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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5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임오경 의원으로부터 부천국제만화축제 수상작인 '윤석열차' 관련한 질의를 받고 있다.
▲ "윤석열차" 질의 받는 박보균 문체부 장관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5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임오경 의원으로부터 부천국제만화축제 수상작인 "윤석열차" 관련한 질의를 받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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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여름 공모한 제23회 전국학생만화공모전 고등부 카툰 부문에서 금상(경기도지사상)을 수상한 '윤석열차'를 두고 예술 논쟁이 뜨겁다.

작품은 지난 달 30일부터 이달 3일까지 제25회 부천국제만화축제 현장에 전시됐다. 만화 '토마스와 친구들'처럼 윤석열 대통령의 얼굴이 전면에 달린 열차가 질주하고 있고, 김 여사로 추정되는 인물이 기관석에, 뒤에는 칼을 든 검사 복장의 남성들이 타고 있는 모습을 담았다. 그 카툰은 고등학생이 그렸다.

​문화체육관광부는 "부천시 소속 재단법인인 만화영상진흥원이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주최한 전국학생만화공모전에서 정치적인 주제를 노골적으로 다룬 작품을 선정해 전시한 것은 학생의 만화 창작 욕구를 고취하려는 행사 취지에 지극히 어긋난다"며 엄중히 경고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또한 만화영상진흥원이 문체부 후원 명칭 사용 승인 사항을 위반했다며 승인 취소사유에 해당하고 신속히 관련 조치를 이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소식을 알려지자 온라인에서 수많은 의견들이 오갔다. 카툰을 향한 국민들의 관심이 폭발했다. 이런 가운데 '윤석열차' 작품은 최고의 풍자를 담은 카툰으로 평가를 받기도 했다. 문체부의 입장 표명에 반발하는 의견과 성명서가 발표됐다.

원래 카툰은 만화로서 풍자·유머를 활용한 희화적 그림의 총칭으로도 쓰인다. 오늘날 카툰은 주로 신문에서는 정치적 해설과 논설을 전달하는 데 사용되고 있으며, 잡지에서는 사회적으로 희극적인 사건과 시각적으로 재미있는 장면을 다루는 데 쓰인다. 캐리커처 화가가 주로 개인이나 정치와 관련된 풍자를 다루는 반면 카툰 화가는 모든 종류의 희극적 사건들에 관련된 다양한 집단과 계층들을 다룬다고 한다. 

요즘에는 짤막한 농담, 즉 1컷의 그림으로 이루어진 개그와 대사 없는 해학적 그림이 발전했으며, 매우 다양한 드로잉이 나왔다. 1922년 논설 카툰에 주는 퓰리처상이 제정됐으며, 1942년 이후로는 해마다 논설 카툰에 시그마 델타 카이 상을 줬다. 이처럼 이미 카툰은 국제적으로 그 위상과 역할이 막대하며, 풍자와 유머를 뛰어넘어 당대 사회현상을 비판하고 견제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 예술 장르라고 평가할 수 있다.

'윤석열차'를 그린 학생은 지난 대선 당시 '윤석열 후보가 구두를 벗지 않고 의자에 발을 올린 사건'에서 작품을 구상했다고 밝혔다. 

논란이 커지는 가운데 문체부는 이번에 표절이라는 잣대를 들이댔다. 그러나 카툰은 기존의 수많은 작품들을 참조해 새로운 상상력을 통해 창조되는 것이라고 한다. '윤석열차'의 원작자로 알려진 영국의 스티브 브라이트가 직접 '표절이 아니다'라고 의견을 밝혔다.

고등학생이 그린 카툰을 통제하려던 문제부는 오히려 '예술의 중요한 가치인 표현의 자유'를 심각하게 훼손했다 비판에 직면하게 됐다. 한국시사협회에서는 '자유'를 21번 적은 성명서를 발표했다.

예술의 중요한 가치인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고 예술의 활성화를 위해 노력해야 하는 문체부의 인식과 태도는 분명 비판받아야 한다. 논란의 중심에 있는 박보균 문체부 장관은 최근 국정감사에서 "개별 작품을 문제 삼는 것이 아니다"라며 "순수한 예술적 감성으로 명성을 쌓은 공모전을 정치 오염 공모전으로 변색시킨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을 문제 삼는 것"이라고 말했다. 궤변을 늘어놓으며 억지로 일관하고 있다.

국민으로 이름으로 엄중 경고한다. 예술을 모르면 당장 물러나야 한다.

김남철 전남교육연구소장
 
ⓒ 완도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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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완도신문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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