씨는 강조한다.
ⓒ 양재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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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의 세계', 아이들은 창조자가 된다.

목(나무)의 세계 입구에서 아이들은 일죽 지역 망이산성을 찾게 된다. 지역에 있어도 평소 잘 가보지 않는 곳이다. 이때만큼은 엄마와 아이들이 소풍 가는 마음이다. 가서 맨발로 산성의 흙을 밟아본다. 주변의 나무들을 관찰하고, 향기를 맡아본다. 충분히 나무와 교감하는 시간이다.

이렇게 함으로서 아이들은 앞으로 수업시간에 만날 나무를 온몸으로 만나게 된다. 단지 자신들이 앞으로 창작할 작품의 도구로서 나무를 대하는 게 아니라 하나의 생명체로 대하게 된다. 그렇게 나무를 대한 아이들은 나무로 작품을 만들면 자신의 혼을 담게 된다.

나무로 나무 붓을 만드는 체험은 아이들에게 색다른 체험이 된다. 아이들이 직접 만든 나무 붓으로 한지에 그림을 그릴 땐, 아이들도 순간 묘한 기쁨에 휩싸인다. 그동안 문방구에 가서 구입한 붓과 종이로만 그림을 그렸던 아이들에겐 색다른 경험일 수밖에 없다.

순천씨는 "아이들이 직접 대패질을 하고 톱질을 할 때, 아이들은 무척 경이로워 한다"며 "이런 경험이야말로 책 100권을 읽는 것보다 더 좋은 것이라 생각 한다"며 웃는다.

흙놀이 흙과 노는 아이들. 이 속에서 아이들은  흙과 친해지고 교감을 한다. 이 경험과 느낌이 고스란히 작품 속에 나타날  것이다.
▲ 흙놀이 흙과 노는 아이들. 이 속에서 아이들은 흙과 친해지고 교감을 한다. 이 경험과 느낌이 고스란히 작품 속에 나타날 것이다.
ⓒ 양재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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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1학년이 작품 위해 3 시간을 완전 집중해요"

우선 이 '금의 세계'의 입구에 서면 아이들과 엄마들은 음성 철 박물관을 찾아간다. 주변의 자원과 소재들을 충분히 활용하는 거다. 거기서 다양한 금속들을 만나면서 아이들은 금속에 대해 존중하는 마음이 생기기 마련이다. '쇳덩이에 불과하다'는 마음은 찾아보기 힘들게 된다.

깜깜한 교실에서 철을 만지고, 느끼고, 냄새를 맡아 본다. 우리 주위에 흔한, 그래서 어쩌면  쉽게 생각할 수 있는 철이 아닌 '철 그 자체'를 느껴보는 시간이다. 그렇게 느낀 느낌은 곧이어 아이들의 작품으로 표현 된다. 아무 느낌 없이 철을 사다가 만든 작품과 차원이 다를 수밖에 없다.

동판에 있는 밑그림을 토대로 예리한 못으로 선을 따라 눌러서 만드는 작품. 그 작품은 고도의 집중력을 요한다. 선 하나를 표현해내기 위해 수십 번에서 수백 번의 손이 간다. 순천씨는 "자신의 작품을 만들어 가지려고 초등학교 1학년 아이가 3시간 동안 집중해서 작품을 만드는 것을 보고 내가 오히려 아이에게 배웠다"고 강조한다.

때론 철을 부식해서 녹이고 붙여 칠보공예를 해본다. 구리판과 철사 등의 재료로 아이들이 모둠별로 공동작품을 만들어 본다. 여기에서 '더불어 사는 세상'을 설교하지 않아도 아이들은 몸으로 체득하게 된다. 함께 뭔가를 해냈다는 뿌듯함을 공유하게 된다.

한택식물원에서 목금토 각각의 세계의 입구에서면 반드시 현장을 체험한다. 자신들이 다룰 소재들을 만나 느끼고 체험하고 교감해야 진정성 있는 작품이 나오기 때문이다.  작품을 차치하고라도 이 자체가 즐거움이다.
▲ 한택식물원에서 목금토 각각의 세계의 입구에서면 반드시 현장을 체험한다. 자신들이 다룰 소재들을 만나 느끼고 체험하고 교감해야 진정성 있는 작품이 나오기 때문이다. 작품을 차치하고라도 이 자체가 즐거움이다.
ⓒ 양재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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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내가 만든 그릇으로 물 마실래요"

'토의 세계'초입에서도 역시 깜깜한 교실에서 흙을 느끼는 시간이 있다. "산만한 아이에겐 딱딱한 흙이 어울리고, 차분한 아이에겐 부드러운 흙이 어울린다"고 귀띔 해주는 순천씨. 아이들은 자신의 성향에 맞춰 다양한 느낌의 흙을 만나게 된다.

"흙을 만지면서 아이들은 정서적으로 안정감을 느낀다. 그건 치유의 시간이 된다"는 순천씨는 미술 심리치료사이기도 하다. '힐링의 메커니즘'을 누구보다 잘 아는 순천씨는 "아이들이 흙과 교감하면서 힐링 되는 것을 본다"며 뿌듯해 한다.

흙으로 아이들이 직접 국그릇과 밥그릇을 만들어 보는 건 또 다른 즐거움이다. 아이들은 마치 자신들이 도예가가 된 것처럼 오랜 시간 집중하여 작품을 만들어낸다. "선생님. 내가 만든 그릇으로 물 마실래요"라며, 자신의 작품에 애착을 가지는 아이들은 순천씨에겐 또 다른 자랑이다.

장순천씨 장순천 씨는 "생각만 바꾸면 평범한 일상 속에서 얼마든지 창의력을 길어 올릴 수 있다"고 강조한다. 그것이 오히려 더 창의적일 수 있다는 말도 덧붙인다.
▲ 장순천씨 장순천 씨는 "생각만 바꾸면 평범한 일상 속에서 얼마든지 창의력을 길어 올릴 수 있다"고 강조한다. 그것이 오히려 더 창의적일 수 있다는 말도 덧붙인다.
ⓒ 송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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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 마지막 날, 자신들이 만든 '목금토 작품'들이 도서관에 전시되면, 아이들의 보람은 극에 달한다. "아이 한 사람이 만든, 또는 공동으로 만든 작품이 전시되어 사람들에게 보여 질 때, 아이들보다 더 뿌듯해 하는 사람은 오히려 나"라고 순천씨는 말한다. 어쨌거나 이런 수준 높은 수업을 안성 시골 아이들에게 나눠주고 있다니 그저 고마울 따름이다.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목금토 생태미술'
기간  :  2014.8.23.~12.13 매주 토요일 오후 2시~5시
장소 : 일죽 작은도서관 시청각실
대상 : 초등학생과 초등학생 학부모
참가비 : 무료
수강문의 : 031-671-7941, 010-3182-7172

덧붙이는 글 | 위의 기사는 장순천씨와의 인터뷰(지난 4개월 동안 진행된 죽산면 목금토 생태미술학교 중심으로 )를 바탕으로 작성된 것이다.



#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목금토 생태미술#양재석#장순천#안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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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에서 목사질 하다가 재미없어 교회를 접고, 이젠 세상과 우주를 상대로 목회하는 목사로 산다. 안성 더아모의집 목사인 나는 삶과 책을 통해 목회를 한다. 그동안 지은 책으로는 [문명패러독스],[모든 종교는 구라다], [학교시대는 끝났다],[우리아이절대교회보내지마라],[예수의 콤플렉스],[욕도 못하는 세상 무슨 재민겨],[자녀독립만세]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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