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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아침, 창문을 열자마자 탄식이 쏟아져 나왔다. 밤사이 내린 하얀 눈이 세상을 뒤덮었지만, 아름답다는 생각보다는 '오늘 어떻게 출근하나'라는 걱정이 앞섰기 때문이다.
설상가상이라는 말은 이럴 때 쓰는 것일까. 서울시내버스 노사 임금 협상 결렬로 첫차부터 전면 파업에 돌입했다는 뉴스가 스마트폰 화면을 채웠다. 폭설로 인한 도로 마비에 버스 운행 중단까지, 그야말로 '출근길 대란'의 서막이었다.

▲눈이 내린 지난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우산이나 외투 모자를 쓴 시민들이 이동하고 있다. ⓒ 연합뉴스
오전 7시 30분, 평소라면 버스를 기다리는 줄로 질서 정연했을 서울 강북구 삼양동사거리버스정류장은 혼란 그 자체였다. 정류장 전광판에는 '운행 대기' 혹은 '차고지'라는 글자만 떴을 뿐, 도착 예정 시간을 알리는 숫자는 보이지 않았다.
두꺼운 패딩을 입고 발을 동동 구르던 직장인 김아무개(35)씨는 "택시 호출 앱을 20분째 켜 놓고 있지만 '배차 가능한 차량이 없다'는 메시지만 뜬다. 지하철역까지 걸어가기엔 눈길이 너무 미끄러워 막막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제설 작업이 채 이루어지지 않은 일부 이면 도로에서는 승용차들이 거북이 걸음을 하고 있었고, 그나마 운행되는 마을버스나 대체 수송 차량은 이미 만원이라 정류장에 서지도 못한 채 지나치기 일쑤였다.
버스를 포기한 시민들이 지하철로 몰리면서 역사 내부는 발 디딜 틈 없었다. 서울 지하철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입구부터 길게 늘어선 줄은 계단 위까지 이어졌다. 젖은 우산을 접고, 눈 묻은 신발을 털며 역사로 들어선 시민들의 표정에는 피로감이 역력했다. 대학생 이아무개(22)씨는 "평소보다 30분 일찍 나왔는데도 지각할 것 같다"며 "지하철 안이 콩나물시루처럼 꽉 차서 숨쉬기도 힘들었다"이라고 토로했다.
오후부터는 기온이 더 떨어져 도로 결빙이 우려된다고 한다. 아침 출근길 전쟁을 치른 시민들은 벌써 퇴근길을 걱정하고 있다. 노사 간 조속한 타결과 지자체의 신속한 제설 작업이 절실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