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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츠지 가나코 전 일본 중의원 의원이 15일 <오마이뉴스>와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오츠지 가나코 전 의원은 일본에서 성소수자로 최초로 커밍아웃한 의원이기도 하다. 그는 28살인 2003년 오사카부의회 의원 선거에 당선되면서 정치인으로, 2019년에는 중의원으로서 혼인평등 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오츠지 가나코 전 일본 중의원 의원이 15일 <오마이뉴스>와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오츠지 가나코 전 의원은 일본에서 성소수자로 최초로 커밍아웃한 의원이기도 하다. 그는 28살인 2003년 오사카부의회 의원 선거에 당선되면서 정치인으로, 2019년에는 중의원으로서 혼인평등 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 런아웃

"일본에서 동성혼을 인정 않는 민법에 위헌 판결을 쟁취할 것이고, 동성혼 법제화도 얻어낼 테니 한국도 함께 실현시켜 나갑시다!"

세 차례 낙선 경험도 그를 무너트리지 못했다. 진홍색 셔츠 차림의 한 일본 정치인이 서울 도심을 가득 메운 퀴어퍼레이드 행렬 속에 섰다. 그는 '일본 최초 커밍아웃 정치인'인 오츠지 가나코 전 일본 중의원 의원이다.

이번 한국행에서 그의 눈길을 가장 사로잡은 건 서울퀴어문화축제였다. 1995년 태권도를 배우기 위해 한국 유학을 선택했을 정도로 한국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오츠지 전 의원이지만, 서울퀴어문화축제에 참여한 것은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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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자신의 SNS에도 "뜨거운 하루였지만, 매우 활기찬 참가자들이 많은 퍼레이드였습니다"라는 말과 함께 서울퀴어퍼레이드 사진과 동영상을 여러 개 올리면서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15일 <오마이뉴스>에 "한국의 퀴어퍼레이드는 자유롭고 힘이 넘친다"며 "서울 퀴어퍼레이드에 나온 기수들 영상을 트위터에 올렸더니 조회수가 83만 회 가까이 나왔다. 민주화 운동에서 시작된 한국의 시민운동의 역량이 2024년 내란에 저항한 시기를 지나 겹겹이 쌓인 걸 이렇게 목격하고 있다"고 감탄했다.

'한국은 지난 정권의 탄핵 시기에 많은 성소수자가 집회에 참여했다'는 기자의 말에 오츠지 전 의원은 "일본 역시 마찬가지다. 일본에서 일어나는 반정부적인 움직임에도 퀴어들이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다"며 "10년 전 안보법제 개정 반대 집회 당시 퀴어들이 '아베, 물러가'라고 적힌 큰 풍선을 만들어서 띄운 일이 대표적"이라고 꼽았다.

그러면서도 "'도쿄 프라이드'의 경우 (서울퀴어문화축제와는 다르게) 기업에서 내는 부스나 차량이 많고, 당사자와 기업이 협력하는 모습을 주로 보이는 '해피 프라이드'인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28살 최연소 의원에서 세 번 낙선까지

 오츠지 가나코 전 일본 중의원 의원이 15일 <오마이뉴스>와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오츠지 가나코 전 의원은 일본에서 성소수자로 최초로 커밍아웃한 의원이기도 하다. 그는 28살인 2003년 오사카부의회 의원 선거에 당선되면서 정치인으로, 2019년에는 중의원으로서 혼인평등 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오츠지 가나코 전 일본 중의원 의원이 15일 <오마이뉴스>와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오츠지 가나코 전 의원은 일본에서 성소수자로 최초로 커밍아웃한 의원이기도 하다. 그는 28살인 2003년 오사카부의회 의원 선거에 당선되면서 정치인으로, 2019년에는 중의원으로서 혼인평등 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 런아웃

오츠지 전 의원은 2003년 28살 나이로 오사카부의회 의원 선거에 출마해 부의회 최연소 의원으로 당선됐다. 그가 레즈비언으로 커밍아웃한 건 오사카부의회 의원으로 활동하던 2005년의 일이다. 가라테(일본의 대표적인 무술)를 잘했던, 그러나 가라테가 올림픽 종목에 없어 태권도를 배워 올림픽에 나가기 위해 결심하고 한국을 찾았던 학생이 동아시아에서 최초로 커밍아웃한 정치인으로 거듭나던 순간이다.

그는 2013년 참의원 선거(비례)에서도 비례 순번을 승계받아 잠시 의원으로 활동했다. 그러다 2017년, 2024년 중의원으로 계속 당선됐으나 2026년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중의원을 해산하며 치러진 직전 선거에서 중도개혁연합(입헌민주당과 공명당이 합당) 의원 후보로 나와 낙선했다. 그는 낙담하는 대신 "도전하는 야당 의원에게 낙선은 따라다니는 일"이라고 밝혔다.

그는 2003년부터 7번 출마해서 3번 당선, 비례 승계 1번, 3번 낙선 경험이 있다. 2007년 낙선하고는 그림책 <탱고는 두 아빠가 있어요>를 일본어로 번역해 출판하는가 하면,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취득해 돌봄 현장에서 일하며 사회복지 분야로도 전문성을 가진 의원으로 거듭나고자 했다.

지난 15일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조국혁신당, 진보당, 기본소득당 여성·성소수자 당직자·보좌관들과 만난 오츠지 전 의원은 "저도 여러 번 낙선했는데 한 번 낙선했다고 포기하지 말고 몇 번이라도 도전해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그가 이번 한국 방문에서 만난 정치인들 중에는 지난 6·3 지방선거에서 낙선한 이들도 있다.

그는 "무엇보다 어려운 결단에도 불구하고 정치에 입문하고, 출마하겠다는 결단을 내린 데에 경의를 표했다"고 말했다.

"사회는 정치와 제도 통해 바뀌더라"

 오츠지 가나코 전 중의원 의원이 15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서울 내 대학 성소수자 동아리 구성원들을 만났다.
오츠지 가나코 전 중의원 의원이 15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서울 내 대학 성소수자 동아리 구성원들을 만났다. ⓒ 런아웃

그는 같은 날 오후에는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자대학교를 찾아 성소수자 정치 참여 단체 '런아웃 프로젝트' 주최로 열린 오픈테이블에서 대학 성소수자 동아리 구성원 10여 명을 만났다. 이들 앞에서 그는 커밍아웃하던 당시를 떠올리며 "내가 여성을 좋아한다는 것을 마주하기로 결심했다. 당사자가 문제가 아닌, 소수자를 배척하는 사회가 문제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2000년 쯤 레즈비언으로 커밍아웃하고 무엇을 바꿀 수 있을지 고민하다가 정치를 시작하게 됐다. 사회가 저절로 바뀌는 것이 아닌 정치와 제도를 통해 바뀌기 때문이었다. 그때부터 정치가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 정치를 해온 지난 20년 간 성소수자 권익을 제도화하는 것에 노력을 기울여왔다."

그의 이야기에 학생들도 트랜스젠더 대학생 혐오 정서 등 대학 내에서 인권 활동을 이어나가는 데 있어 경험한 어려움을 진솔하게 나누기도 했다. 오츠지 전 의원이 "(일본도 한국처럼 트랜스젠더 혐오 정서가) 정말 똑같다. 일본 여자 대학에서도 트랜스젠더 여성을 적대시 하고, '여성의 공간을 지키자'는 단체도 만들어질 정도"라고 언급하자, 학생들 사이에서는 탄식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오츠지 전 의원은 작년 '도쿄 프라이드'에 자민당·공명당·사민당 등 초당파 의원들과 참석해 개회식 인사를 하기도 했다. 한국으로 치면, 서울퀴어문화축제 개회식에 국민의힘·더불어민주당·개혁신당·진보당 등의 의원들이 참석해 발언하는 것이다. 한국에서는 '아직은' 상상하기 어려운 풍경이다. 일본 의원들의 참석 사진에 학생들이 술렁이자, 그는 "2005년 당시 내가 커밍아웃을 했을 때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변화라는 것은 생각보다 빨리 오는 경우가 있더라"라면서 웃었다.

"위헌 판결만으로는 부족"… 동성혼 법제화의 길

동성혼 법제화는 현재 일본만이 아닌 한국 사회에서도 성소수자 인권과 관련해 가장 뜨겁게 제기되는 주제 중 하나다. 오츠지 전 의원은 2019년 6월 중의원 의원으로 동성혼을 가능하게 하는 민법 개정안을 세 차례나 발의한 당사자이기도 하다.

일본은 이미 도쿄, 오사카, 삿포로 등 5개 고등법원이 '동성혼 불인정'에 위헌이라고 판단한 상태다. 이는 올해 3월 최고재판소 대법정(대법원 전원합의체)에 회부된 상태로 법관들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최고재판소에서도 위헌 판단이 나면 통상 2개월 내로 국회서 법을 개정한다.

한국 역시 2024년 대법원이 동성부부 건강보험 피부양자 자격을 인정한 데 이어 지난 4월 27일 인천가정법원 부천지원을 시작으로 여러 법원에서 혼인신고 불수리 불복 사건에 대한 심문 기일을 열고 재판을 진행 중에 있다.

오츠지 전 의원은 "(중의원 당시) 최고재판소에서 (동성혼 불인정) 위헌이 나오면 바로 법을 개정하겠다는 정부 답변서를 받아 법무성에 제출하는 등 압력을 넣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판사 역시 여론의 눈치를 본다"면서도 "위헌 판결만으로는 부족하다. 한국도 의원들이 (동성혼) 법안 발의까지 도전하면 어떨까"라고 제안했다.

"시민의 힘으로 대통령 탄핵... 한국의 시민운동, 매우 훌륭하다고 생각"

 오츠지 가나코 전 일본 중의원 의원이 15일 <오마이뉴스>와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오츠지 가나코 전 의원은 일본에서 성소수자로 최초로 커밍아웃한 의원이기도 하다. 그는 28살인 2003년 오사카부의회 의원 선거에 당선되면서 정치인으로, 2019년에는 중의원으로서 혼인평등 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오츠지 가나코 전 일본 중의원 의원이 15일 <오마이뉴스>와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오츠지 가나코 전 의원은 일본에서 성소수자로 최초로 커밍아웃한 의원이기도 하다. 그는 28살인 2003년 오사카부의회 의원 선거에 당선되면서 정치인으로, 2019년에는 중의원으로서 혼인평등 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 런아웃

그는 이날 대학생들과의 간담회 자리 이후 <오마이뉴스>와 만나 "더 많은 (성소수자인) 의원들이 있으면 좋겠다. 앞으로도 동료들이 출마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고, 출마하면 밀어줄 것"이라고 밝혔다.

최연소 오사카부의회 의원에 이어 오랜 시간 자신을 수식했던 '최초의 커밍아웃 정치인'이라는 수식어에 대해 그는 "(커밍아웃한 정치인이 많지 않아 내가 레즈비언에 대한) 스테레오 타입을 만드는 게 아닌가 하는 걱정이 있다"라고 털어놓기도 했다.

반면 그는 "성소수자라는 이유만으로 모두가 같은 생각을 하지는 않는다"며 "일본에서는 동성혼에 반대하는 보수 정당에서도 성소수자로 출마하는 경우가 있다. 일부 당사자들이 인권을 옹호하는 정책에 브레이크를 밟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매우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한편, 그는 다카이치 정권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내는 데도 주저하지 않았다. 극우·보수 성향으로 간주되는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정치 행보에 오츠지 전 의원은 "많이 걱정하고 있다"고 밝히며, "2027년 가을에는 자민당 총재 임기가 끝나기에 총리가 바뀔 가능성도 있다. 다카이치 총리는 첫 여성 총리임에도 불구하고 가족의 다양성을 전혀 인정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최근 <한국일보>와 <요미우리신문> 공동 여론조사에 따르면 '한일관계가 좋다'고 느끼는 한국과 일본 국민 비율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른바 '한류 열풍'이 있기 이전부터 한국에서 생활하며 한국을 잘 알고 있는 오츠지 전 의원은 "앞으로도 한일 양국이 더욱 협력할 수 있도록 가교 역할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한 번은 중도개혁연합 대표와 식사를 하는데 밤마다 <이태원 클라쓰>를 한 편씩 보면서 기분 전환을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많은 일본인들이 케이팝 같은 문화 콘텐츠를 통해 한국을 알게 되는 계기가 늘었다고 본다"고 언급했다.

이어 "무엇보다 한국이 일본보다 앞서가고 있는 건 정권 교체가 이뤄진다는 점"이라며 "시민의 힘으로 대통령을 탄핵시킬 수 있는 한국의 시민운동이 매우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일본에서도 헌법 개정 반대 운동이 펼쳐지고 있는데, 다들 (한국의 응원봉에서 영향을 받았다고 알려진) '펜라이트(형광봉)'를 들고 참가한다"고 전하며 미소를 짓기도 했다.

"한국과 일본이 서로에게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는 관계가 됐으면 한다. 일본도 한국의 좋은 점을 많이 받아들이고 싶다."

 오츠지 가나코 전 일본 중의원 의원이 15일 <오마이뉴스>와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오츠지 가나코 전 의원은 일본에서 성소수자로 최초로 커밍아웃한 의원이기도 하다. 그는 28살인 2003년 오사카부의회 의원 선거에 당선되면서 정치인으로, 2019년에는 중의원으로서 혼인평등 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오츠지 가나코 전 일본 중의원 의원이 15일 <오마이뉴스>와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오츠지 가나코 전 의원은 일본에서 성소수자로 최초로 커밍아웃한 의원이기도 하다. 그는 28살인 2003년 오사카부의회 의원 선거에 당선되면서 정치인으로, 2019년에는 중의원으로서 혼인평등 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 런아웃

#서울퀴어문화축제#오츠지가나코#일본중의원의원#최초커밍아웃성소수자정치인#일본정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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