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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진우, 함세웅의 <악마기자와 정의사제>
 주진우, 함세웅의 <악마기자와 정의사제>
ⓒ 참여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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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을 한마디로 정리해보라고 하면 뭐라고 해야 할까? 당연히 탄핵정국이라는 말이 가장 잘 어울릴 것이다. 지난 12월 9일은 이런 탄핵정국에서도 무척이나 의미있는 날이었다. 230만 촛불의 압박을 견디지 못한 국회가 234표라는 압도적인 표결로 대통령 탄핵을 가결한 날이기 때문이다.

이제 대통령 탄핵에는 헌법재판소의 인용 결정만이 남아 있을 뿐이다. 하지만 끈질긴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사람들이 뭐라고 하든 상관없이 헌법재판소의 재판과정에 집중하겠다는 말씀을 남기고 여전히 청와대에 머무르고 있다. 국회에서 탄핵이 가결되기 전과 달라진 게 전혀 없어 보인다.

<철학사이다/바로 이 책>이 참여연대 4층에서 현 시국에 대한 지혜를 얻기 위해 신부님 한 분과 기자 한 분을 초대했을 때도 대통령은 똑같은 자세였다. 100만 촛불 앞에서 제3차 담화를 통해 '탄핵 말고 개헌'이란 나름의 묘수를 던지시고 또 청와대에서 1인 시위에 들어간 상태였다.

정말 '징하다'는 표현이 어울릴 때였다. 이렇게 징한 대통령이 또 징하게 추진해 온 일이 하나 있다. 바로 역사교과서 국정화다, 모습을 드러낸 역사 교과서는 가득한 역사적 사실 자체의 오류는 둘째로 치더라도 특히 현대사 부분에서 뉴라이트 사관과 박정희 찬양으로 가득한, 편향적 효도 교과서의 진면목을 확실히 드러냈다.

철학사이다 바로 이 책이 선정한 여섯 번째 책은 이런 역사교과서 시국과도 딱 맞아떨어지는 <악마기자 정의사제>였다. 이 책의 저자가 바로 함세웅 신부님과 주진우 기자였다.

정치철학자 김만권이 이 두 초대손님에게 시국과 관련해 두 가지 질문을 던졌다. 그 첫 번째 질문은 세월호 7시간을 밝혀낼 수 있겠냐는 것이었다.

<그것이 알고 싶다-세월호 편>이 방송된 이후 많은 사람들이 이 7시간의 진실을 밝혀낼 수 있을지 의심하고 있었기에 그 진실을 밝히는 일에 가장 적극적인 주진우 기자에게 물었다. 주기자는 단호하게 밝혀낼 수 있다고 말했다. 아니 밝혀내야 한다고 말했다.

"사실 검찰은 믿을 수 없고, 정부는 믿을 수 없습니다. 더더구나 은폐, 엄폐하기 바쁜 청와대 분들, 박근혜의 추종자들은 믿을 수 없습니다. 믿어서도 안 되고요. 검찰이 열심히 하지 않고 외면하려고 했지만, 국민이, 촛불이 우리가 사실관계에 다가설 수 있도록 했습니다. 국민의 단합된 힘, 촛불의 힘이 여의도가 움직일 수밖에 없도록 만들었습니다. 이제 국회의원들도 움직일 수밖에 없고, 특검이 움직일 수밖에 없어서 7시간을 밝혀낼 수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청와대와 그 주변에서는 증거를 지우고 없애고 도망가려고 하고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실은 밝혀진다고 저는 믿습니다."

이어진 두 번째 질문은 시국을 헤쳐 나갈 지혜였다. 한국 현대사의 중요한 순간마다 현장에 있었던 함세웅 신부님이야말로 그 답을 주기에 적격자였기 때문이다. 함신부님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보며 하나님께 감사 기도를 올렸다고 했다.

"저는 최순실 사건과 박근혜 현상을 보면서 사제로서 하느님께 감사를 드렸어요. 제가 지난 10월 25일에 안중근 의사 의거 107주년을 맞이해서 순국하셨던 여순감옥을 순례하고 하얼빈 가는 기차를 탔는데 그때 1차 담화를 박근혜가 했다는 것을 문자를 통해서 듣고 전율을 느꼈어요. 아, 박근혜가 무너지는구나. 1979년 10월 26일에 김재규 부장이 박정희를 사살했는다는 소식을 영등포 감옥에서 들었어요. 그때 박정희가 죽으리라 누가 상상을 했습니까? 그런데 그게 이루어진 거예요. 저는 신학도로서 아 역사는 뜻밖의 사건이 있구나. 상상할 수 없는 일이 뜻밖에 이루어지는구나 생각했습니다.

이른바 박근혜 지지층을 향해 많은 분이 '콘크리트 지지, 콘크리트 지지' 그랬잖아요. 저는 그 말을 들을 때마다 마음이 안타깝고 아팠어요. 우리가 언제 깨어나나, 국민이 언제 역사적 가치관을 확인할까…. 늘 그런 생각을 했는데, 그게 깨지는 것이에요. 박근혜와 박정희에 대한 거짓 인식이 깨어지면서 국민이 깨어나는 그러한 순간. 박근혜의 실체가 알려지지 않습니까?

그런 내용을 신학에서 '계시 종교'라고 하는데 '열어서 보여준다'는 의미이죠. 박근혜가 이런 사람이다, 최순실이 이런 사람이다, 최태민이 이런 사람이다, 박정희가 이런 사람이다, 낱낱이 보여주면, 역사 속에서, 현실 속에서 국민이 깨닫는 것이죠.

그때가 지금 왔구나 …. 개인적으로 늘 그럴 수 있도록 기도를 올렸었는데, 그것이 이루어졌기 때문에 정말 감사드렸습니다. 이 과정에서 역사가 깨어나고 국민이 깨어나기 때문에 너무 기쁩니다. 그래서 늘 희망을 확인합니다.

우리가 지금 역사를 만들고 있다. 역사를 헤쳐나가고 있다. 또 순국선열들, 애국선열들, 순교자들의 그 뜻을 우리가 재현하고 있다. 그런 희망을 확인하는 감동적 순간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결국 악마기자와 정의사제의 이야기는 같았다. 국민들이, 촛불을 든 시민들이 희망이다. 그것이 진실을 밝혀낼 힘이고, 이 시국을 헤쳐 나갈 지혜이기도 하다.

이 이야기와 더불어 <악마기자 정의사제>가 들려주는 한국현대사 이야기를 <철학사이다-바로 이책>에서 들을 수 있다.

* 팟빵에서 듣기 : https://goo.gl/9ruiP4
* 아이튠즈에서 듣기 : https://goo.gl/ERdvTh



태그:#참여연대, #팟캐스트, #철학사이다, #김만권, #악마기자 정의사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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