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스위스전, 19일 러시아전을 치르게 되는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12일 소집된다. 손흥민(레버쿠젠)이 해트트릭을 달성하고 김신욱(울산)이 연일 골을 터뜨리고 있어 공격진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또 기성용(선덜랜드)이 준수한 경기력을 선보였다는 점에서 미드필드진 또한 안정감을 보일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그러나 축구에 있어 특수 포지션인 골키퍼를 두고 연일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김승규(울산)가 연일 선방 퍼레이드를 펼치면서 최근 5경기 1실점을 기록하는 등 K리그 클래식 29경기에서 23실점을 기록하며 준수한 방어를 보이고 있다.

반면 대표팀 주전이자 소속팀 수원의 주전 수문장인 정성룡이 10일 포항전에서 실책성 플레이로 2골로 팀 역전패의 빌미를 제공하면서 그의 기용을 둘러싸고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정성룡은 10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3 현대 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36라운드 포항과의 홈경기에서 1-0으로 앞선 전반 31분 이명주의 동점골 상황에서 치명적인 실수를 범하고 말았다. 정성룡은 이명주의 오른발 칩샷을 쳐내려 했지만 공을 놓치고 몸의 균형을 잃으면서 실점을 허용하고 말았다.

이 장면으로 경기 흐름이 뒤바뀌었다. 수원은 후반 24분 정대세가 상대 수비수와의 몸싸움에서 넘어졌지만 패널티킥이 선언되지 않으면서 분위기가 급격히 어수선해졌다. 결국 후반 30분 오른쪽 측면에서 올라온 신광훈의 크로스를 고무열이 곽희주에 앞서 반 박자 빠른 슈팅으로 처리했고, 이것도 막아내지 못하면서 역전골까지 허용하고 말았다.

결국 수원은 전반 2분 산토스의 선제골을 지켜내지 못하며 1-2 역전패를 당했고, 4위 서울을 추격하는데 실패하며 AFC 챔피언스리그 출전 티켓도 멀어지게 되었다. 2골 모두 막을 수 있는 골이었다는 점에서 정성룡의 실수는 상당히 뼈아팠다.

수원의 수비라인이 곽희주의 부상과 곽광선의 폼 하락, 에디 보스나의 이적으로 인해 4년차 민상기가 주축으로 투입되어 운영되다보니 수비 조직력이 확립되지 못한 부분도 있지만, 포항전 역전패의 경우 정성룡의 실수가 가장 큰 원인이 되고 말았다.

이날 경기장을 찾은 김봉수 대표팀 골키퍼 코치는 정성룡을 흔들지 말아달라 호소했고, 수원의 서정원 감독 또한 정성룡이 열심히 훈련에 임하고 있고 미팅을 통해 심리적인 안정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팬들은 정성룡의 가장 큰 장점인 안정감을 잃은 모습에 비판 여론이 강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정성룡은 최근 경기에서 많은 실점을 기록하면서 팬들의 비판 여론이 들끓은 상태였다. 대표팀에서도 남아공 월드컵 이후 No.1으로 활약하면서 주전 경쟁자가 없었고, 수원 이적 당시에도 높은 몸값을 받고 이적한 정성룡이기 때문이었다.

특히 올 시즌 들어 김승규를 비롯해 포항의 주전 골키퍼인 신화용, 전북의 주전 골키퍼인 최은성은 물론 서울의 주전 수문장 김용대, 인천의 주전 수문장 권정혁, 성남의 주전 수문장 전상욱 등이 정성룡보다 나은 실점 기록을 보이고 있다는 점도 정성룡을 향한 비판을 더욱 높이게 하는 요인이다.

팬들은 정성룡을 향해 흔히 말하는 '슈퍼 세이브'가 없고, 순발력과 반응 속도에 문제점을 보인다는 지적이 계속해서 해왔다. 계속해서 실점하는 경기가 늘어나면서 포항전 전까지 4경기에서 6실점을 기록했는데, 이로 인해 심리적인 부분에서 흔들린 것이 포항전 실수로 이어지고 말았다.

이런 상황에서 정성룡은 무엇보다 심리적인 안정을 찾아야 한다. 자신에 대한 비판 여론을 의식하지 말고 경기에 집중하면서 자신의 최대 장점인 안정감을 되찾고 정상적인 경기력을 회복해야 한다.

2008 베이징 올림픽, 2010 남아공 월드컵, 2011 아시안컵, 2012 런던 올림픽 등 주요 대회를 경험한 선수는 현역 가운데 정성룡이 유일하다. 경험과 안정감이라는 장점을 유지하면서 심리적인 안정과 자신의 리듬을 찾아야 한다.

청소년대표 시절부터 주전 경쟁을 통해 성장해온 정성룡에게 김승규와의 경쟁은 좋은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 청소년대표 시절 차기석, 포항 시절 김병지와 신화용, 대표팀에서 이운재와 주전 경쟁을 벌였던 정성룡은 경쟁을 통해 성장해왔다.

비판 여론이 뜨겁게 달아올라 있지만 그만한 경험과 안정감을 갖고 있는 선수도 없다. 정성룡이 자신의 기량을 되찾는 것, 이는 소속팀 수원은 물론 대표팀에게도 상당히 중요하다. 스위스전과 러시아전에서 정성룡이 출전 기회를 얻으며 심리적으로 흔들리는 부분을 다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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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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