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0일 <스페이스 공감>에 출연한 김준수

지난 30일 <스페이스 공감>에 출연한 김준수 ⓒ EBS


'사랑해 이 길 함께 가는 그대. 굳이 고된 나를 택한 그대여. 가끔 바람이 불 때만 저 먼 풍경을 바라봐. 올라온 만큼 아름다운 우리 길'(<2012 월간 윤종신 6월호> '오르막길' 중)

지난 6년은 김준수에게 웃음기가 사라질 만큼 가파른 오르막길이었다. 뮤지컬계에서 확고하게 자리 잡았지만 가슴 한켠에는 채워지지 않는 무언가가 있었다. 2004년 동방신기로 데뷔해 활동하던 때는 "(출연 제의가) 너무 많아서 우선순위를 정해야 할 만큼" TV에 얼굴을 많이 비췄지만, 김재중, 박유천과 함께 그곳을 떠나 JYJ를 결성하고부터는 신기하게도 섭외가 뚝 끊겼다. 이들이 먼저 방송국의 문을 두드려도 돌아오는 대답은 한결같았다.

아무리 매체가 다양화되었다고 해도 음악 방송에 출연할 수 없다는 것은 새 앨범을 발표해도 들려줄 수 있는 하나의 창구가 아예 막혔다는 것을 의미한다. 남들처럼 기회조차 얻지 못하는 상황에서 JYJ는 다른 길을 택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그들이 택한 길은 국내외 공연이었고, 뮤지컬이었고, 드라마였다. 그 결과 드라마 시상식에서는 OST를 부르는 JYJ를 볼 수 있었지만, 정작 자신들의 앨범 수록곡을 들려주지는 못했다.

2015년 4월 30일, 드디어 김준수가 TV에 등장했다. EBS <스페이스 공감>을 통해서였다. 김준수는 지난 3월 발표한 솔로 3집 < Flower(플라워) >에 담긴 곡을 비롯해 OST 등 그동안 선보였던 곡들, 뮤지컬 넘버 등을 불렀다. "가슴 아프니까 방송 출연을 못 한 게 아니라 안 한 거라고 얘기하려고 한다"고 너스레를 떤 그는 이내 노래에 집중했다. 150명의 관객은 숨을 죽이고 김준수의 노래를 감상했다.

"부를 때마다 울었다"면서 뮤지컬 <모차르트!>의 노래인 '황금별'에 감정을 이입했던 김준수는 앙코르곡인 '오르막길'을 부르다가 끝내 눈물을 흘렸다. 그의 눈물에 관객들도 훌쩍거렸다. 끝내 노래를 중단하고 잠시 무대에서 내려가 감정을 추스른 그는 다시 무대에 올라 '오르막길'을 불렀다. 이 시간이 지나면 힘겹게 오르던 발걸음을 다시 재촉해야 할 테지만 이날만큼은 김준수도, 관객도 잠시 가던 길을 멈추고 먼 풍경을 바라봤다.

세계 각지에서 공연하고, 관객과 더욱 가까이 만나 호흡하는 김준수이지만 외부적인 요인에 따른 제약은 그를 더욱 간절하게 했다. "되게 힘들다"고 심경을 토로했듯이 그는 여전히 방송을 그리워하고 있었다. 언제쯤 TV에서 다시 김준수의 노래를 들을 수 있을까. 분명한 것은 10년 후, 아니 그보다 더 오랜 시간이 지나도 대중은 여전히 진정성 있게 노래하는 김준수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을 거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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