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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은 팀플을 싫어한다

열심히 하는 사람과 안 하는 사람이 정해져 있는데 점수는 똑같이 받는다.
3학년 A양은 "팀플은 누구랑 하느냐에 따라 다른 것 같다"며, 팀플을 짤 때마다 프리라이더(무임승차자) 가 있을까봐 조마조마해 한다.

프리라이더는 갑작스러운 연락두절, 성의 없는 자료조사, 온갖 핑계로 참석하지 않으며 팀원들에게 피해를 준다. 말만 팀플일 뿐이지, 지금의 대학생 팀플은 개인의 합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두 종류의 프리라이더

기자는 프리라이더를 두 종류로 나누어 보았다. 첫째는 평소 우리가 알고 있는 'SNL 조별과제 잔혹사 편'의 김슬기처럼 애초에 무개념이고, 무책임한 경우다. 이들은 보통 '인격파탄자'로 그려진다. 둘째는 아르바이트, 스펙 등에 시간을 쫓기다보니 팀플을 뒷전으로 두는 경우이다. 이들은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프리라이더의 길에 접어들게 된다.

"개개인의 사정이 많아요. 물론 없는 사람도 없지만요. 다 서로 배려하면서 해야 하는 건데, 모이려고 날을 잡으려고 하면 아 나는 이때 안 되고, 이때 뭐 하고 하면서 각자의 일을 더 우선시해요. 그리고 대학생들은 아르바이트 많이 하잖아요. 아르바이트 때문에도 그렇고, 취업준비생이면 스펙 쌓느라 바쁘고, 다들 이것저것 할 게 많아 보여요. 그래서 팀플은 뒷전이 되어 버리는 거죠."

그들이 프리라이더가 되는 이유

사실 우리 주변엔 후자의 프리라이더가 더 많지 않을까. 지금 대학생을 둘러싸고 있는 환경을 보면 학업에만 온전히 집중할 수 없다. 등록금과 생활비를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해야 하고, 취업 준비를 하기 위해 스펙을 쌓아야 한다.

 올해 전국 4년제 일반대학의 1인당 연평균 등록금이 약667만원으로 나타났다. 최저시급 5,580원 아르바이트로  약1197시간 일을 해야 등록금을 벌 수 있다.
 올해 전국 4년제 일반대학의 1인당 연평균 등록금이 약667만원으로 나타났다. 최저시급 5,580원 아르바이트로 약1197시간 일을 해야 등록금을 벌 수 있다.
ⓒ 김수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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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들은 등록금, 주거비, 교재비, 교통비 등으로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학생 한 달 생활비는 평균 40만 9000원이다. (알바천국, 2015년) 부모님의 지원을 받지만 눈치가 보여 아르바이트로 용돈을 번다. 아르바이트로 한 달 생활비를 충당하려면 최저시급 5580원으로 한 달, 74시간 일해야 한다.

대학생은 보통 한 학기에 18학점, 6과목을 듣는데 한 과목 수업 시간이 평균 3시간이다. 그렇게 한 달 동안 듣는 수업 시간도 총 74시간이다. 공부하는 만큼 아르바이트를 해야 하는 셈이다. 그리고 올해 전국 4년제 일반대학의 1인당 연평균 등록금이 약667만 원으로 나타났다. 이 역시 최저시급 5580원 아르바이트로 번 돈을 단 한 푼도 쓰지 않고, 약 1197시간 일을 해야 등록금을 벌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대학생들은 온전히 학업에 자신의 시간을 사용하기 어렵다.

 학교에 있는 시간보다 학원에 있는 시간이 더 많은 대학생
 학교에 있는 시간보다 학원에 있는 시간이 더 많은 대학생
ⓒ 김수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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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취업실업률, 취업난이 극심한 요즘. 대학생의 생활에서 스펙을 쌓는 시간을 빼놓을 수 없다. 토익과 자격증 등 기업이 필요로 하는 스펙을 채우기 위해 학교에 있는 시간 보다 학원에 있는 시간이 더 많다.

우리는 매 순간 최선의 선택을 해야 한다. 무수한 선택 중 결국은 본인에게 가장 중요하고, 급한 순서대로 우선순위를 정하게 된다. 지금의 대학생들은 한 번의 선택을 잘 못하면, 그것을 다시 복구할 수 있는 기회나 시간이 여의치 않다. 아르바이트를 하지 않으면 대학생활을 하기 힘들고, 학교 다니면서 스펙을 쌓지 않으면 취업이 어려워 벼랑 끝에 몰리니 선택을 치열하게 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환경에서 대학생들이 아르바이트와 스펙을 선택하는 순간 팀플은 우선순위에서 밀려 버리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 해당 학생은 팀플의 가장 꼴불견인 프리라이더가 된다.

프리라이더가 없는 팀플을 위해

분명 프리라이더의 무책임함은 질타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프리라이더 문제가 단순히 개인의 인격문제가 아니라 학업에만 온전히 집중할 시간이 없는 것이 문제라면, 그것들을 보장해야 할 방법을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아르바이트를 안 할 수 있게 경제적인 부분을 지원해주거나, 스펙을 지금처럼 쌓지 않아도 취업을 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면 어떨까. 아르바이트와 스펙에 치이는 삶이 아닌 학교 수업에 온전히 전념할 수 있는 사회가 된다면 프리라이더로 팀플에 학을 떼는 지금의 세태는 어느 정도 사라지지 않을까. 프리라이더 없는 팀플을 상상해본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http://monthlyuniv.tistory.com와 facebook.com/gobaluniv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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