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리창에 점을 찍는 아이들 ⓒ 이경호
대전환경운동연합은 친구어린이집과 함께 1년 동안 다양한 생태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아이들의 생태 감수성을 키워가고 있다. 자연을 직접 보고, 만지고, 느끼는 경험을 통해 생명의 소중함을 배우는 시간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15일에는 유리창 충돌 조류(버드 스트라이크)를 주제로 교육과 실천 활동을 진행했다. 아이들은 새들이 왜 유리창에 부딪히는지 이야기를 듣고, 직접 새들의 생명을 지키는 활동에도 참여했다.
이번 활동은 환경부와 여러 환경단체가 권장하는 '10×5 법칙'을 실천하는 시간이었다. 아크릴 마카를 이용해 어린이집 유리창에 가로 10cm, 세로 5cm 이하 간격으로 점과 선을 그려 넣었다. 사람들의 눈에는 단순한 낙서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새들에게는 유리창의 존재를 알려주는 중요한 신호가 된다.
친구어린이집은 작은 숲과 인접한 곳에 위치해 다양한 새들이 찾아오는 공간이다. 다행히 지금까지는 유리창 충돌 사례가 확인되지 않았지만, 아이들은 사고가 발생한 뒤가 아니라 미리 예방하는 것이 자연을 지키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사실을 배웠다.
유리창 충돌은 인간이 만든 구조물 때문에 발생하는 대표적인 야생조류 피해다. 새들은 유리 자체를 인식하지 못하고, 유리에 비친 하늘이나 나무 또는 반대편 풍경을 실제 공간으로 착각해 빠른 속도로 날아들면서 충돌한다. 특히 번식기와 이동철에는 피해가 더욱 증가한다.
국내외 연구에 따르면 유리창 충돌은 조류 폐사의 주요 원인 가운데 하나이며, 우리나라에서도 매년 수백만 마리의 야생조류가 건물 유리창과 방음벽 등에 충돌해 죽는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도심의 투명 방음벽, 통유리 건물, 학교와 공공시설은 충돌 위험이 높은 장소로 꼽힌다.
이를 줄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바로 10×5 법칙이다. 새의 몸통보다 좁은 간격으로 점이나 선을 표시하면 새들은 그 공간을 통과할 수 없는 장애물로 인식해 충돌을 피하게 된다. 비용은 적게 들지만 예방 효과는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실제로 국내외에서 충돌을 크게 줄인 사례들이 보고되고 있다.

▲점을 직은 유리창의 모습 ⓒ 이경호
아이들이 문제를 배우는 데 그치지 않고, 10×5 법칙을 유리창에 아크릴 마카를 이용해 점을 찍었다. 정확한 치수로 찍어내지 못했지만, 새들에게 알릴 수 있는 충분한 점이 되었다. 작은 실천을 통해 생명을 살릴 수 있다는 경험을 한 시간이었다. 유리창에 하나씩 찍은 점들은 작은 표시에 불과하지만, 그 점 하나가 새에게는 생명을 지켜주는 길잡이가 된다.
대전환경운동연합은 앞으로도 친구어린이집과 함께 계절별 생태체험을 이어가며 아이들이 자연과 공존하는 삶을 몸으로 배우고 실천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인간에게는 평범한 유리창이 새들에게는 보이지 않는 벽이 될 수 있다. 아이들이 남긴 작은 점들이 사람과 새가 함께 살아가는 도시를 만드는 첫걸음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