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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숙인 새누리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0대 국회 새누리당 당선자 워크숍에서 당선자들이 고개숙여 인사하고 있다.
▲ 고개숙인 새누리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0대 국회 새누리당 당선자 워크숍에서 당선자들이 고개숙여 인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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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보강: 26일 오후 4시 54분]

"계파와 정파에 매몰된 작은 정치를 극복하고, 민심을 존중하는 '민심정치'를 펼쳐나가겠습니다."

새누리당이 26일 국회에서 열린 20대 국회 당선자 워크숍에서 내놓은 결의문의 일부다.

새누리당은 이를 통해 "사죄의 반성의 자세로 '변모일신(變貌日新)'을 위한 결연한 자리에 섰다"라며 "4.13 총선에서 민심은 갈등과 분열된 정치를 심판했다"라고 밝혔다. 또 "새누리당은 통렬한 반성을 하며 국민의 입장에서 당을 쇄신하고 변화시켜나가겠다"라면서 "성난 민심의 회초리를 거두고 닫힌 마음을 열 수 있도록 진정성이 담긴 행동으로 실천하겠다"라고 다짐했다.

사실상 '반성문'이었다. 새누리당 당선자 전원은 워크숍 시작 때도 모두 일어서 90도로 허리를 굽히며 사과하는 '퍼포먼스'를 하기도 했다. 그러나 비공개로 3시간 동안 진행된 총선 참패 관련 토론회에서는 이 같은 '반성문'이 무색한 풍경이 이어졌다.

친박 2선 후퇴론 VS 김무성 책임론

당선자 워크숍 참석한 서청원-원유철 새누리당 대표권한대행인 원유철 원내대표와 서청원 의원이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0대 국회 새누리당 당선자 워크숍에 참석하고 있다.
▲ 당선자 워크숍 참석한 서청원-원유철 새누리당 대표권한대행인 원유철 원내대표와 서청원 의원이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0대 국회 새누리당 당선자 워크숍에 참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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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선자 워크숍 참석한 최경환 새누리당 최경환 의원이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0대 국회 새누리당 당선자 워크숍에 참석하고 있다.
▲ 당선자 워크숍 참석한 최경환 새누리당 최경환 의원이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0대 국회 새누리당 당선자 워크숍에 참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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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배 책임론을 두고 친박·비박 간 날카로운 설전이 벌어졌다.

비박 성향의 이종구 당선자(서울 강남갑)는 '진박(진실한 친박) 마케팅'에 집중했던 최경환 당선자(경북 경산)을 향해 "3보1배를 하든 삭발을 하든 말만 하지 말고 행동으로 사죄하라"라고 주장했다. 서울시당 위원장인 김용태 당선자(서울 양천을)는 "(친박 측이) 선거를 앞두고 차마 입에 올릴 수 없는 작태를 국민과 당원에게 보여줬다, 모든 것을 내려놓고 폐허 위에서 국민의 명령에 따라 새누리당을 다시 세우자"라고 주장했다. 사실상 '친박 2선 후퇴론'을 주장한 것이다.

반면, 친박 측은 '김무성 책임론'으로 맞섰다. 친박 김태흠 당선자(충남 보령·서천)는 이날 워크숍 중 기자들과 만나, "당원들이 생각할 때 (총선 패배의 책임은) 첫 번째가 김무성 전 대표, 두 번째가 이한구 전 공천관리위원장, 세 번째가 유승민 무소속 의원, 네 번째가 최경환 의원"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권성동 당 전략기획본부장이 토론 전 발표한 '총선 패인 분석 및 지지 회복 방안' 보고서에서 공천파동 등 계파갈등과 관련, "권력을 사유화하거나 남 탓만 하는 오만함 등 잘못된 (당내) 행태를 일소해야 한다"고 강조했음에도 똑같은 장면이 반복된 셈이다.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0대 국회 새누리당 당선자 워크숍에서 당선자들이 성실한 의정활동에 대한 약속과 함께 변화와 쇄신에 대한 각오를 밝히는 반성 결의문을 낭독하고 있다.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0대 국회 새누리당 당선자 워크숍에서 당선자들이 성실한 의정활동에 대한 약속과 함께 변화와 쇄신에 대한 각오를 밝히는 반성 결의문을 낭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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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당내 계파 갈등 분출을 우려해 제기됐던 차기 원내대표 합의 추대론은 사라졌다. 앞서 당 일각에서는 차기 원내대표가 당의 위기 상황을 수습하고 차기 지도부를 선출하는 전당대회까지 관리하는 점을 감안해 계파 간 세 대결을 벌이는 경선이 아닌 합의 추대 형식으로 선출돼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이는 "추대할 사람이 없다"는 여론에 부딪히며 무산됐다. 이에 새누리당은 선거관리위원장에 4선의 신상진 당선자(경기 성남중원)를 임명하고 내달 3일 차기 원내대표 경선을 진행하기로 했다.

현재 차기 원내대표 후보로 거론되는 이들은 모두 6명이다. 친박 쪽에선 유기준(부산 서·동구)·홍문종(경기 의정부) 당선자가, 비박 쪽에선 김재경(경남 진주을)·김정훈(부산 남구갑)·나경원(서울 동작을)·정진석(충남 공주부여청양) 당선자가 거론되고 있다.

새누리 화합 워크숍? 여전한 책임 공방
일부 당선자들은 3시간 동안 이어진 비공개 토론 중 기자들을 만나 총선 패인과 수습 방향, 그리고 당내 논의 상황 등을 밝혔다. '친박 2선 퇴진론'과 '김무성 책임론'이 맞붙고, 차기 원내대표 선출 방식에 대한 당선자들의 의견을 다음과 같이 정리했다.

홍문종 (친박)
"(원내대표 경선은) 추대로할 수 있으면 좋은데, 그게 잘 안 될 것 같아 걱정이야. 당이 추대를 (굳이) 안 해도 건강한 모습으로 국민께 비춰질 수 있다고 생각하기도 해. 정당이라는 게 의견이 다르고, 접근 방법이 다른 사람이 있는데... (총선 참패 친박 책임론에 대한) 토론은 갑론을박이지. 모든 사람이 책임져야한다는 거야. 김무성 대표가 책임져야지 왜 친박이 책임지냐는 의견도 있고. 전반적인 분위기는 내탓네탓을 하진 않아."

정진석 (비박)
"제가 먼저 (원내대표) 하겠다고 나선 게 아니잖아. 밖에서 나서달라고 요청해서 분위기가 조성된 거니까. 많은 분 말씀 듣고 며칠 사이 결정해야 하지 않을까... 나 아니면 꼭 안 된다는 생각은 안 하고 있어. (원내대표 선출은) 결국 투표로 가지 않겠어?"

나경원 (비박)
"(선출 방식 토론이 이어지고 있는 건) 본질은 계파 갈등으로 가선 안 된다는 데 있다. 원내대표 선거를 두고, 친박과 비박 간 계파 갈등이 없어져야 한다는 것. 아시다시피 전 항상 중립으로 분류된 사람이잖아. 많은 분으로부터 그래서 원내대표 이야기가 나온게 아닐까... (새누리당 혁신은) 국민과 대중의 눈높이에서 이야기해야 한다고 생각해."

김태흠 (친박)
"김무성 대표는 당 대표가 아닌가. 선거가 뭔가. 정당 입장에선 전쟁 아닌가. 새로운 정책을 국민에게 제시하고, 새로운 인재를 영입해서 국민에게 선보여 평가 받는, 그런게 100% 없었잖아. 또 상향식 공천을 그렇게 고수했는데, 전제 조건 두 가지(오픈프라이머리 도입과 6개월 전 국회의원 및 원외위원장 기득권 내려놓기)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그런 공천을 고집하는 것, 얼마나 우매한가. 또 틀린 여론조사를 가지고 후보를 선정했지 않나. 당 대표로서 얼마나 무책임한 행동을 했나. 야반도주를 한 거 아닌가."

(새누리당혁신모임은) 선거 끝나자마자 상처난 당에 책임론을 이야기하면서, 총질이나 하는 꼴이다. 무슨 쇄신인가. 쇄신파 주도한 사람들이 어떤 사람들인가. 18대 국회 말 국회선진화법 주도한 사람들이다. 그 법 주도해서 4년 내내 국정 발목 잡히게 한 거에 대한 원죄가 있는 이들이, 지금 누굴 비판하는 건지... 당 대표가 그림을 잘못 그리는 상황 속에서, 또 옥새 파동을 일으켰다. 그게 할짓인가? 그림 자체를 망가뜨린거다. 그런데 지금 누가 책임론을 전가하나. 김무성 대표 언저리 주변에서 (당 대표가) 올바로 가지 않는데 조언은 해주지 않고 덩달아 부화뇌동한 것 아닌가."



#새누리당#당선자 워크숍#친박#총선 패배#책임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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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입사. 사회부·현안이슈팀·기획취재팀·기동팀·정치부를 거쳤습니다. 지금은 서울시의 소식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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