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릉 가뭄 재난 선포 10일차인 8일 강원 강릉시 내곡동 한 아파트 입구에 정차한 급수차에서 주민들이 직접 가지고 온 물통에 생활 용수를 받아가고 있다. ⓒ 연합뉴스
강릉은 2025년 들어 극심한 가뭄으로 인해 기록적인 물 부족 사태를 겪고 있습니다. 주 상수원인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은 8월 말 기준 15% 정도까지 떨어져 조성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평상시 69% 내외의 저수율에 비해 매우 낮은 저수율로서 물 공급에 심각한 위기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강릉은 인구가 약 21만 명 정도이고 하루에 67만6000톤의 상수를 공급하는데, 농업용수와 생활용수를 공급하는 오봉저수지에서 18만 명에게 상수원수를 공급하고 있다고 합니다. 강릉시 전체의 상수도 공급량의 약 87%를 공급하는 셈입니다. 2025년 8월 20일부터 생활용수와 농업용수에 50% 제한급수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저수율 15% 이하로 내려가면 계량기 75% 잠금 등 더 강화된 제한급수가 실시된다고 합니다.
2025년 상반기 강릉 강수량은 평년의 36~50% 수준으로, 강수 부족이 누적되어 올해 극심한 가뭄을 일으켰습니다. 강릉은 생활용수의 대부분을 오봉저수지에 의존하고 있고, 대체 수원이 부족하여 극심한 물 부족 상황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농업용수도 부족하여 농작물 생육에 심각한 타격이 예상되며, 특히 여름철 채소·과일 수확량 감소 및 농가 경제 피해가 우려됩니다. 이 때문에 지역 경제와 시민 생활 전반에 혼란이 지속되고 있으며, 근본적 대책 마련과 일상적 물 절약 문화 확산이 절실한 실정입니다.
강릉의 수자원 특성
강릉의 2025년 물 부족 원인은 복합적인데, 주요한 원인은 다음과 같습니다.
①기후 및 지형: 강릉은 2025년 2월 중순부터 8월 중순까지 약 6개월간 누적 강수량이 평년의 약 50% 이하로 매우 적었습니다. 특히 마른장마와 푄 현상(태백산맥을 넘으면서 남서풍이 건조해지는 현상)이 심하게 일어나 동해안 영동지역에 비가 적게 내렸습니다.
지형적으로 강릉은 급경사 지역으로 태풍이나 집중호우가 와도 빗물이 저장되지 않고 동해로 바로 흘러가서 수자원이 쉽게 고갈되는 특성이 있고, 대형 댐을 만들 수 있는 적지도 없습니다. 강릉은 산불과 홍수 등 기후 재해가 빈번한 지역이기도 하며, 이런 기후 위기 영향이 물 부족 사태를 악화시켰습니다.
② 수원 및 수자원 인프라: 강릉시는 생활용수의 약 87%를 오봉저수지로부터 공급받고 있어서, 단일 수원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위험이 있습니다. 오봉저수지 저수율이 낮아지면 강릉시 전체에 물 부족이 심해집니다. 물 부족이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농어촌공사와 강릉시가 통합적으로 물을 관리하는 체계를 만들지 않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동안 이 지역에서는 대체 수원 확보를 위한 노력이 부족했던 것으로 판단됩니다. 도암댐 등 과거에 방류되던 물 공급 시설이 운영 중단되어 취수원 다변화가 필요하였는데 이에 대한 대처가 미흡했고, 연곡천 지하댐 건설 등 새로운 수원 확보는 사업이 완료되는 2027년까지 앞으로 2년의 시간이 더 필요합니다.
대체 수자원으로 거론되고 있는 평창의 도암댐은 1991년 강릉수력발전소에 물을 공급하기 위해 건설된 다목적 댐으로, 약 3천만 톤의 저수량을 보유하고 있으며 평상시 강릉 인구 기준 약 500일분의 생활용수를 공급할 수 있는 규모입니다.
그러나 도암댐의 물은 과거 축산분뇨 오염과 비점오염 등으로 수질이 나빠져 악취와 탁수(흙탕물) 민원이 잦았고, 이 때문에 2001년부터 발전이 중단된 상태입니다. 수질 개선 작업이 진행 중이지만 아직은 생활용수로 전환하기는 어려운 상태입니다. 또한 도암댐이 위치한 평창군 및 인근 정선 지역 주민들은 과거 댐 개발 당시 발생했던 오염과 환경 파괴로 인한 반발이 심해, 강릉시의 도암댐 활용 방안에 강력히 반대하고 있습니다. 도암댐 물을 강릉의 생활용수로 활용하는 일은 쉽지 않아 보입니다.
관광 수요의 급증도 물 부족의 원인입니다. 여름철 인구가 2~3배로 늘면서 상수도 수요가 급증하여 물 사용량이 크게 늘어나기 때문입니다. 또한 노후 상수도망의 누수율이 높아(2022년 기준 전국 평균 10.6%보다 7% 높은 17.6%) 공급 효율이 떨어져서 상당한 양의 수자원 손실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강릉의 물 부족 해결 방안

▲9일 강원 강릉시 오봉저수지에서 육·해·공군과 소방, 전국 지자체 및 기관이 지원한 살수차들이 수위를 높이고자 물을 쏟아붓고 있다. 최악의 가뭄 사태를 맞고 있는 강릉지역의 생활용수 87%를 공급하는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은 이날 오전 6시 기준 12.3%로(평년 70.9%) 전날(12.4%)보다 0.1%포인트 떨어졌다. ⓒ 연합뉴스
① 오봉저수지의 통합 관리: 오봉저수지는 농업용수와 생활용수를 공급하는 수원이므로, 가뭄이 예상되는 시기에는 농어촌공사와 강릉시 사이에 통합물관리 체계를 구축해야 합니다. 대체 수자원이 확보된다고 하더라도 오봉저수지가 주 수원일 수밖에 없으므로, 오봉저수지의 체계적인 통합물관리는 가장 중요한 사항입니다.
② 대체 수자원 확보: 도암댐의 수질을 개선하여 강릉 지역에 공급하면 추가적인 수원지(댐)를 만들지 않고도 안정적으로 생활용수와 농업용수를 공급할 수 있지만, 댐의 수질 문제와 지역 간의 갈등은 쉽게 해결할 수 있는 과제가 아닙니다.
동해·삼척·원주 등과 광역 상수도를 연계하여 강릉의 물 부족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상수도가 광역적으로 연계되면 동해·삼척·원주 등의 지역이 가물면 강릉에서 이 광역 상수도를 통해 공급할 수도 있습니다.
해수 담수화도 보조적인 수단으로 검토할 수 있습니다. 태양광 및 풍력 발전으로 소규모의 해수담수화 시설을 운영하면, 물 부족량의 일부를 대체할 수 있을 것입니다.
강릉시는 지형적 특성 때문에 지역 내에 빗물이 머무는 시간이 짧아서 이용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므로 강릉시 전역(주택, 아파트, 공공시설 등)에 빗물 저장 설비를 설치하여 빗물을 가두어두었다가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합니다. 또 지하수를 인공적으로 함양하여 비상시에 활용하면 양질의 물을 추가로 확보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연곡천에 지하댐(하루 1만8000톤 공급, 사업비 250억 원)을 2027년도에 완성할 계획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노후화된 연곡정수장을 재건설(사업비 497억 원)하는 사업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연곡천 지하댐은 향후 발생할 수 있는 가뭄에 대비한 대체 수자원이 될 것입니다. 연곡천 취수장의 취수설비를 늘리면 하루에 1만7000톤 정도를 더 취수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 물을 정수해서 공급하기 위해서는 연곡정수장의 설비 개선과 더불어 정수 설비의 증설이 필요합니다.
③ 수요 관리: 수요 관리도 중요합니다. 물 사용량을 줄이면 제한된 수자원에 대한 부담을 줄일 수 있습니다. 노후 상수도관을 교체하여 누수율을 낮추면 대체 수자원을 확보하는 것과 동일한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관광 성수기에 절수 캠페인을 확대하고 절수형 장치를 보급할 필요도 있습니다. 물 사용량 관리 시스템(스마트 워터 미터링)을 도입하여 물 사용량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습니다.
④ 물 재이용: 하수처리수를 조경·청소·산업용수로 활용하면 물 사용량을 줄일 수 있습니다. 건물 단위로 중수도 시스템을 도입하면 상수도 사용량을 줄이게 됩니다.
⑤ 기후변화 대응: 집중호우 시에 빗물을 저류하여 지하에 저장한 후 가뭄에 대비하는 일도 중요합니다. 그리고, 기후 예측을 기반으로 한 탄력적 물 관리 계획을 수립하여 기후 재난에 대비해야 합니다.
현재 강릉의 물 부족은 단순한 불편을 넘어 도시 존립 자체를 위협할 정도로 심각한 수준입니다. 그러나, 물 부족은 강릉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어느 지역이든 가뭄이 올 수 있고, 물 부족으로 고통을 받을 수 있습니다. 비가 오지 않으면 댐이 있더라도 물을 담아둘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새로운 대안을 찾아서 대비해야 합니다. 물은 생존과 직결된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지역에 따라 홍수가 발생할 수도 있고, 가뭄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재난이 발생하고서야 허둥지둥 대책을 마련하는 뒤처진 행정은 바뀌어야 합니다. 미리 재난을 예상하고 대비하여야 합니다.
가뭄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댐·저수지·광역수도 연계, 해수 담수화 같은 공급 수원 다변화, 누수 저감과 절수 캠페인과 같은 수요 관리, 그리고 하수 재이용·빗물 저장 같은 대체 수자원의 활용 방안을 종합적으로 계획하고 추진해야 물 부족을 해결할 수 있을 것입니다.
덧붙이는 글 | 글쓴이는 전국지속가능발전협의회 상임회장입니다. 이 기사는 굿모닝충청에도 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