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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안디옥교회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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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기사 : [단독] 광주 대면예배 강행 목사 "코로나 걸리면 천국, 뭐가 무섭나?")

코로나19 재확산 와중에 대면예배를 강행해 논란이 된 광주 안디옥교회의 담임목사가 평소 정부를 비방하는 설교를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적 이유로 대면예배를 강행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 교회 관계자는 "나라와 민족을 위해 하나님 앞에 예배를 드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오마이뉴스>가 입수한 이 교회 박아무개 담임목사의 설교 녹취록에 따르면, 박 목사는 광복절 집회 다음날인 지난 8월 16일 예배에서 "지금도 이 나라, 이 민족이, 한국교회가 어둠 가운데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여러분의 삶이 어두움 가운데 있다 하더라도 어두운 만큼 동이 틀 시간이 가까운 줄 믿으시길 바란다"라며 "우리나라는 정치적으로 어두운 상황 가운데 있다, 어둠을 사라지게 할 빛이 임하게 될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라고 덧붙였다.

지난 8월 2일 예배에서의 설교는 "주사파", "공산당", "간첩"을 거론하는 등 더욱 노골적이었다.

"지금 우리나라가 왜 불행한 것입니까. 주사파가 문제입니다. 성경에는 사실 우파만 나오고 좌파는 나오지 않습니다. 그 중에서 주사파는 김일성 주체사상으로 완전히 무장한 사람입니다. 그들이 청와대에 들어앉아 정권을 장악하고 제 맘대로 나라를 끌고 가고 있어요. 이 나라가 어디로 가는 것입니까. 목포 국회의원 박지원이 국정원장이 되었어요. 그의 아버지, 할아버지가 모두 간첩으로 사형당한 사람이에요. 그는 빨갱이 정도가 아니에요(참고로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의 부친은 독립유공자 박종식이다. 박 원장은 과거 인터뷰에서 "1988년 평민당 공천 과정에서 부친 관련 음해 문건이 나돌았다"고 말했다).

그가 무슨 말을 한 줄 아세요? 김정은이 죽어서는 안 된다고 한 사람이에요. 그런 사람이 국정원장이요? 간첩을 잡을 자리에 있는 사람이 간첩 대장이라니, 이 나라 꼴이 하나를 보면 열을 알 수 있어요. 그들이 지금 차별금지법을 통과시키고 기독교를 말살하려고 합니다. 정치 이야기가 아니에요. 교회를 살리고 싶어서 말하는 거예요. 참으로 가슴치고 통곡할 일이에요. 어떻게 광주·전남 사람들은 무조건 민주당이란 말입니까. 아무 것도 모르고. 공산당 들어가면 지옥 간다니까요."


이 교회는 코로나19 재확산으로 광주광역시가 지난 8월 27일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에 준하는 집합금지 확대 조치"를 취했음에도, 바로 다음 날인 8월 28일 교인 70여 명이 모인 대면예배를 진행했다. 사흘 후인 8월 30일에도 대면예배를 강행했고 교인 100여 명이 모였다. 이날 광주광역시, 광주 서부경찰서 등이 적발에 나섰으나 교인들이 강하게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문수도 내게 똑같은 말"
 
코로나19 재확산에도 지난 일요일(8월 30일) 대면예배를 강행한 광주 안디옥교회.
 코로나19 재확산에도 지난 일요일(8월 30일) 대면예배를 강행한 광주 안디옥교회.
ⓒ 소중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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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목사의 이러한 설교는 한두 번이 아니다.

"여러분, 우리는 대한민국 5000년 역사상 가장 중요한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자유 대한민국이 하나님의 택하신 나라로 세계선교를 감당하는 복된 나라가 되느냐, 아니면 주사파 정권에 의해 내년도 개헌으로 인민 민주주의, 연방제 통일로 공산화되느냐 기로에 놓여 있습니다. (중략)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도 제게 똑같은 말씀을 하시는 거예요. 현 주사파 정권이 삼권을 다 장악했습니다." - 7월 26일 예배

"북한의 높은 지도자가 남한 사람 2000만 명도 죽일 수 있대요. 그리고 전쟁을 끝내겠다는 거예요. 절반 죽이고 공산화시키겠다는 겁니다. 공산당은 그들 마음 가운데 하나님이 없으니 무슨 짓인들 못하겠어요. 김일성 사상을 따르는 주사파, 정말 어찌해야 할까요?" - 6월 28일 예배


박 목사는 지난 총선을 앞둔 예배에서도 이와 비슷한 내용으로 설교했다. 지난 4월 5일 예배에서 그가 한 말이다.
 
"여러분, 제가 지금 하나님 앞에서 이야기합니다. 저는 원래 정치 설교를 하지 않는 사람입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을 탄핵할 때까지도 말 한 마디 한 적이 없습니다. (중략) 이 순간 하나님의 종으로서 파수꾼의 사명으로 겨우 전하고 있는 것입니다. 건국 이래 가장 큰 위기의 때 총선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나라 여당에서 공수처법을 통과시켜 버렸습니다. (중략) 대통령은 자기 정적이면 그 누구라도 체포해 감옥에 넣을 수 있게 됩니다.

결국 공산당 1인 독재로 가게 되지요. 그런데 4월 15일 야당이 승리하면 이 법은 7월 이전에 폐기가 가능합니다. 그렇게 되면 자유대한민국을 지키고 교회가 존립이 가능하지요. 그렇지 않으면 자유가 아닌 인민민주주의, 북한식 공산주의가 되어버리며 교회는 문을 닫게 되고 우리 목사들, 장로들은 다 죽게 될 것입니다. (중략) 어떻게 해야 되겠습니까? (중략) 하나님이 살려주실 것을 믿지만 그렇다고 가만히 있어야 되겠습니까? 끝까지 싸워야지요."


이 교회는 2019년 10월 3~5일 진행한 '국가금식 기도대성회'에 황교안 당시 자유한국당(미래통합당 전신) 대표를 초청하기로 했다가 5.18민주화운동 관련 단체로부터 항의를 받은 바 있다. 황 대표 측이 행사를 이틀 앞두고 '개천절(10월 3일) 정권 규탄 집회에 집중하기 위해 광주 방문 일정은 없다'는 취지로 선을 그었지만, 교회는 "하나님과의 약속인데 황 대표가 일정을 취소할 리 없다"고 주장해 혼선을 불러일으켰다. 황 대표는 예고한대로 이 행사에 참석하지 않았다.

한편 2019년 9월엔 이혜훈 당시 바른미래당 의원이 이 교회를 찾아 "동성애는 하나님이 가증히 여기는 일"이라며 성소수자 혐오 및 차별금지법 반대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뉴스앤조이>에 따르면 이때도 박 목사는 "우파들이 연합해 사단(Satan) 세력을 이기고, 내년 4월 총선에서 이기고, 하나님의 사람이 대통령이 되어야 한다"라며 "만약 그게 안 되면 우리는 죽는다. 경제가 폭망하고 있는데 (남은 대통령 임기) 3년을 못 기다리겠다. 인간적으로는 방법이 없다. 10월 3~5일 열리는 (반정부) 집회에 참여해 달라"고 말했다.

<오마이뉴스>는 안디옥교회에 연락해 박 목사와의 전화통화를 요청했으나, 교회 관계자는 "어차피 (대면예배 강행으로) 뉴스에 다 나왔는데 더 이상 말해 뭐 하겠나"라고 답하며 거절했다.

다른 관계자는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정치적 견해와 대면예배 강행은 전혀 상관이 없고 하나님 앞에 예배를 드리는 것"이라며 "대면예배를 원하는 사람도 있고, 비대면예배를 원하는 사람도 있으니 원하는 유형 별로 예배를 드리게끔 해줄 필요가 있다. 나라와 민족, 위정자를 위해 기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태그:#코로나19, #광주, #안디옥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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