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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경수-김태호 첫 토론 대결 6·13 지방선거 경남도지사 선거에 출마한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후보(왼쪽)와 김태호 자유한국당 후보가 8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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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수 : "이미 경남도지사 두 번 하셨으니 오히려 홍준표 대표에게 한국당을 맡기지 말고 (직접) 맡는 게 보수를 지키는 방법 아니겠나."

김태호 : "많이 나가셨다. 허허허."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경남도지사 예비후보가 김태호 자유한국당 경남지사 예비후보에게 던진 말이다. '위장평화쇼' 등 남북정상회담 폄하 발언 등 홍 대표의 잇따른 막말 논란으로 우파 진영 전체가 비판받고 있는 상황을 에둘러 지적한 것이다.

8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경남지사 예비후보 관훈 토론에서는 두 후보자의 이름만큼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의 이름이 자주 등장했다. 김태호 후보는 홍 대표의 발언들이 도마에 오를 때마다 "국민의 뜻이 반영돼 있다"라면서도 "표현이 거칠고 너무 많이 나가신 느낌이다, 우리가 계속 속았으니 믿을 수 없다는 것은 옳은 태도가 아니다"라며 자신의 입장과 선을 그었다.

홍 대표는 지난 2일에도 경남 창원에서 민중당 인사를 향해 "창원에 뺄갱이(빨갱이)들이 많다, 성질 같아서는 대번 두들겨 패버리고 싶은데"라고 말해 여론의 뭇매를 맞은 바 있다. 이에 민중당 경남도당은 8일 홍 대표에 대해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과 공직선거법위반, 모욕죄 등을 들어 고소장을 접수했다. 김태호 후보는 이에 "(민중당) 소속 당원에게 던진 말은 부적절했다"라면서 "신중하셔야 한다"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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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13 지방선거 경남도지사 선거에 출마한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8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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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김경수 후보는 김태호 후보도 홍 대표와 다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2016년 4월 새누리당 총선 선거대책위원회 현장 회의에서 창원에 종북 좌파가 득실거리고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고 발언했다"라면서 "생각이 바뀌었나? 경남 민주세력을 오도했다"라고 지적했다.

김태호 후보는 이에 "보수도 이런 부분에 대해 유연성을 가져야 한다"라면서도 "선거를 하다보면 지나친 말도 있지만, 국가의 자유주의 가치를 훼손하는 세력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런 말에) 찔리면 종북좌파다"라고 응수했다.

홍준표와 선긋는 김태호 "이대로 가다가는..."

김경수 후보는 여세를 몰아 홍 대표의 지난 경남도지사 시절 무상급식 대란 등 대표적 실책들을 열거하며 "낡은 사고"와의 이별을 강조했다. 김경수 후보는 기조발언에서도 "누가 경남을 이렇게 만들었느냐"라며 "이번 선거는 경남을 망친 세력과 함께 과거로 돌아갈 것인지, 미래로 갈 것인지 결정하는 선거다"라고 강조했다.

김경수 후보는 특히 상호토론 첫 질문에서 무상급식 관련 주제를 택하면서 "경남도민은 자라(홍준표)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김태호) 보고 놀란다고 한다"라면서 "홍 대표가 (무상급식을 중단해) 교육에 쓸 비용을 급식에 돌려쓰게 된 것이 1000억 원 가까이 된다, 도지사 한 사람의 잘못된 결정으로 4~5년간 우리 아이들의 교육 기회가 그만큼 박탈된 것이다"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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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13 지방선거 경남도지사 선거에 출마한 김태호 자유한국당 후보가 8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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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호 후보는 이에 홍 대표의 실책과 자신을 분리하고 나섰다. 그는 "이번 선거는 홍준표 도정 평가 선거가 아니다"라면서 자신은 "과거에는 무상급식이 포퓰리즘이라고 강하게 비판한 적도 솔직히 있지만, (이제는) 그런 생각이 바뀌었다"라고 강조했다. 김 후보는 또한 "형평성 차원에서 예산이 허용된다면 당연히 해주는 게 맞다"라며 "보수도 이분법적 논리에서 벗어나야 한다"라고 말했다.

보수 진영 자체에 대한 비판도 함께 덧붙였다. 김 후보는 "이런 모양으로 가서는 자유한국당에 미래가 없다,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고 있다"라면서 "보수가 어느 특정 지역에 기대고, 남북 이데올로기에 기대던 시절은 다 지났다, 결과로 보여주지 않으면 보수에 희망은 없다"라고 강조했다. 

김경수 후보를 둘러싼 일부 더불어민주당 당원 댓글조작 논란, 즉 드루킹 사태와 관련한 질문들도 쏟아졌다. 김경수 후보는 특히 불출마 여부를 고심하다가 출마를 최종 결정하게 된 배경 대해 "(출마를 고심한) 하루가 1년 같았다"라면서 "우리당 지도부와 함께 부당한 정치 공세에 굴복하는 것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거꾸로 누가 되는 것으로 의견을 모아 출마를 선언하게 됐다"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토론회장에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기동민(서울 성북을), 박병석(대전 서구갑), 이철희(비례) 의원 등 현역 의원들이 다수 참석한 반면, 자유한국당의 현역 의원의 얼굴은 눈에 띄지 않았다. 토론에서도 김태호 후보의 약한 세력에 대한 우려가 질문으로 나오기도 했다. 김태호 후보는 이에 "세력의 힘, 그 바탕은 민심이다"라면서 "지뢰밭 건너편에 사랑하는 사람이 있는데 이를 다룰 줄 모르면 다가갈 수 없다, 그게 현실이고, 그런 부분을 인식하고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