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컵 축구대회가 갖고 있는 두 가지 고민

아시아 축구를 대표하는 대회는 1956년에 시작된 아시안컵 축구대회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아시안게임 축구대회와 월드컵 지역예선도 못지않게 아시아 축구팬들을 열광시키지만, 아시안컵 축구대회에서 우승한 팀은 FIFA에서 주관하는 컨페더레이션 컵의 아시아 대표로 참가할 자격을 갖게 된다.

아시안컵 축구대회는 두 가지의 고민을 안고 있었다. 하나는 인지도가 높은 올림픽 축구대회와 유로 대회와 같은 해에 개최되기 때문에 축구팬들에게 자칫 외면받을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었고, 다른 하나는 아시아에 소속된 모든 축구 대표팀이 참가해서 예선과 본선을 치르기 때문에 전력상의 불균형으로 인한 흥미의 반감이었다.

고민에 대한 해결책

아시안컵 축구대회는 1956년에 시작된 이후 매 4년마다 개최되었다. 하지만 2004년 중국에서 개최된 제13회 대회 이후에는 인지도가 높은 올림픽, 유로 대회를 피해 개최하기로 하고 제14회 대회는 2007년에 개최하였으며, 그 이후 매 4년마다 개최하기로 결정했다. 따라서 제15회 대회는 2011년에 카타르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카타르의 기후 조건상 겨울에 개최될 예정이다.)

그동안 아시안컵 축구대회의 예선전에는 아시아에 소속된 모든 축구 대표팀이 참가할 수 있었다. 그러나 대회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아시아 축구연맹은 하나의 고민거리를 해결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 그것은 본선은 그렇다고 치더라도 예선전에서 심한 전력상의 불균형으로 발생하는 흥미의 반감이었다. 물론 전력이 약한 팀에게는 강한 팀과 대결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받는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겠지만 아시아 축구협회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은 것 같다.

그래서 아시아 축구연맹은 소위 '비전 아시아'라는 명목으로 아시아 축구연맹에 소속된 국가를 세 부분으로 나누었다. 아시아 축구연맹은 46개 회원국을 그들의 실력과 랭킹, 그리고 여러 가지 현실적인 요인들에 따라 '신흥국(emerging)', '개발도상국(developing)', '선진국(mature)'으로 나눴다.

이후의 조치로 2006년에 아시아 축구연맹은 '신흥국'을 중심으로 하고 일부 개발도상국이 포함된 AFC 챌린지컵 대회를 출범시켰다. 그야말로 '도토리 키재기 대회'이고, 아시아 축구대회의 마이너리그 혹은 2부 리그의 성격을 가진 대회였다.

아시아 축구 하위권 국가들의 대회 : AFC 챌린지컵

소위 '신흥국'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대회이기에 월드컵과 유로 대회를 관전하고, 세계의 높은 수준의 축구를 매스컴으로 접한 축구팬들의 눈에는 동네축구같은 수준의 대회로 여겨질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이 대회는 나름대로 전력이 떨어지는 팀들이 대회를 통해서 자신들의 수준을 향상시키고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질수 있도록 주최측과 축구팬들이 함께 관심갖고 지켜봐야 할 대회이다.

제1회 대회(2006년, 방글라데시)

제1회 대회 제1회 2006년 챌린지컵 축구대회 로고(방글라데시 개최)

▲ 제1회 대회 제1회 2006년 챌린지컵 축구대회 로고(방글라데시 개최) ⓒ 위키피디아


2006년에 개최된 제1회 AFC 챌린지컵 축구대회는 방글라데시에서 개최되었는데, 애초에 아프가니스탄, 부탄, 브루나이, 캄보디아, 대만, 동티모르, 괌, 키르기스스탄, 라오스, 마카오, 몽골, 네팔, 파키스탄, 팔레스타인, 필리핀, 스리랑카, 타지키스탄의 신흥국이 참가 대상국이었다. 그런데 몽골, 라오스, 동티모르 대신에 '개발도상국'에 분류된 방글라데시와 인도가 참여하면서 총 16개국이 참가하는 대회가 되었다.

A조 : 인도, 대만, 필리판, 아프가니스탄
B조 : 스리랑카, 네팔, 브루나이, 부탄
C조 : 팔레스틴, 방글라데시, 캄보디아, 괌
D조 : 타지키스탄, 키르기스스탄, 파키스탄, 마카오

이 대회는 4개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펼치고 각 조 2위까지 8강 토너먼트에 진출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는데, 타지키스탄이 2승 1무로 조 1위를 차지하여 8강에 진출하여, C조 2위인 방글라데시를 8강에서 6-1로 누르고 준결승에 진출였다. 타지키스탄은 준결승에서 조별리그에서 한 번 만나서 패했던(당시에는 0-1로 패함) 키르기스스탄과 만났으나, 2-0 승리로 설욕을 하며 결승에 진출하였다. 결승에서는 준결승에서 네팔을 승부차기로 꺾고 올라온 스리랑카를 4-0으로 누르고 첫 우승을 차지했다.

제2회 대회(2008년, 인도)

제2회 대회 제2회 2008년 챌린지컵 축구대회(개최국 : 인도) 로고

▲ 제2회 대회 제2회 2008년 챌린지컵 축구대회(개최국 : 인도) 로고 ⓒ 위키피디아


제2회 대회는 참가국 중에 개최국 인도와 개발도상국으로 분류된 북한, 투르크메니스탄, 미얀마가 8강이 겨루는 본선에 자동으로 진출하고, 나머지 4장의 본선 티켓을 놓고 14개국이 4개조로 나뉘어 각 조의 1위(스리랑카, 타지키스탄, 아프가니스탄, 네팔)가 본선에 진출하였다.

A조 : 인도, 타지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아프가니스탄
B조 : 북한, 미얀마, 네팔, 스리랑카

8개 팀이 2개조로 나뉘어 진행 한 결과 A조의 인도와 타지키스탄, B조의 북한과 미얀마가 4강이 겨루는 결승 토너먼트에 진출하였다. 준결승전에서 인도는 미얀마를 1-0으로 누르고 결승에 진출했고, 제1회 대회 우승국인 타지키스탄은 북한을 1-0으로 누르고 결승에 진출하였다. 개최국과 전 대회 우승국이 겨룬 결승전에서는 개최국 인도가 수닐 채트리(Sunil Chhetri)의 헤트트릭으로 타지키스탄을 4-1로 누르며 우승을 차지했다.

제3회 대회(2010년, 스리랑카)

제3회 대회 제3회 2010년 챌린지컵 축구대회(개최국 : 스리랑카)

▲ 제3회 대회 제3회 2010년 챌린지컵 축구대회(개최국 : 스리랑카) ⓒ 위키피디아


제3회 대회는 이전 2회 대회에서 3위 이상의 팀들(인도, 타지키스탄, 북한)이 자동으로 본선에 진출하였다. 나머지 5장의 본선 티켓을 놓고 17개 팀이 도전하게 되었는데, 17팀들 중에서 순위가 가장 낮은 몽골과 마카오가 플레이오프를 치러 마카오가 몽골을 누르고 16개팀이 겨루는 최종 예선에 합류했다. 16개 팀이 4개조로 나뉘어 진행된 최종 예선을 통과하여 본선에 오른 팀들은 미얀마, 투르크메니스탄, 키르기스스탄, 스리랑카, 방글라데시였다.

A조 : 타지키스탄, 미얀마, 스리랑카, 방글라데시
B조 : 북한, 투르크메니스탄, 키르기스스탄, 인도

북한이 B조에서 2승 1무로 조 1위를 차지하여 준결승에 진출하였고, 준결승에서 A조 2위인 미얀마를 5-0으로 격파하고 결승에 올랐다. B조에서 골득실에서 밀려 조 2위를 차지했던 투르크메니스탄은 준결승에서 A조 1위인 타지키스탄을 2-0으로 제압하고 결승에 올랐다. 조별리그에서 1-1 무승부로 승부를 겨루지 못했던 북한과 투르크메니스탄은 결승에서도 연장 승부까지 펼쳤지만 1-1로 무승부를 기록했다. 결국 승부차기로 우승자를 결정하게 되었는데 북한이 5-4로 누르고 우승을 차지했다.

약자들에게 희망을 주는 대회

아시아 축구연맹은 2008년 제2회 대회 우승국(인도)과 2010년 제3회 대회 우승국(북한)에게 2011년 제15회 아시안컵 축구대회 본선에 자동으로 진출할 수 있는 혜택을 주었다. 아마도 이것은 아시아 축구연맹으로서는 새로 신설된 대회가 아시아의 하위권 국가들의 대회라는 성격 때문에 흥미와 흥행의 차원에서 축구팬들에게 외면을 받을지도 모른다는 우려에서 마련된 장치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새롭게 출발하여 3회 대회까지 진행된 AFC 챌린지컵이 앞으로 계속적으로 발전하여 실력이 떨어지는 팀들에게 희망을 주는 대회가 되어야 한다. 그리고 나아가서 희망만을 주는 것이 아니라 실력 향상에도 크게 도움이 되는 대회가 되어야 한다.

챌린지 컵 대회에 '신흥국' 이외에도 '개발도상국'으로 분류된 팀들이 참가하는 것은 나름대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도 있다(신흥국이 조금 향상된 실력의 팀들과 경기하면서 얻게되는 경험이 중요하다).

그러나 반대로 이 대회에 참가한 '개발도상국' 팀들의 독무대가 될 가능성이 많다는 것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애초에 아시아 축구연맹이 실력과 형편에 따라 3개의 등급으로 구분한 것이 실력에 의해 약한 팀들을 차별하겠다는 의도가 아니라면, 약한 팀들에게 보다 좋은 환경의 대회에 참가할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배려를 주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2006년 제1회 대회 이후에 4년이 아닌 2년마다 개최되도록 결정한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해 주어야 할 것이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개인블로그, U포터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축구 챌린지컵 아시아 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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