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이 13일 청와대에서 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와 공동언론발표를 하고 있다. 2026.4.13 ⓒ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13일 도날드 투스크 폴란드 총리와의 정상회담 이후 대한민국·폴란드 양국 관계를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격상한다고 밝혔다.
양국이 2022년 체결했던 약 442억 달러 규모의 방위산업 관련 총괄계약을 안정적으로 이행하고 다른 산업 분야에서도 양국 협력을 더 심화·발전시키기 위해서다. 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미국·이스라엘-이란 전쟁 등으로 표방되는 불확실한 국제 경제·안보 환경 속에서 서로 더 긴밀한 소통을 하기 위해서다.
특히 이 대통령은 이날 공동언론발표에서 이러한 정상회담 성과를 소개하면서 "양국 모두 중동 전쟁이 불러온 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글로벌 공급망의 안전망이 중요하다는 점에 공감했고 이를 위해 필요한 협력을 이어 나가기로 뜻을 모았다"고 말했다.
폴란드 총리 "한국은 미국 다음의 가장 중요한 동맹국, 특히 방위산업 쪽"
이 대통령은 먼저 "오늘 양국이 채택한 공동성명에는 정치, 경제, 문화, 인적교류 등 여러 분야의 협력을 더욱 강화하고 첨단산업 및 과학기술, 우주, 에너지, 인프라 분야 등 포괄적이고 미래지향적 분야로 협력의 지평을 넓혀가겠다는 양국의 확고하고 분명한 의지가 담겨 있다"고 밝혔다.
가장 먼저 회담 성과로 소개한 것은 "양국의 호혜적 방산 협력 확대"였다. 이 대통령은 "저는 양국 간 방산 협력이 심화·발전할 수 있도록 이미 체결한 총괄계약의 안정적 이행이 필요하다고 말씀드렸다"며 "(투스크 총리도) 한국 기업이 보여준 현지 생산, 기술이전, 인력 양성에 대한 노력을 높이 평가해 주셨다"고 밝혔다.
이어 "에너지 공급망, 인프라, 과학기술 등 양국 간 협력의 범위를 더욱 포괄적으로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라며 "양국 간 협력이 수소, 나노·소재, 우주 등 첨단과학 기술 분야까지 확대될 수 있도록 관련 기간 간 공동연구 및 인적교류를 활성화하고 양국 정부 차원에서 이를 지원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론 투스크 총리에게 에너지 저장 시스템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을 시작한 폴란드 내 한국 전기차 배터리 투자 기업들에 대한 관심과 폴란드 내 주요 인프라 구축 사업인 신공항 연결 산업 및 바르샤바 트램 교체 사업에 대한 우리 기업의 참여를 요청했다고도 설명했다.
이와 관련 투스크 총리는 공동언론발표 전 회담 모두발언에서 "한국은 폴란드에 있어서 미국 다음의, 가장 중요한 동맹국이고 특히 방위산업 쪽이 그런 역할을 하고 있다"며 "방산 협력에 관련해서 개인적으로, 적극적으로 참여해서 관리하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 이재명 대통령과 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가 13일 청와대에서 공동언론발표 후 서로에게 박수를 보내고 있다. 2026.4.13 ⓒ 연합뉴스
"한반도와 유럽 안보 긴밀히 연결돼... 글로벌 공급망 안정화 협력"
무엇보다 이 대통령은 "총리님과 저는 무엇보다 한반도와 유럽의 안보가 긴밀히 연결돼 있다는 점에 공감했다"며 양국이 이제 '포괄적 전략 동반자'로서 국제 경제·안보 환경에 대한 소통을 더욱 긴밀히 하기로 했음을 알렸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적극적으로 방위력 증강을 꾀하고 있는 폴란드와 중동 전쟁으로 에너지 수급처 다변화 필요성이 더욱 커진 한국 양국 간 공통의 이해가 교차되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이 대통령은 "양국이 각 지역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힘쓰는 동시에 세계적인 차원의 평화를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면서 중동발 위기에 대처하기 위한 글로벌 공급망 안정화에 힘을 모으기로 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양국의 신뢰와 우정이 더욱 돈독해질 수 있도록 양국 국민 간 인적 교류를 더 늘려나가기로 했다"면서 양국 간 직항편 노선 조율 방안을 논의하고 언어·음악·서적 등 다양한 분야의 문화교류 확대를 위한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마지막으로 "양국이 공유하는 역사적 유대감과 문화적 친근감이 있었기에, 한국과 폴란드는 전례가 없을 정도로 빠른 시간 내 전략적 파트너십을 강화할 수 있었다"며 "(오늘 정상회담은) 양국 관계를 한 단계 더 도약시킬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평했다.
'노동자 출신 정치인' 공감대 형성한 두 정상

▲이재명 대통령과 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가 13일 청와대에서 확대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2026.4.13 ⓒ 연합뉴스
한편 이 대통령과 투스크 총리는 이날 회담에서 '노동자 출신 정치인'이란 공감대를 서로 표현하기도 했다.
투스크 총리는 모두발언에서 "첫 공식 면담이지만 오래 전부터 알고 지낸 사이 같다. 아마 비슷한 삶을 살았고 가치관도 비슷하기 때문에 서로 간에 이해할 수 있는 분야가 많았던 것 같다"며 "저도 대통령님과 마찬가지로 젊은 나이에 노동자로 일했던 경험이 있고 민주주의와 자유를 위해서는 큰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점도 서로 잘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려운 시기에 대통령께서 개인적으로 모범적인 부분을 보여주셨음에 감사하다"라며 "폴란드뿐만 아니라 유럽, 전 세계적으로도 대통령님의 노력에 감탄을 보여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회담을 비공개로 전환하기 전 "카메라 철수 전에 이건 하나 알려드려야 되겠다"며 "국민들께서 폴란드의 자유노조, (폴란드의 전 대통령) 레흐 바웬사를 잘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그 바웬사의 청년 동지였던 분이 투스크 총리"라고 소개했다.
이어 "대한민국이 1980년대 민주화 투쟁을 하고 있을 때 폴란드의 자유노조, 레흐 바웬사는 매우 인상적인 희망의 불빛 같은 존재였다"며 "민주주의의 힘으로 폴란드가 지금 유럽에서 가장 많이 성장하고 발전하고 있는 점을 잘 알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