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성현 논산시장이 논산시청 시장 집무실에서 국방산업과 농식품 수출, 생활인구 흐름 등 최근 시정 주요 현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서준석
기초자치단체 하나의 정책 선택이 지역의 위상을 얼마나 바꿀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가 최근 공개됐다. 아시아브랜드연구소가 발표한 K-브랜드지수 충청권 지자체장 부문에서 논산시가 눈에 띄는 상승 흐름을 보이면서다.
백성현 논산시장은 2025년 9월 조사에서 충청도 26개 기초자치단체장 가운데 7위를 기록한 데 이어, 10~11월 조사에서는 충청권 전체 2위, 충남 지자체장 중 1위로 순위를 끌어올렸다. 짧은 기간 상승이라는 점에서 단순한 이미지 개선 이상의 배경이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아시아브랜드연구소는 "최근 지자체 브랜드 평가는 지역 균형과 생활밀착 정책에 대한 주민 체감도가 핵심 지표로 자리 잡고 있다"며 "표면적인 홍보보다는 실제 변화가 지수에 반영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는 논산에서 감지되는 변화가 일회성 이슈가 아니라 구체적인 정책 성과와 연결돼 있음을 시사한다.
국방 인프라, 소비가 아닌 산업으로 연결
이 같은 변화가 가장 뚜렷하게 드러나는 분야는 국방산업이다. 군 관련 인프라를 보유한 지자체는 적지 않지만, 이를 지역 성장 동력으로 체계화한 사례는 제한적이다. 일부 지역이 장병 소비에 의존하는 구조에 머무른 것과 달리, 논산은 국방 인프라를 산업과 일자리로 연결하는 방향을 택했다.
'육군훈련소의 도시'라는 기존 이미지를 기반으로 국방군수산업을 유치하고, 관련 기업과 연구기관을 지역에 안착시키는 전략을 이어왔다. 유치기업이 지역 인재 채용 계획을 발표하자, 주민들 사이에서는 "동네에서 젊은 얼굴을 자주 보게 됐다"는 반응도 나왔다. 국방 인프라가 청년 일자리와 인구 유입으로 이어지는 구조가 현실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농식품 브랜드, 해외에서 검증 단계로
농업 분야에서도 방향성은 유사하다. 논산시는 최근 수년간 '논산 농식품 해외박람회'를 꾸준히 개최하며 지역 농산물의 해외 진출을 시도해왔다. 2024년 방콕, 2025년 자카르타에서 열린 박람회는 지역 브랜드를 해외 시장에 각인하는 실험의 성격이 짙었다.
특히 인도네시아 정부가 2026년 박람회 재개최를 공식 요청한 점은 주목할 만하다. 이는 논산 농식품이 가격 경쟁력을 넘어 신뢰와 안전성의 상징으로 인식되기 시작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된다. 지속적인 해외 교류가 이어질 경우, 논산 농식품이 글로벌 시장에서도 통용되는 브랜드로 자리 잡을 가능성도 점쳐진다.
체류 인구 증가로 드러난 '생활 반경의 확장'
이러한 변화는 수치로도 일부 확인된다. 행정안전부와 국가데이터처가 9일 발표한 '2025년 2분기 인구감소지역 생활인구 산정 결과'에 따르면, 논산은 장기체류 인구가 많은 지역 중 하나로 분류됐다.
생활인구는 주민등록 인구에 더해 월 1회, 하루 3시간 이상 통근·통학·관광 등의 목적으로 머문 체류 인구를 포함한 개념이다. 2분기 장기체류(21일 이상 체류, 1일 이상 숙박) 인구 규모에서 논산은 대구 남구·서구, 부산 동구, 경북 안동 등과 함께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등록 인구 감소가 전국적인 과제로 떠오른 상황에서, 일정 기간 머무는 인구가 늘고 있다는 점은 도시의 생활 반경과 기능이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로 풀이된다.
지표 상승, 지속 가능성이 관건
브랜드 지수 상승이 곧바로 성공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과거에도 일시적인 주목을 받았다가 내실 부족으로 흐름이 꺾인 사례는 적지 않다. 브랜드는 수치가 아니라 신뢰의 축적이라는 점에서, 성과를 지속적으로 증명하는 과정이 뒤따라야 한다.
이와 관련해 백성현 논산시장은 "도시 경쟁력은 숫자가 아니라 사람들이 어떻게 머무르고 살아가는지에서 나온다"고 말했다. 그는 "인구 통계보다 중요한 것은 논산에서 일하고, 배우고, 쉬며 삶의 가치를 느끼는 사람이 늘어나는 것"이라며 "국방·농업·교육 등 논산이 가진 자산을 서로 연결해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만드는 데 행정의 역할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성과는 행정이 앞에 나서기보다 시민과 기업, 교육 현장, 그리고 군과의 협력 속에서 자연스럽게 만들어지는 것"이라며 "논산이 선택받는 도시가 되기 위해 필요한 기반을 차분히 다져가는 과정"이라고 덧붙였다.
브랜드 지표의 상승은 결과일 뿐, 목표는 아니라는 인식이다. 다만 최근 논산에서 나타나는 변화는 국방산업과 농식품, 체류 인구 등 여러 영역에서 공통된 방향성을 보이고 있다. 정책 간 연계를 통해 생활과 산업, 인구가 맞물리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는 점에서, '논산'이라는 이름이 하나의 지역 브랜드로 확장되는 과정은 이미 시작됐다는 평가가 조심스럽게 나온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논산포커스에도 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