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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당권 주자인 안철수 의원이 지난 18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안철수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 170V 캠프 출정식'에서 참석자들과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국민의힘 당권 주자인 안철수 의원이 지난 18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안철수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 170V 캠프 출정식'에서 참석자들과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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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안철수다.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안철수 의원이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의 표적이 됐다.

윤핵관은 '윤심(윤석열 대통령 의중)'을 전면에 내세워 '안철수 저지'와 함께 '김기현 지지'를 노골적으로 외치기 시작했다. 국민의힘 '당 대표 적합도' 조사에서 안철수 의원이 김기현 의원에 앞서는 여론조사들이 나오자, 다소 다급해진 윤핵관 측이 안철수 의원을 '제거 목록'에 올린 것으로 해석된다.

'윤핵관 4인방' 이철규 "안철수가 '진윤'이라는 건 상표도용"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해 12월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한 모습.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해 12월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한 모습.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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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호탄을 쏜 건 '부부 동반 관저 만찬 회동'에 초정을 받았던 '윤핵관 4인방' 중 한 명인 이철규 의원이었다. 이 의원은 지난 1일 저녁 페이스북에서 "대선 이후 대통령께선 단일화 정신에 입각하여 안철수 후보에게 정부 운영에 참여할 기회를 줬다"면서 "(안 후보는) 그럼에도 자신의 뜻대로 안된다고 국정과제 선정이라는 막중한 업무를 방기하여 혼란을 야기하고, 대통령의 인사와 국정운영이 자신과 생각이 다르다고 언론에 공개적으로 비난했다"고 질타했다.

이어 "그러면서 자신이 '진윤'이라 하는 것은 가짜 상품으로 상표도용 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김기현 의원을 응원하는 것은 그가 대통령의 신뢰를 받는 후보이기 때문"이라고 '윤심'이 김기현 의원에게 있다는 것을 분명히 했다.

윤핵관이 안철수 의원을 비방하고 나선 이유는 선명하다. 나경원 전 의원 불출마가 '정통 보수'를 표방하는 김기현 의원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거라는 일부 예측과 달리, 안철수 의원에게 호재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2일 공표된 두 개의 여론조사 결과만 봐도, 안철수 의원이 김기현 의원보다 우세하다.

양자대결 여론조사... 안철수, 김기현에 18%p 앞서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1월 30일부터 2월 1일까지 전국 성인 1001명을 대상으로 전화면접조사 방식(가상번호)으로 차기 당 대표 적합도를 물은 결과, 국민의힘 지지층(363명) 응답에서 안철수 34%, 김기현 20%로 나타났다(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 3.1%p, 응답률 18.4%, 업체 및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가상 양자대결에서는 더 큰 차이로 안 의원이 김 의원에 우세한 결과가 나왔다. 안철수 50%, 김기현 32%로, 안 의원이 김 의원을 18%p 앞질렀다.

리얼미터가 미디어트리뷴 의뢰로 지난 1월 31일부터 2월 1일까지 전국 성인 1005명을 대상으로 ARS 자동응답(무선 90%·유선 10%)을 통해 차기 당 대표 적합도를 물은 결과 또한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여기에선 국민의힘 지지층(428명) 응답에서 안철수 43.3%, 김기현 36.0% 결과가 나왔다(오차범위 95% 신뢰수준에서 ±3.1%p, 국민의힘 지지층의 경우 오차범위 95% 신뢰수준에서 ±4.7%p, 업체 및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안 의원과 김 의원이 오차범위 내에 있었다.

더 노골적인 '윤심팔이'... 박수영 "'윤심은 김기현', 100% 확실하다고 생각"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김기현 의원이 지난 12일 오전 대구 인터불고에서 기자들과 만나 유승민 전 의원이 전날 당대표가 되면 윤핵관에게 공천을 하지 않겠다고 한 발언과 관련해 비판했다.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김기현 의원이 지난 12일 오전 대구 인터불고에서 기자들과 만나 유승민 전 의원이 전날 당대표가 되면 윤핵관에게 공천을 하지 않겠다고 한 발언과 관련해 비판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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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나경원 전 의원의 표는 김기현 후보보다 안철수 후보로 더 많이 향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윤핵관의 '나경원 주저앉히기'가 역풍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상황에서도 윤핵관은 김기현 의원과 거리를 두기보단, 더욱 강력한 '윤심팔이'로 김기현 의원을 당원에게 각인하는 전략을 택했다.

이준석 전 대표가 '윤핵관 호소인'이라고 명명하기도 했던 박수영 의원은 2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윤심이 김기현 의원한테 있는 건 100% 맞나'라는 진행자 물음에 "저는 100% 확실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저는 대통령님을 인수위에서 특보 겸 또 인수위원으로 모시고 같이 일도 했고, 그 뒤로도 계속 (대통령) 의중을 제가 파악을 하고 있습니다마는 (그게) 틀림없다고 생각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 의원은 자신이 윤 대통령의 의중을 파악하고 있다는 것을 피력하는 동시에, 안철수 흠집 내기도 잊지 않았다. 박 의원은 "개각할 때 안철수 의원한테 (대통령이) 장관을 제시를 했다. 아주 높은 장관 하나를 맡아 달라, 또는 총리를 맡아 달라 부탁을 했다"며 "그런데 안철수 의원이 단칼에 거절을 했다. 추정해보면 '안랩'의 주식을 전부 백지신탁을 해야 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후보 시절부터 수행팀장으로 줄곧 곁을 지켰던 이용 의원 또한 2일 최고위원 출마 선언을 하면서 "안철수 후보의 경우 대선 때 단일화 과정에 있어 진심으로 자기의 이익을 추구하지 않고, 윤석열 정부의 탄생을 위해 아무 조건 없이 단일화를 이뤘는지에 대해 (저는) 의구심을 갖고 있다"고 말해 안철수 의원을 저격했다.

이어 "김기현 의원은 대선 당시 가장 어려웠을 때 원내대표로서 대통령과 이준석 대표의 갈등 요소를 해소하고 봉합하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하지 않았나"며 "저도 김기현 의원과 같은 마음이고 한 뜻이다. 그렇다면 윤심이 어디 있는지 당원들이 판단해주실 것"이라고 김기현 의원 지지 의사를 피력했다.

특정 후보 지지와 비방 두고 당내 비판... 당헌·당규 위반 지적도

그러나 국민의힘 당내에서도 윤핵관의 노골적인 특정 후보 비방과 '윤심팔이'를 두고 비판이 나온다. 현역 국회의원이나 당협위원장은 선거운동을 하지 못하도록 돼 있는 국민의힘 당헌·당규를 위반하는 일이라는 지적이다(관련 기사: 윤심 논란 이어 동원 논란까지... '점입가경' 국힘 당권경쟁 https://omn.kr/22iv2).

한 중진의원은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절대 잘못된 일"이라며 "우리 당헌·당규상에 국회의원이나 당협위원장은 선거운동을 못하게 돼 있다. 그런데 특정 당권 후보를 노골적으로 지지하고, 비방하는 것은 당헌·당규상 위반"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런 현상은) 결국 자기들의 구도에 맞는 후보가 당 대표에 당선되면, 공천 받기에 유리하기 때문"이라며 "그렇다고 하더라도 윤석열 대통령을 전면에 내세우는 건, 윤 대통령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굉장히 위험한 일"이라고 경고했다.

국민의힘 당규 34조(당 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규정)는 선거운동을 할 수 없는 자로 ▲당원이 아닌 자 ▲선거관리위원회 위원 ▲후보자가 아닌 국회의원 및 당협위원장 ▲중앙당 및 시·도당 사무처 당직자를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당내에서 윤핵관의 전횡을 저지하려는 움직임은 아직 보이지 않는다. 이번 3·8 전당대회에서 선거 관리 총괄 책임자인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 회의 뒤 '윤심팔이 논란'에 대해 질문을 받자, "윤심이라는 것이 공표된 팩트나 실체가 아닐 것이고 서로 저마다 생각이 다르지 않느냐"며 이에 대해 구체적인 답변은 하지 않았다.

태그:#안철수, #김기현, #윤석열, #윤핵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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