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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후보가 지난 1일 충북 청주시 서원구 CJB미디어센터에서 열린 충북 순회경선 합동연설회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후보가 지난 1일 충북 청주시 서원구 CJB미디어센터에서 열린 충북 순회경선 합동연설회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 남소연

요즘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과정을 지켜보며 씁쓸함을 감출 수 없다. 당의 얼굴을 뽑는 중요한 자리라기엔 후보들 간의 공방이 지나치게 껄끄럽고 마뜩잖다. 토론다운 토론은 실종된 채, 상대의 발목을 잡거나 동문서답으로 일관하며 시간만 때우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답답함을 넘어 울화가 치민다. 국민을 대신해 일하겠다는 사람들이 보여주는 그 옹색한 태도는 대체 누구를 위한 정치인가.

그중에서도 눈살을 찌푸리게 한 것은 최민희 최고위원 후보 측과 오마이TV 사이에서 벌어진 취재 방해 논란이었다. 지난 8일 인천에서 열린 민주당 순회경선 합동연설회에서 최 후보 측 의원실 보좌진이 당시 생중계 중이었던 오마이TV의 촬영 화면을 휴대전화로 찍거나, 카메라를 종이로 가리는 행동이 포착됐다. <오마이뉴스> 측은 이를 취재 감시와 방해라고 비판했다. 반면 최 후보 측은 "오마이TV 현장중계 카메라가 특정 후보들의 표정과 행동을 지속적으로 클로즈업하는 일이 잦았다"라고 불만을 나타내면서, 카메라를 종이로 가린 행위는 "당시 보좌진의 얼굴 촬영을 막기 위한 것"이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논란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최 후보가 이후 SNS에서 해당 취재진의 과거 근무 언론사를 언급하면서 비판은 더욱 커졌다. 여기에 정청래 당대표 후보까지 오마이TV를 향해 '자업자득'이라고 말하며 자신 역시 해당 언론사와 인터뷰하고 싶지 않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면서 불씨를 키웠다.

며칠째 이어지는 광경을 보고 있자니,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속에서 치미는 말이 너무 많았다. 자신을 지지하는 언론만 언론으로 인정하겠다는 것인가.

불편한 질문을 하는 언론도 감당할 수 있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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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와 <한겨레> 등은 오랜 세월 개혁에 대한 목소리를 내왔다. 민주당과 정치적 지향을 상당 부분 공유해 온 매체들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언제나 민주당 정치인에게 우호적이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같은 방향을 바라보는 언론일수록 잘못을 더 매섭게 비판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언론과 정치의 관계도 건강할 수 있다. 당의 지도자가 되겠다는 사람이라면 자신에게 불편한 질문을 던지는 언론까지 감당할 수 있는 그릇을 보여야 한다.

인터뷰를 거절하는 것은 정치인의 선택일 수 있다. 그러나 공개된 정치 행사에서 정당하게 취재하는 카메라를 물리적으로 가로막는 것은 다른 문제다. 마음에 들지 않는 보도를 했다는 이유로 기자의 과거 근무 이력까지 문제 삼는 태도 역시 정치 지도자가 갖춰야 할 품격과는 거리가 멀다.

1980년대 대학 시절, 군부독재에 저항하며 거리를 메웠던 기억이 생생하다. 당시 언론은 통제와 탄압을 받았고, 우리는 진실을 알기 위해, 민주주의를 되찾기 위해 거리로 나섰다. 최루탄 연기 속에서 쓰러지는 친구를 부축하며 목이 터져라 외쳤던 것도 결국 독재가 아닌 민주주의를 원한다는 절박한 외침이었다.

세월이 흘러 12·3 비상계엄이라는 혼란을 지켜보면서 그 시절의 기억이 다시 떠올랐다. 그토록 어렵게 지켜온 민주주의인데, 오늘의 정치에서는 내 편과 네 편을 가르고 불편한 목소리를 밀어내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보게 된다. 특히 '자업자득'이라며 비판적인 언론을 배척하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가 그토록 지키려 했던 민주주의는 과연 어떤 모습이었나 되돌아보게 된다.

불편한 목소리를 견디는 힘

 송영길, 정청래, 김민석(기호순) 당 대표 후보가 2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당대표·최고위원 순회경선 합동연설회에서 손뼉치고 있다. 2026.8.2
▲송영길, 정청래, 김민석(기호순) 당 대표 후보가 2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당대표·최고위원 순회경선 합동연설회에서 손뼉치고 있다. 2026.8.2 ⓒ 연합뉴스

정치 뉴스를 대하다 보면 가끔 의문이 든다. 저마다 번듯한 이력과 사회적으로 인정받아온 경력을 가진 이들이 정치판에 들어서면 왜 이토록 작아지는 것일까.

비판 앞에서는 즉각 날을 세우고, 상대의 잘못에는 엄격하면서도 내 편의 실책에는 관대하다. 권력에 가까워질수록 언사는 거칠어지고 태도는 옹색해진다. 정치가 사람을 초라하게 만드는 것은 아닐 것이다. 다만 권력을 좇는 동안 자신이 지켜온 원칙마저 내려놓는다면, 정치도 사람도 함께 초라해진다.

자신을 칭찬할 때는 반기고, 비판하기 시작하면 등을 돌리는 것이 언론을 대하는 정치인의 올바른 태도는 아닐 것이다. 듣기 좋은 말보다 불편한 질문을 견디고, 때로는 자신을 향한 비판에도 귀를 열 수 있어야 한다. 민주주의 역시 마찬가지다. 내 편의 목소리만 듣고 다른 목소리를 밀어낸다면, 우리가 말하는 민주주의는 너무 초라해진다.

내가 이번 사태에 실망하는 이유는 특정 정치인을 좋아하거나 싫어해서가 아니다. 특별히 지지하는 정치인이 따로 있는 것도 아니다. 정당이라면 무엇보다 국민의 삶과 민생을 먼저 살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국민주권을 강조해 온 정당에서 이런 모습을 보이는 것이 과연 국민의 눈에는 어떻게 비칠까.

정치인들이 그토록 자주 말하는 '국민'은 대체 누구인가. 그들이 말하는 국민이 혹시 자신을 지지하는 사람들만을 뜻하는 것은 아닌지 씁쓸해진다. 정치를 들여다볼수록 실망은 깊어진다.

그럼에도 정치를 하겠다는 사람, 당을 이끌겠다는 사람에게 기대하는 것이 있다. 자신을 향한 불편한 목소리를 피하지 않고 견딜 줄 아는 힘이다. 국민에게 권한을 위임받은 사람이라면 마땅히 갖춰야 할 자세가 아닐까. 국민을 위한다는 말의 진정성은 결국 자신을 향한 비판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서 드러난다고 생각한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신혜솔 시민기자의 개인 브런치 스토리에도 실립니다.


#민주당#전당대회#언론#민주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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