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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오른쪽)와 김종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지난해 12월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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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국민의힘이 윤석열 대선후보의 지지율 하락으로 인해 고민에 빠지고 있다.
3일에는 선거대책위원회의 일괄 사퇴를 발표한 가운데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은 윤석열 대선 후보에게 "(내가) 비서실장 역할을 할 테니, (후보는 선대위가) 시키는 대로 연기 좀 해 달라고 부탁했다"는 취지로 말해 파장이 일고 있다(관련 기사:
김종인 "후보가 선대위 하란 대로 연기 잘 하면 선거 승리").
이는 선거대책위원회는 일괄 사퇴하고,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은 말 그대로 총괄이라는 타이틀로 후보의 일거일동을 관리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그런데 이런 발상이 어디서 나왔는지가 더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대통령, 나라의 지도자... 비전 제시할 수 있어야
대통령은 말 그대로 한 나라의 정치, 경제, 문화, 외교를 총괄하는 온 국민이 나서 선출한 기수이다. 그만큼 대통령 후보는 국민이 기대하는 정책과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물론, 대통령 후보는 주변 참모진들의 훌륭한 아이디어를 종합하여 나라를 운영할 정책을 만들 준비가 돼야 하고 또 자신의 과감한 운영방침을 제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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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거래소 개장식 참석을 끝으로 이후 일정을 잠정 중단한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로 들어서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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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대통령 후보가 남들이 써주는 대본이나 읽고 연기나 하게 된다면 국민들은 과연 용납할 수 있을까? 대한민국 국민들은 과연 연기 잘 하는 대통령을 나라의 수장으로 뽑으려 할지 궁금해진다.
한편, 아무리 유능한 참모라 하더라도 한 나라의 대통령후보에게 "연기 잘 해달라"고 말하는 것은 도를 지나친 게 아닌가 싶다. 또 만약 후보가 남들이 시키는 대로 "연기"나 한다면 그것은 대통령 출마를 해야 할 것이 아니라, 차라리 연기자나 영화배우를 하는 게 더 적성이 맞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나아가, 또 연기를 잘 해서 대통령에 당선된다고 하더라도 그 이후 앞으로의 국정 운영은 어떻게 할수 있을지, 또 이런 사기에 가까운 일을 당한 국민들의 허탈감은 어떻게 해소할 수 있을 것인지 여러모로 의문이다.
요즘 국민의힘은 지지율이 떨어지는 데 대해 여러 가지로 분석하지만, 특히 이중 2030세대들의 지지율에 대해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국민의힘 측에서는 젊은 층 유권자에 대한 정책이나 비전을 제시하고, 후보와 젊은 세대들과의 소통을 강화하는 게 우선이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국민의힘은 어떤가. 선거대책위원회 혹은 원내지도부의 일괄사퇴라는 쇄신방안을 내 놓았지만, 정작 바뀌어야 할 중요한 결정은 생각하지 않은 것 같다. 나이 80세에 가까운 김종인 위원장이 모든 걸 총괄하겠다는 건 유권자들에겐 아마도 젊은 세대들과의 소통, 미래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지 않겠다는 얘기로 보이지 않겠는가.
다시 말하면 이 시대의 변화는 무시하고, 그 옛날 호랑이가 담배 피우던 그 시절로 돌아가려는건 아닌지 우려가 앞선다.
2030세대를 말로만 생각해주는 게 아니라, 이제는 행동으로 정책으로 비전으로 제시하는 것만이 새로운 변화의 시작이 될 것이다.
국민의힘이 이러한 변화를 추구하려면 내가 있어야 할 자리, 내가 있어야 할 시기를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 전날의 논란처럼 대통령 선거는 '배우를 뽑는 이벤트'가 아니라, 국민을 잘 섬기고 국민들의 뜻을 잘 받들어 안정된 나라를 운영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