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사운드 오브 뮤직>에서 폰 트랍 대령을 연기하는 배우 이필모.

뮤지컬 <사운드 오브 뮤직>에서 폰 트랍 대령을 연기하는 배우 이필모. ⓒ 극단 현대극장


이필모는 일에 대해 준비가 철저한 배우다. 뮤지컬 <사운드 오브 뮤직> 인터뷰를 마치고 나서, 자신의 가방에서 수술용 장갑을 보여주었다. '폰 트랍 대령이 수술하는 장면이 없는데 왜일까'하고 의아하게 생각하다가, 순간 tvN 드라마 <응급남녀> 때문이라는 걸 알았다. 극 중 응급의학과 치프 역을 맡은 그는 좀 더 자연스러운 의사 연기를 위해 평소에도 수술용 장갑을 꼈다 벗었다, 연습하고 있단다.

이 정도의 준비성이면 무대 위 연기도 의심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믿음직하지 않을까. <사운드 오브 뮤직>에서 폰 트랍 대령을 연기하는 이필모를 3일 유니버설아트센터에서 만났다.

"폰 트랍 대령의 인간적인 쓸쓸함을 보여주고 싶어"

- <사운드 오브 뮤직>을 영화로 기억하는 팬들이 많다.
"제가 연기하는 폰 트랍 대령이 영화에서는 50대의 나이다. 대령의 인간적인 고민을 무대에서 풀고 싶다. 무대에서는 대령의 인간적인 쓸쓸함을 보여줄 만한 장면이 그렇게 많지 않다. 그럼에도 대령이 왜 쓸쓸한지, 어떻게 외로운지를 보여드리고자 한다."

- 폰 트랍 대령도 근엄한 이미지고, 드라마도 가만 보면 차도남 스타일의 캐스팅이 들어오는 편이다.
"기존에 맡아온 비슷한 배역은 가급적이면 내려놓으려고 한다. 기왕이면 새로운 역할에 도전하고자 한다. 경쾌하고 밝은 역할을 하다가 MBC <빛과 그림자>에서 차도남 차수혁 역할을 맡았다. 차수혁에 너무 몰입된 나머지, 자살로 하차했는데도 캐릭터에서 한동안 빠져나오지 못해 애를 먹었다. 앞으로는 장애우나 뼛속까지 나쁜 남자 역할도 연기하고 싶다."

- <사운드 오브 뮤직>에는 이필모씨처럼 뮤지컬을 해온 배우도 있지만 처음 출연하는 배우도 있다. 연습하며 해프닝도 있었을 텐데.
"연습할 때 대사를 해야 하는데 눈으로 날개짓을 하는 배우가 있었다. <사운드 오브 뮤직>의 배경은 오스트리아가 독일에 점령당하는 상황이다. 연습 중 대사를 하다가 실수로 '오스트리아가 독일을 함락시켰다'고 바꿔 말한 배우가 있었다. '데트 바일러씨가 커피를 드시겠답니다' 해야 할 대사를 연습하던 상대 배우가 '데트 바일러씨가 전화를 거시겠답니다' 한 적도 있었다."

"<응급남녀>에서는 냉철하지만 허당기 있는 의사 캐릭터"

 "<응답하라 1994>가 케이블 드라마로는 초대박을 쳐서 <응급남녀>는 캐스팅에 많은 고민을 했다고 한다. 제가 연기하는 캐릭터는 응급실의 최고 책임자다. 일에는 냉철하지만 뒤통수 머리카락이 뻗친 줄도 모르고 다닐 정도로 허당기가 있다. 지금까지 맡았던 캐릭터가 아닌 독창적인 캐릭터로 기대해도 좋다."

"<응답하라 1994>가 케이블 드라마로는 초대박을 쳐서 <응급남녀>는 캐스팅에 많은 고민을 했다고 한다. 제가 연기하는 캐릭터는 응급실의 최고 책임자다. 일에는 냉철하지만 뒤통수 머리카락이 뻗친 줄도 모르고 다닐 정도로 허당기가 있다. 지금까지 맡았던 캐릭터가 아닌 독창적인 캐릭터로 기대해도 좋다." ⓒ 극단 현대극장


- <정글의 법칙>에서 알레르기로 고생했다.
"지푸라기에 먼지 비슷한 게 있었는데 눈이 아팠다. 그게 알레르기의 원인이었던 거 같다. 병만씨보다 내가 한 살 많다. 제일 큰 형이 모양 빠지기 싫었다. 눈물이 났지만 엄살로 보일 수도 있어서 계속 했다. 그러다가 큰 먼지가 제대로 눈에 들어왔다. 당시 위에서 촬영 중이었는데 눈이 너무 아파서 하마터면 떨어질 뻔했다.

응급 처치를 받고 베이스로 돌아왔는데 저녁 식사가 차려졌다. 하지만 음식을 하나도 먹을 수 없었다. 결막염 때문에 못 먹은 게 아니다. 동굴 안에는 여섯 명의 멤버가 남아있었기에 혼자 먹을 수 없었다. 알레르기 결막염을 진정시키기 위해 링거를 맞아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두 시간 동안 맞을 걸 삼십 분만에 후다닥 맞고 동굴로 뛰쳐갔다."

- 곧 있으면 <응급남녀>로 시청자를 만난다.
"<응답하라 1994>와는 완전히 다른 메디컬 코드의 드라마다. <응답하라 1994>가 케이블 드라마로는 초대박을 쳐서 <응급남녀>는 캐스팅에 많은 고민을 했다고 한다. 제가 연기하는 캐릭터는 응급실의 최고 책임자다. 일에는 냉철하지만 뒤통수 머리카락이 뻗친 줄도 모르고 다닐 정도로 허당기가 있다. 지금까지 맡았던 캐릭터가 아닌 독창적인 캐릭터로 기대해도 좋다."

- 마다가스카로 구호 활동도 다녀왔다.
"1년에 한 번은 어려운 이들을 도와주는 활동에 참여하고 싶다. '밀알'이라는 구호단체의 홍보대사를 4년째 맡아오고 있다. 마다가스카를 가려면 하루 이상을 꼬박 비행기 안에 있어야 한다. 공항에 내려도 1000km 이상의 먼 거리를 자동차로 달려야 한다.

제가 가서 도와준다고 해서 마다가스카 현지인의 인생이 특별하게 달라지는 건 없다. 윤택하게 살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주지는 못하지만 도와드린다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 남을 하나라도 더 도울 수 있는 건강과 시간이 허락할 때 구호 활동을 하고 남을 돕는 게 중요하다."

정글의 법칙 이필모 사운드 오브 뮤직 응급남녀 빛과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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