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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선출마 선언한 유승민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이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대선출마 선언을 한뒤 지지자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
ⓒ 남소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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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프 운영 전반을 정리하는 중이라 어수선합니다. 같은 건물 10층의 안철수 의원 캠프에 비해서 규모는 크지 않은 편이에요." 25일 오후 4시께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근처 산정빌딩 6층. 50평 규모 넓지 않은 사무실 두 동에 30여 명이 분주히 돌아다니고 있었다. 26일 대권 도전을 선언한 유승민 의원의 대선 캠프 사무실이다. 여의도 산정빌딩은 정치인들의 선거 캠프로 자주 활용됐던 곳으로, 지난 2007년에는 원희룡 현 제주도지사의 대선 캠프가 있었고, 2012년 대선 당시에는 김두관 민주통합당 경선 후보의 '자치분권연구소'가 자리했다.
공간을 두리번두리번 살피니 한 인사가 난처한 얼굴로 다가왔다. "아직 정리 중"이라며 준비 상황을 설명하는 사이, 그에게 누군가 지나가며 "남 실장님" 하고 인사를 건넸다. '남 실장'은 캠프 준비를 담당하고 있는 남호균 전 청와대 행정관이었다.
"원내·외 의원 30여 명 참여"남 전 행정관은 "이 공간은 출마선언 이후 구체적으로 가동될 것 같다"면서 "아직 보안카메라도 설치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유승민 캠프는 오는 30일 유 의원의 기자간담회를 시작으로 본격 가동될 예정이다.
지난 2012년 제18대 대선 당시 박근혜후보 중앙선거대책위원회 공보단 팀장을 맡은 바 있는 남 전 행정관은 지금은 유 의원의 대선을 돕는 이학재 바른정당 의원의 보좌관으로 근무했다. 청와대에서 근무하다가 지난해 4.13총선 때 대구 달서병에 지원, 친박 조원진 의원과 경선했다가 탈락했다.
'유승민 캠프'에 참여하고 있는 일부 인사의 면면을 살펴보면, 남 전 행정관 이력과의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다. '학살'이라 칭할 만큼 후폭풍이 거셌던 2016년 낙천자들이 캠프에 다수 포진돼 있기 때문이다. 특히 '유승민 키즈'로 분류되는 유승민계 전직 의원들이 각자의 전공 분야를 살려 유 의원의 대선 행보를 돕고 있다.
정책 분야는 김희국 전 국토부 차관과 류성걸 전 기획재정부 2차관이 힘을 싣고 있고, 공보는 조해진 전 의원이 총괄하는 동시에 민현주 전 의원이 실무 전반을 담당하고 있다. 권은희, 이종훈 전 의원 등도 힘을 보태고 있는 중이다. 이들 모두 지난 4.13 총선 당시 각각 대구 중남구, 대구 동구갑, 밀양·의령·함안·창녕, 인천 연수을, 대구 북갑, 경기 성남분당갑 지역구에서 공천 탈락의 쓴 맛을 봤다.
조해진 전 의원은 지난해 3월 16일 공천 탈락 이후 기자회견에서 "잘못된 공천, 정치 그리고 기능이 마비된 의회를 바로 잡고 나라를 바로 세워 국민께 희망을 줄 수 있는 일에 뜻을 같이하는 분들하고는 힘을 모아야 된다"며 낙천한 '유승민계' 의원들과 연대할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그렇게 약 1년 뒤, 이들은 유승민 캠프에서 다시 뭉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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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4월 5일 오전 경남 함안군 가야시장에서 무소속 유승민 후보(가운데)가 밀양·의령·함안·창녕에 출마한 무소속 조해진 후보(왼쪽)의 유세를 지원하고 있다. 2016.4.5 |
ⓒ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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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훈, 오신환, 이학재, 유의동 등 현직 의원도 다수 새누리당을 탈당해 바른정당으로 입당한 현역 의원 다수도 캠프에 참여하고 있다. 민현주 전 의원은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유승민 캠프는 직책이 따로 없다"면서 "정책통으로는 이혜훈 의원과 김희국·류성걸 전 차관 등 쟁쟁한 분들이 있어서 팀장을 따로 정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민 전 의원은 "홍보 쪽은 오신환 의원이 감각적인 조언을 많이 해준다"고 전했다. 이학재 의원과 유의동 의원은 일정 전반을 관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기 대선 가능성이 가시화될수록 바른정당 내 유 의원의 입지도 넓어지고 있다. 역시 유 의원을 돕기로 한 김영우 의원은 "원내·외에서 (유 의원을) 많이 도와주려고 한다"면서 "원내외 다 합치면 한 30명 정도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바른정당의 한 당직자는 "지난 연말 탈당을 논의했던 초기에는 김무성계 10여 명만이 '원내 교섭단체가 안 돼더라도 결행하자'는 분위기였다. 그런데 유 의원이 '원내대표든 비대위원장이든 새누리당에서 해볼 싸움은 다 해보자'고 한 뒤 탈당을 결심하자 30명까지 세가 불어났다"며 "유 의원에 대해 이말저말 많았는데 그때 하는 걸 보고 '이 양반 리더십 있네'라는 생각이 들더라"고 말했다.
유승민 의원의 싱크탱크는 전·현직 의원을 비롯해 현직 외교·안보 전문가, 관련 연구소 전문가들이 다수 참여할 예정이다. 민 전 의원은 "유 전 의원이 2007년 대선 당시 정책 메시지 담당도 맡은 바 있고, 한국개발원(KDI) 연구원으로 재직하며 알게된 전문가 풀이 상상 이상"이라면서 "우선 이들을 공개하지 않는 것이 원칙으로, 현직에 계신 분들이 많아 불편할 수도 있기 때문에 마지막까지 (공개를) 고민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