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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도 엘비스 프레슬리 40주기 추모행사가 서울 명동 엘비스기념관에서 열리고 있다. 1977년 8월 16일 세상을 떠난 엘비스를 추모하기 위해 미국 멤피스는 물론 영국, 호주, 일본에서까지 사상 최대의 추모행사가 진행됐고, 한국에서도 이에 못지 않은 열정적인 팬들이 모였다.

엘비스기념관 입구
 엘비스기념관 입구
ⓒ 이충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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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비스추모행사는 그의 열혈팬 이종진씨가 2000년 8월 16일 파주에서 엘비스기념관을 개관한 이래 매년 행사를 주최하고 있다. 2015년부터는 서울 명동역 부근 남산길로 이전하여 보다 한국인은 물론 더 많은 외국인들까지 찾고 있다고 했다.

아버지도 엘비스 팬이라며 좋아하는 남미출신의 방문객
 아버지도 엘비스 팬이라며 좋아하는 남미출신의 방문객
ⓒ 이충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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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14일부터 20일까지 1주일간 엘비스 추모위크로 진행되는 행사에는 전국의 엘비스 팬들이 모여 그의 살아생전 공연과 영화를 감상한다. 이종진 관장이 준비한 음식을 나누며 담소하는데 메뉴 또한 엘비스가 즐겨 먹었다는 피넛 버터와 바나나를 으깨어 바른 이른바 엘비스 샌드위치를 먹는다. 아예 엘비스 모습으로 분장하고 참석하고 팬도 있어 엘비스의 노래들을 부르고, 이에 열광하는 관객들과 기념촬영을 하는 등 그야말로 다채로운 축제의 현장이었다.

엘비스가 탔던 핑크캐딜락 앞에선 이종진관장과 엘비스팬
 엘비스가 탔던 핑크캐딜락 앞에선 이종진관장과 엘비스팬
ⓒ 이충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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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념관에는 이종진 관장이 무려 반세기가 넘는 세월 동안 수집한 엘비스의 음반은 물론 온갖기념품이 공간에 비해 과하다 싶을 만큼 가득 차 있었는데, 아니라 다를까 2년전 파주에서 명동의 좁은 공간으로 옮겨오면서 그가 타던 핑크 캐딜락과 트럭운전수로 일한 당시에 몰았던 트럭 등은 따로 보관해 놓았다고 했다.

아마도 이곳을 찾는 사람들 모든 사람들이 묻거나 묻고 싶었을 질문을 나도 했다.

"왜 이토록 평생을 바쳐서 엘비스 프레슬리를 좋아하는 것도 모자라 이런 기념관까지 만들게 되었습니까?"

엘비스에 관한 모든것을 50년동안 수집한 이종진 관장
 엘비스에 관한 모든것을 50년동안 수집한 이종진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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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비스가 최고이기 때문입니다. 혼자만 알고 있기엔 너무 벅차고 가치 있는 이야기가 많습니다. 엘비스 이전에도 대중음악은 있었지만, 그는 빈부격차, 신분, 흑백갈등, 남녀노소의 벽을 허물고 통합하는 최초의 음악가였습니다. 비틀즈도 대단하지요. 리버풀에 비틀즈 기념관도 물론 있습니다. 그 비틀즈의 존 레논이 말하길, '우리는 리버풀의 펍에서 엘비스의 노래를 떼창하는 것으로 연주활동을 시작했기에, 엘비스가 없었다면 비틀즈도 없었다(Without Elvis there would be no Beatles)' 라는 문구가 전시되어 있거든요.

영국 리버풀의 비틀즈기념관에 있는 엘비스 헌사
 영국 리버풀의 비틀즈기념관에 있는 엘비스 헌사
ⓒ 이충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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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념관의 이름은 엘비스의 노래 제목이기도 한 'Follow that dream' 입니다. 우리는 꿈이 없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40대, 50대가 꿈을 포기하고 잘 살아보세를 외치며 몸과 맘이 부서져 나가는 줄도 모르고 살았다면, 요즘은 내가 추구할 만한 꿈이나 가치의 개념조차 잊은 채 물질의 노예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가난한 시골에서 태어나 18세부터 때 트럭 운전을 했던 한 청년이 그의 재능과 음악으로 꿈을 성취하고, 전 세계 사람들에게 시공을 초월한 아름다운 음악유산을 선물해주고 떠나간 엘비스는 영원히 기억할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그의 아름답고 위대한 발자취를 통해 각자의 꿈, 꼭 하고 싶은 것들을 찾고 도전해보라고 감히 말씀 드립니다."

공연에 앞서 이종진관장과 함께 선 엘비스 팬
 공연에 앞서 이종진관장과 함께 선 엘비스 팬
ⓒ 이충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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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선한 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하는 이 계절, 5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누군가를 진정으로 사랑하고 기억하려는 일관된 열정이 살아 숨쉬는 이 곳을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이종진관장이 손수 만든 음식과 함께 담소하는 팬들
 이종진관장이 손수 만든 음식과 함께 담소하는 팬들
ⓒ 이충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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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유의사항도 있다. 그냥 조용히 가서 음미하고 오는 건 주인장이 허락하지 않는다. 최소한 1시간 이상은 그의 해설을 곁들여 엘비스의 공연 영상을 봐야 한다. 어설프게 한두곡 아는 것으로 엘비스를 안다고 하고 평가하기에는 너무도 많은 유산이 있기 때문이란다.

실제로 그가 소개하는 희귀한 영상은 충분한 가치가 있고 깨알 재미도 있다. 여기서 또 유의사항이 있는데, 호응이 과하면 계속 이어지는 공연실황과 영화를 반나절이 넘도록 볼 수도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그 후에 이어지는 이종진 관장의 인생이야기는 엘비스 공연보다도 더 흥미로우니 한번 들렀던 팬들의 발길이 20년째 이어지는 까닭이 여기에 있는 듯 하다.


태그:#엘비스, #엘비스기념관, #명동, #이종진관장, #이충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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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선수협의회 제1회 명예기자 가나안농군학교 전임강사 <저서>면접잔혹사(2012), 아프니까 격투기다(2012),사이버공간에서만난아버지(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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