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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급식(자료사진)
급식(자료사진) ⓒ 연합뉴스

'K-급식'이 주목받는 이유는 단지 맛과 품질 때문만이 아니다. 위생·안전·영양·교육이 함께 담보되는 체계적인 공공교육 서비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때때로 체계가 아니라 관행과 자의적 해석이 급식 행정을 흔들기도 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검식'이다.

검식은 배식 전 음식의 상태를 최종 확인하는 절차다. 단순한 '간 보기'가 아니라, 음식의 맛, 식감, 위생 상태, 조리 상태(익힘 정도, 온도 등), 이물 여부, 가열 상태, 온도 유지, 이상 징후 등을 점검한다. 메뉴에 따라 확인 방식도 달라진다. 튀김이나 면류 등은 배식 직전 뿐만 아니라 마지막 배식을 받는 학생들을 위해 튀김의 식감이나 국수의 간과 온도를 다시 확인할 필요도 있다. 학교급식 위생관리지침과 2023년 학교급식 위생교육자료에서는 식단 개선의 자료 활용을 목적으로 다양하게 음식을 먹어서 검사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여기서 중요한 질문은 "얼마나 먹었나"가 아니다. 왜(목적), 언제(배식 전), 어떻게(점검·기록·이상 시 조치) 수행했는가이다.

그런데 현실에서는 영양교사에게만 음식물검사가 '식사'로 취급된다. "배불리 먹고 무슨 검식이냐" 같은 말 한마디로 공무 행위를 한순간에 '밥 한 끼'로 축소시킬 때 그 부당함 앞에 느끼는 모욕감으로 인해 소수인 담당자들이 감당하는 정서적 비용도 적지 않다. 이런 상처를 직장 안에서 다수를 상대로 홀로 근무하는 영양교사들이 쉽게 꺼내기는 쉽지 않다.

검식 기준 제각각... 교육부의 책임 있는 결정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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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현장에서 유사한 사례를 들어본다면, 같은 검식 업무라도 직군이나 직렬에 따라 비용 처리와 업무 인식이 다르게 적용된다. 학교 영양사는 검식이 '공무'로 인정받아 개인이 부담하지 않지만, 영양교사는 식사로 규정되어 개인에게 부담시킨다. 유치원 간식과 늘봄 간식의 검식과 보존식 비용은 개인이 아닌 학교가 부담한다. 조·중·석을 운영하는 3식 학교 영양교사는 3번 검식하지만, 중식만 식비를 부담시킨다. 외부 도시락 급식을 할 때는 검식용 도시락 비용을 업체가 부담한다. 우유 급식도 업체가 부담한다. 이렇게 원칙이 없으면 관행은 대체로 힘이 약한 쪽에 더 무겁게 작동된다. 그래서 이 문제는 단지 비용 논쟁이 아니라, 원칙이 없는 상황에서 힘없는 사람과 그들의 업무를 대하는 태도의 문제라고도 생각한다.

해외 사례를 보면, 공통된 방향이 있다. 점검을 위한 섭취는 개인 식사와 분리된다는 것이다. 영국의 학교급식 문서들에서는 근무 중 확인·감독을 위한 'duty meal(의무 급식)'을 학교 예산으로 처리한다. 싱가포르 학교 급식(매점) 운영자 선정 공고에서는 심사 과정의 검식 샘플 비용을 지원자(업체) 부담으로 명시해, 평가·점검을 위한 시식을 개인에게 청구하지 않도록 설계한다. 이런 사례들은 미국, 일본, 필리핀 등 다양한 사례를 찾을 수 있었고, 우리나라에서도 병원, 기업체, 군대 등 집단급식소 대부분은 검식 담당자에게 식비를 징수하여 개인의 식사로 취급하지 않는다.

영양교사의 검식은 기록하고, 결재를 받는 공무이지, 권리가 아니다. 식중독 사고가 발생하면 그 책임은 매우 엄격하게 다뤄져 징계와 인사조치가 따른다. 심지어 일부 교육청에서는 사고 발생 시 역학조사 결과 원인 불명 시에도 심지어 조리하지 않은 우유급식에 문제가 생겨도 영양교사에게 행정처분을 할 수 있도록 처분 기준을 마련해 두었다. 증거는 없지만, 죄인이 된다. 평소에는 검식이 '식사'로 취급돼 비용을 개인에게 전가하다가 "책임을 물을 때는 공무"라며 순식간에 달라지는 이중적 잣대에 힘없는 소수 영양교사의 목소리는 오랫동안 묻혀왔다. 이런 관행을 방치하는 것은 교육행정의 효율성과 공정성 측면에서도 매우 비합리적이다.

교육부에 바란다. 지난 10년간 "의견을 수렴하겠다"라는 공허한 답변 대신, 이제는 기준을 완결할 때다.

첫째, 책임이 수반되는 공무의 정의가 하위법령에서 완성되지 못한 것은 소관 부처의 행정적 책임 공백이며, 검식의 정의를 목적에 부합하게 규정해야 한다.
둘째, 직렬에 상관없이 검식에 대한 비용 부담은 같은 기준으로 적용되어야 하며, 검식공무원의 공무를 근거 없이 일반 교직원의 식사와 동일하게 취급하는 행정 해석을 재검토해야 한다.
셋째, 보존식·검식 비용은 식품위생·안전의 필수 비용이므로, 전국 공통 기준을 제도화해야 한다.
넷째, 검식공무원의 요구는 수당이 아니라, 공무수행에 필요한 최소 경비에 대한 국가부담 원칙으로 동일 적용해야 한다.

K-급식의 품격은 현장의 헌신만으로 유지되지 않는다. 헌신이 오해와 갈등으로 소모되지 않게 하는 것이 교육행정의 역할이다. 검식이 이제는 말싸움의 소재가 아니라, 누구나 납득할 수 있는 명확한 기준으로 정리되길 기대한다

[관련기사]
- 법에 명시된 직무인데...영양교사 검식비 징수 논란, 기준도 제각각 https://omn.kr/2gen5
- "돈 몇천 원 때문 아닙니다" 영양교사들이 '밥값'에 모욕감 느끼는 이유 https://omn.kr/2gf9d

덧붙이는 글 | 글쓴이는 충남 당진 고대초 권오정 영양교사입니다.


#영양교사검식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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