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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08.12 13:27ㅣ최종 업데이트 26.08.12 13:27

새벽 논습지에서 만난 생명들

장남들 금개구리 시민모니터링

아직 하루의 열기가 시작되기 전인 12일 오전 7시, 장남들 논습지에 16명의 시민들이 모였다. 논과 습지를 오가며 살아가는 생명들을 만나고 기록하기 위해서다. 장남들보전시민모임은 한국자원봉상협의회의 후원을 받아 논습지 금개구리 시민모니터링단을 구성하고 지난 7월 25일부터 10월 5일까지 모두 7차례에 걸쳐 장남들 일대의 생태환경을 조사하고 있다. 금개구리의 서식 현황을 살피는 것은 물론 수질과 식생, 외래종 등을 함께 조사하며 논습지가 품고 있는 생태적 가치를 시민들의 눈으로 기록하는 활동이다.

이날 모니터링의 주제는 조류였다. 시민들은 각자 쌍안경을 들고 논습지 곳곳을 살피며 주변에서 살아가는 새들을 하나씩 찾아갔다. 큰부리까마귀를 비롯해 중대백로, 중백로, 황로, 왜가리, 흰뺨검둥오리, 새매, 황조롱이, 멧비둘기, 꺅도요, 물총새, 오색딱다구리 등 다양한 새들이 관찰됐다. 논습지는 단순히 농사를 짓는 공간이 아니다. 물이 고이고, 풀이 자라고, 곤충과 물고기가 살아가며 이를 먹이로 삼는 새들이 찾아오는 하나의 생태계였다.

특히 이날 참가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황조롱이였다. 황조롱이는 공중에서 날개를 빠르게 움직이며 한곳에 머무르는 듯한 정지비행을 선보였다. 먹잇감을 찾기 위해 바람을 이용해 공중에 떠 있는 모습이었다. 빠르게 날아가는 꺅도요도 만났다. 순간적으로 시야를 가로지르는 꺅도요의 비행을 따라가다 보면 날개에서 드러나는 흰색 무늬를 확인할 수 있다. 빠르게 움직이는 새를 눈으로 쫓으며 특징을 찾아내는 것 역시 현장 조류모니터링의 묘미다. 망원경을 통해 바라본 새들의 모습은 또 다른 경험을 선물했다. 멀리 있던 새가 눈앞으로 다가오고, 평소에는 그냥 지나쳤을 생명 하나하나가 이름과 특징을 가진 존재로 다가온다.

 조류를 과찰하는 모습
▲조류를 과찰하는 모습 ⓒ 장남들보전시민모임

특히 아이들에게 이런 경험은 자연을 책이나 화면으로 배우는 것과는 다르다. 망원경 너머에서 움직이는 새를 직접 바라보고, 그 새가 무엇을 먹고 어디로 이동하는지 살펴보면서 생명이 살아 있다는 사실을 온몸으로 경험하게 된다. 자연을 보호해야 한다는 말보다 먼저, 자연 속에서 살아가는 생명을 직접 만나는 경험이 필요한 이유다.

이번 시민모니터링에서는 조류뿐 아니라 장남들 논습지의 생태환경 전반을 함께 살펴본다. 금개구리의 서식 현황을 조사하고 수질과 식생을 확인하며 외래종의 분포도 기록한다. 현장에서 발견한 생명과 환경 정보는 GPS와 사진으로 기록하고 네이처링 앱의 미션에 남긴다. 한 번의 관찰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같은 장소를 반복해서 조사하면서 변화의 과정을 축적하는 것이다.

 새를 설명하는 모습
▲새를 설명하는 모습 ⓒ 장남들시민모임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이 기록한 자료는 시간이 지나면서 장남들 논습지의 생태환경을 보여주는 중요한 데이터가 된다. 금개구리가 어디에서 발견되는지, 어떤 식생이 분포하는지, 새들이 어떤 계절에 찾아오는지, 서식환경에는 어떤 변화가 나타나는지를 지속적으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쌓인 데이터는 넘어 장남들 논습지를 지키기 위한 근거가 될 것이디다. 시민들이 직접 조사하고 축적한 생태자료는 향후 서식지 보전과 관리 정책을 제안하는 중요한 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

장남들 논습지 금개구리 시민모니터링은 결국 한 생물을 찾는 활동에 머물지 않는다. 금개구리가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살피고, 그곳을 찾아오는 새들을 만나며, 물과 식물과 곤충이 연결된 하나의 생태계를 시민의 눈으로 기록하는 일이다.

 새벽 모인 참가자들
▲새벽 모인 참가자들 ⓒ 장남들보전시민모임

장남들 논습지의 생명들은 그렇게 조금씩 시민들의 기록 속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한 번의 관찰은 작은 기록이지만, 그 기록이 일곱 번, 열 번, 그리고 여러 해 동안 이어진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자연을 지키는 일은 거창한 구호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는 가까운 곳의 생명을 발견하고 오래 기록하는 것에서 시작될 수 있다.

한편 시민모니터단은 앞으로도 지속될 예정이다. 더 많은 시민의 참여를 기다리고 있다.

 시민모니터 모집공고문
▲시민모니터 모집공고문 ⓒ 장남들보전시민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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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남들보전시민모임#멸종#모니터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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