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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이 대국민담화를 발표한 가운데, 정의당 노회찬 원내대표(창원성산)는 "박근혜 대통령의 담화는 '피해자 코스프레'"라며 "박 대통령은 '피해자'가 아닌 '피의자'이며, 진짜 피해자는 국민들이다"고 했다.

노 의원은 이날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발언과 보도자료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노회찬 의원은 "현재까지 언론에 보도된 사실만 종합해 보더라도,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 제3자뇌물수수죄와 공무상비밀누설죄 혐의가 있다"고 밝혔다.

노회찬 의원은 "저는 10월 21일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대통령이 미르재단 설립과정에서 출연금을 강제모금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미르재단 설립자금이 '기업의 선의에 의한 출연금'이라고 주장하는 대통령은 '죄의식 없는 확신범'이라고 발언한 바 있다"며 "이때 많은 여당 의원들이 반발했으나, 이후 언론 보도로 대통령의 '피의사실'이 더욱 분명하게 드러났다"고 했다.

이어 "언론 보도에 따르면, 검찰 수사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7월 24일 대기업 총수 17명을 청와대로 불러 오찬간담회를 하면서 '한류 확산을 위한 재단 설립'을 제안한 뒤, 7명의 대기업 총수를 따로 독대한 정황이 밝혀졌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노 의원은 "실제로 대기업 총수들이 대통령의 요구에 따라 미르재단에 자금을 지원한 것이라면, 박근혜 대통령은 제3자 뇌물수수죄의 피의자"라고 주장했다.

 정의당 노회찬 의원.
 정의당 노회찬 의원.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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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태우·전두환 전 대통령 사건을 언급했다. 노 의원은 "대법원은 노태우·전두환 전 대통령의 뇌물 사건에서 대통령은 정부의 수반으로 기업체들의 활동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지위에 있으므로, 기업이 자금을 제공한 취지가 경제정책 등의 집행에 있어서 영향력을 행사하여 달라는 데에 있었다면, 자금이 개개의 직무행위와 대가적 관계에 있지 않고, 대통령이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았더라도 뇌물임이 인정된다며 '포괄적 뇌물죄'의 법리를 제시했다"고 지적하면서 "충분히 대통령이 제3자뇌물수수죄를 저질렀다고 볼 수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나아가 노회찬 의원은 "법원은 반드시 범죄를 실행한 사람이 아니더라도, 실행한 사람과 암묵적으로 범죄를 공모하고, 실행한 자를 '행위지배'한 자는 '공모공동정범'이라고 보아 범죄를 실행한 자와 똑같이 처벌한다"며 "만약 강제모금에 직접 나선 것이 안종범 수석이더라도, 강제모금의 '머리'가 대통령이라면 대통령 역시 형사책임을 피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연설문 유출도 언급했다. 노회찬 의원은 "검찰은 아직 대통령 연설문 등의 유출경위에 대해 밝히지 않고 있는데, 만약 대통령 연설문 등이 대통령의 지시나 허가 아래 최순실에게 유출된 것이라면, 대통령은 공무상기밀누설죄를 저지른 것이며, 파일의 내용에 따라 군사기밀보호법 위반·외교상기밀누설·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 등의 죄를 저질렀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판례에 따르면, 반드시 '기밀'로 규정된 사항이 아니더라도 정치, 군사, 외교, 경제, 사회적 필요에 따라 비밀로 된 사항은 물론 객관적, 일반적인 입장에서 외부에 알려지지 않는 것에 상당한 이익이 있는 사항은 모두 '공무상 비밀'에 해당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최순실에게 파일을 보냈다면 당연히 공무상비밀누설죄의 피의자다. 청와대 소속 공무원이 최순실에게 연설문 등을 보냈더라도, 대통령의 지시 또는 압력 없이 공무원이 단독으로 대통령 측근에게 공무상 기밀을 보냈으리라고는 상상하기 어렵다. 결국 누가 '최순실 파일'을 유출했든, 대통령은 공무상비밀누설죄 혐의를 피하기 어려운 것"이라고 그는 밝혔다.

노회찬 의원은 "대통령은 국민 앞에 진실을 밝히기는커녕, '박근혜 게이트'를 '안종범-최순실 게이트'로 축소하는 '수사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대국민담화를 내놓았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정말로 만인이 법 앞에 평등하다면, 박근혜 대통령 역시 일반 형사범죄 피의자와 동등하게 철저한 수사를 받아야 한다. 그래야 사상 초유의 국정농단 사건인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진실에 접근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회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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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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