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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일 오후 4시 30분쯤 울산 동구 일산해수욕장 앞 도로에서 노동계와 시민사회가 조선산업 구조조정 저지를 위한 걷기대회를 하고 있다
 11일 오후 4시 30분쯤 울산 동구 일산해수욕장 앞 도로에서 노동계와 시민사회가 조선산업 구조조정 저지를 위한 걷기대회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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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울산에 조선산업 위기에 따른 구조조정 열풍이 강하게 불고 있다. 울산 동구에서 11일 오후 '구조조정 저지'를 내건 집회와 거리행진이 있었다.

11일 오후 4시, 일찍 찾아온 더위를 피해 피서객이 물놀이를 하던 울산 동구 일산해수욕장 해변가에는 지역 노동계와 시민사회단체 회원 등 수백명이 모였다. 대량해고 위기에 처한 현대중공업 원·하청노동자들을 지원하기 위한 자리였다.

이날 행사에는 민주노총 울산본부와 진보단체, 현대자동차노조 등 민주노총 산하 사업장노조, 이지역 김종훈 국회의원 등이 참여했다. 이들은 "조선산업 구조조정을 막지 못하면 박근혜 대통령의 말처럼 전국적으로 전 산업에 걸쳐 구조조정이 진행될 것"이라면서 "조선 노동자들과 끝가지 함께 하겠다"고 결의했다.

하지만 이날 걷기대회와 이에 앞서 열린 집회에는 막상 대량 해고위기에 직면한 당사자인 현대중공업노조 조합원과 하청노동자의 수는 미미했다.

조선산업 구조조정 막기 위해 거리행진 "구조조정 중단하라"

 11일 오후 4시 울산 동구 일산해수욕장에서 조선산업 구조조정 저지를 위한 노동계와 시민사회의 집회가 열리고 있다
 11일 오후 4시 울산 동구 일산해수욕장에서 조선산업 구조조정 저지를 위한 노동계와 시민사회의 집회가 열리고 있다
ⓒ 박석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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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조정 저지 걷기대회에 앞서 울산 동구 일산해수욕장 해변가에서 집회가 열렸다. 이 집회에서 최용규 민주노총 울산본부 수석부본부장은 정부의 조선산업 구조조정 정책을 비판하면서 현대중공업 원·하청 총고용 보장을 촉구했다.

그는 "구조조정은 조선산업으로만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IMF때)현대차 정리해고 구조조정 저지 투쟁을 벌일 당시를 똑똑히 기억한다. 정부는 이후 전국적으로 노동자들을 짓밟았다"면서 "쌍용차 정리해고 때도 28명의 노동자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상기했다.

그러면서 "4·13 총선 후 우리는 희망을 찾았고 자심감을 회복했다"면서 "조선산업 구조조정을 여기서 막지 못하면 전국에서 (기업들이)이를 우려 먹을 것이다. 노동자와 시민의 힘으로 이를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87노동자 대투쟁이 벌어졌던)여기에서 다시 87노동자대투쟁을 만들자"고 호소했다.

임상호 울산진보연대 상임대표도 "조선산업 구조조정에 맞서 노동자들이 삶의터를 지켜나갈때까지 끝까지 함께 할 것을 약속한다"고 했다.

이 지역 국회의원인 무소속 김종훈 의원은 "국회의원이 되고 서울에 가보니 많은 노동자들이 투쟁을 하고 있더라, 이나라 이땅에 왜 이리 아픔이 많은가"라면서 "울산 동구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서울에서 열린 조선산업 관련 토론회에 참가하니 모두가 '조선산업은 사양산업이 아니다'고 말하더라"면서 "위기를 빙자한 구조조정은 조선산업을 살리는 것이 아니라 죽이는 것이다. 본질과 의도를 따져야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김종훈 의원은 "현재 야당이 구조조정과 관련한 특위를 약속하지만 막상 노동자들은 쫓겨나고 있다"면서 "국회로 가서 특별법을 제안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해고는 살인이다, 구조조정 즉각 중단하라"

 11일 오후 4시 30분쯤 울산 동구 일산해수욕장 앞 도로에서 노동계와 시민사회가 1개 차선을 점유해 조선산업 구조조정 저지를 위한 걷기대회를 하고 있다
 11일 오후 4시 30분쯤 울산 동구 일산해수욕장 앞 도로에서 노동계와 시민사회가 1개 차선을 점유해 조선산업 구조조정 저지를 위한 걷기대회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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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회를 마친 참가자들은 1개 차선을 차지하며 울산 일산해수욕장에서 현대중공업 정문까지 약 4km를 행진했다. 이들은 시민들에 구조조정 저지에 동참해 줄 것을 호소했다. 이들은 행진하며 '해고는 살인이다, 구조조정 즉각 중단하라', '현대중공업은 구조조정 중단하고 총고용보장하라', '박근혜 정부는 노동자 희생 강요하는 구조조정 즉각 중단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한편 이날 걷기대회에 현대중공업 노동자들의 참여가 미미한 것에 대해 민주노총 김정아 국장은 "사전에 걷기대회 일정을 통보했지만 아직 내부 사정이 여의치 않은 것 같다"면서 "시민사회와 노동계가 이들에게 힘을 실어주는 차원의 대회였다"고 밝혔다.

현대중공업에는 1만7천여 명의 정규직노조 조합원과 4만여 명의 하청노동자들이 일하고 있다. 하지만 하청노조에 가입한 조합원 수는 전체 하청노동자 대비 극소수에 그치고 있다.

이를 두고 시민사회 등은 노조에 가입하면 회사측이 불이익을 주거나 블랙리스트에 올리는 등으로 하청노동자들이 불안감을 가지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미미한 수에 그치는 현대중공업 하청노조 가입율과 현대중공업 원·하청 노동자들의 이날 구조조정 저지 대회의 낮은 참여율은 많은 점을 시사한다. 자신의 권리를 찾는 주체는 결국 자신이라는 점에서다. 조선산업 구조조정에 대응하는 당사자들과 옆에서 도와주는 시민사회 등의 모습이 대비되는 모습이다.


#현대중공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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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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