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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 대통령과 당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밝히고 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 대통령과 당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밝히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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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나를) 이 새끼, 저 새끼 하는 것을 다른 사람들이 있는 자리에서 하는 거거든요. 그 사람들이 그걸 듣고 '아! 대통령이 이준석을 별로 안 좋아하는구나, 쟤 때려도 되겠다' 하면서, 윤핵관과 윤핵관 호소인들이 절 때리기 위해 들어오는 지령 비슷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15일도 멈추지 않았다. 윤석열 대통령과 윤 대통령 주변부 인사들, 이른바 '윤핵관(윤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들을 저격하는 한편 자신이 당에서 고립돼 겪은 설움도 거듭 호소하고 나섰다(관련기사 : 이준석 "날 '그 새끼'라 부르는 사람 대통령 만들려고 뛰어" http://omn.kr/2099n). 윤 대통령의 첫 광복절 경축사가 발표되기 직전이자, 취임 100일을 이틀 앞둔 시점이다.

다만 당원권 정지 6개월 정지 판정 원인인 '성상납 의혹'에 대해선 여전히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대통령 후보 개고기 비유는 망언" 비난에 "바보짓" 역비난

이 대표는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지난 기자회견 이후 자신의 발언을 둘러싼 대통령실과 당내 비판에 대해 "대통령실이라는 곳과 우리당 의원들의 대응을 보며 '야 저렇게 하면 판판히 민주당에 당하겠구나' 생각했다"고 말했다.

기자회견 당시 '양두구육'이라는 사자성어를 들어 "나는 양의 머리를 흔들며 개고기를 팔았던 사람"이라고 표현한 발언에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 등이 "대통령 후보를 개고기에 빗대는 건 망언"이라 지적한 데 대해선 "바보짓"이라고 깎아내렸다. 자신은 윤 대통령이 아닌 대선 당시 국민에게 제시했던 가치들을 빗대 표현한 것일 뿐 표현 하나에 시비를 걸어 '불경죄 프레임'을 씌우는 것은 "대통령을 오히려 곤란하게 하는 것"이라는 주장이다.

징계 이후 36일 만에 공식석상에 나온 이유로는 이른바 '체리 따봉'(권성동 원내대표 휴대전화에 뜬 이모티콘 모양을 빗댄 말) 사건을 들었다. 윤 대통령이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에게 보낸 텔레그램 메시지에서 이 대표를 '내부총질이나 하는 당대표'로 표현한 사진이 발각된 사실 때문에 잠행을 끝냈다는 취지다.

이 대표는 윤 대통령을 향해 "뒷담화할 거면 들키지나 말지"라면서 "3주간 지방 다니고 울릉도 다니며 책만 썼는데 그동안 터진 건 체리 따봉뿐이었다"고 말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이 자신의 기자회견 이후 자신의 온라인 소통 플랫폼에서 이 대표가 전해 들었다는 대통령의 '이 새끼 저 새끼' 표현에 대한 질문에 "(이 대표가) 왜 그런 욕을 먹었는지도 생각해 보셨으면"이라고 답한 데 대해선 "수준 낮은 이야기"라고 맞받아쳤다.

그는 "왕따 피해자에게 '왕따인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하는, 절대 금기되는 이야기"라면서 "누군가 험한 일을 당하면 '네가 부주의해서 그런 것'이라는 것과 같은 말이다"라고 주장했다. 퇴고 과정을 거치고 있는 책에 '내부 폭로'가 담기느냐는 질문엔 "기대치가 없는 집단에 대한 폭로는 없다"라고 말했다.

'체리 따봉' 설움 거듭 호소... 성상납 의혹엔 "복잡한 문제"
 
권성동 국민의힘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지난 7월 26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을 지켜보던 중 휴대폰을 펼쳐 윤석열 대통령과 주고받은 텔레그램 메시지를 보고 있다. '대통령 윤석열'로 표시된 발신자는 "우리당도 잘하네요. 계속 이렇게 해야"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대표가 바뀌니 달라졌습니다"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이에 권 직무대행은 "대통령님의 뜻을 잘 받들어 당정이 하나되는 모습을 보이겠습니다"라고 답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지난 7월 26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을 지켜보던 중 휴대폰을 펼쳐 윤석열 대통령과 주고받은 텔레그램 메시지를 보고 있다. "대통령 윤석열"로 표시된 발신자는 "우리당도 잘하네요. 계속 이렇게 해야"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대표가 바뀌니 달라졌습니다"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이에 권 직무대행은 "대통령님의 뜻을 잘 받들어 당정이 하나되는 모습을 보이겠습니다"라고 답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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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번 이런 식이다. 대통령과 저와의 사이에서는."

대통령을 향한 섭섭함은 계속 터져 나왔다. 이 대표 측은 만났다고 주장하고, 대통령실은 만난 적 없다고 주장하는 '6월 독대설'에 대해서도 "오히려 대통령실이 곤란하지 않도록 입장을 맞추려고 기다렸는데, (나오지 않아) 입장을 빨리 내달라고 했다"라면서 "나한테 공세가 들어와 '이준석이 거짓말했다'고 하는데, 그걸 내가 두들겨 맞고 있겠냐"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 취임 100일을 앞두고, 지난 국정 활동의 점수를 매겨보라는 사회자의 질문엔 "25"라는 숫자를 내놨다. 지난 12일 발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 긍정 평가가 25% 수치가 나온 것을 인용한 것이다(9일~11일, 전국 18세 이상 성인남녀 1천명 대상, 무선90% 유선 10%. 95% 신뢰수준에 ±3.1%P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이 대표는 "전 25라는 숫자보다, 호남에서 나온 9, 젊은 세대 13... 이런 숫자가 더 아프다. 70대에서 40% 나와서 버티는 이 상황이 대체 뭐냐"라면서 "저는 분명 서진 정책부터 젊은 세대가 좋아할 만한 공약을 냈는데 다 어디갔냐"라고 한탄했다.

그는 '이 새끼 저 새끼' 표현에 대해서도 다시 "앞뒤가 다르면 곤란하다. (윤 대통령이 지난 대선에서) 저를 100년에 한 번 나올 당대표라고 했는데, (뒤에서 말한) 새끼를 조합하면, (나는) 100년 만에 나올 새끼라는 거냐"며 감정을 쏟아냈다. 조수진 최고위원이 선거대책위원회 자리에서 '지시를 따르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도 이 같은 대통령의 태도가 작용했을 거라는 추측도 덧붙였다.

다만 징계의 본질적 원인인 성상납 문제에 대해선 최대한 말을 아꼈다. 이 대표는 "성상납 문제는 복잡한 문제다. 형사적으로 다루고 난 뒤 따로 이야기할 것"이라면서 "감옥에 계신 분이 말 지어낸 것을 상대하기가 어렵다. 형사 절차가 진행된 후 이야기할 시점이 있다면 당연히 말하겠다"고 말했다.

태그:#윤석열, #이준석, #국민의힘, #체리따봉, #권성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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