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지 최근 제로지 멤버들의 라인업 이재무(G) 륌진희(B) 김병삼(V) 류하림(D) 이재욱(G)

▲ 제로지 최근 제로지 멤버들의 라인업 이재무(G) 륌진희(B) 김병삼(V) 류하림(D) 이재욱(G) ⓒ 이준호


홍대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전국구 파워메탈 밴드, 국내 헤비메탈 역사의 산증인이나 다름없는 '제로지(Zero-g)'. 제로지는 무중력이라는 뜻이다. 전투기가 갑자기 급강하할 때의 일시적인 무중력 느낌을 공군 조종사들이 많이 느낀다고 한다. 제로지는 그 느낌을 추구하는 밴드이다.

올해로 결성 29주년을 맞이하는 밴드 제로지(Zero-G)의 음악스타일은 1980·1990년대 LA메탈과 아메리칸 하드 록 스타일과 닮았다. 데뷔 초부터 독자적인 음악 스타일을 추구해온 밴드이다.

최근 대대적인 멤버 교체를 단행하며 새롭게 비상할 준비를 하고 있다. 최고의 앙상블과 안정적인 플레이를 자랑하는 친형제 '이재욱·이재무'가 강력한 트윈기타 사운드를 구성한다. 여성 베이시스트로서 홍대 신에서 찾아보기 힘든 실력파 베이스 플레이어로 정평이 난 '륌진희'가 합류했고, 실력파 테크니션으로 소문이 자자한 드러머 '류하림'도 함께한다. 이들이 구성한 사운드의 중심에 보컬 김병삼의 날카롭고 강력한 샤우팅이 가세한다.

제로지의 리더 김병삼과 서울 홍대 인근 스윙 기타에서 지난 13일 오후 7시, 인터뷰를 할 수 있었다.

멤버 교체와 함께 새로운 비상 준비

김병삼 오마이뉴스를 위해 AC/DC의 Back in Black 옷을 입고 포즈

▲ 김병삼 오마이뉴스를 위해 AC/DC의 Back in Black 옷을 입고 포즈 ⓒ 이준호

- 제로지 '김병삼'에게 최초의 음반은 무엇인가요?
"1989년 발매된 <프라이데이 애프터눈 II(Friday Afternoon II)>에 '티어 오브 집시(Tear of Gypsy)'란 곡으로 데뷔하게 되었고, 이후 1990년에 첫 솔로 앨범 <익사이팅 게임(Exciting Game)>을 발표했습니다. 1991년 2집인 <이지 컴, 이지 고(E.Z come E.Z go)>를 발표하면서부터 활발하게 활동했습니다."

- 영향을 받은 아티스트가 있나요?
"AC/DC입니다. '블랙 인 블랙(Back in Black)'이라는 곡 덕분에 제가 노래를 하게 된 것이죠."

- 처음 밴드가 결성할 당시와 현재의 록 신을 비교한다면 무엇이 다를까요?
"솔직히 말하자면, 예전보다 공연장에 관객이 많이 줄었습니다. 그에 비해 밴드는 너무 많이 늘어났죠. 수요와 공급이 안 맞는다는 겁니다. 아직 무대에 설 상황이 아닌데 무리해서 무대에 오르려 하는 이들이 많은 상황이죠. 무대의 턱이 너무 낮아진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 결성 초기부터 공연 활동을 많이 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공연과 그때의 회상을 간략하게 말씀해주세요.
"1980년대 말부터 지방 투어를 돌기 시작했습니다. 공연이 가능한 곳이라면 어디든지 갔었지요. 가장 기억에 남는 지역이라면 광주였던 것 같아요. 관객들의 반응이 대단했었죠. 공연이 시작하자마자 관객 중 한 명이 기절해서 실려 나가는 예도 있었지요. (웃음)"

김병삼 홍대 스윙기타에서 촬영한 그의 모습.

▲ 김병삼 홍대 스윙기타에서 촬영한 그의 모습. ⓒ 이준호


- 많은 멤버들이 거쳐 간 '제로지'를 굳건히 지키고 계시는데, 음악 활동 이외에 별도로 하는 사업이 있으신가요?
"작년까지 13년간 '맛좀볼래'라고 하는 작은 가게를 운영했었는데, 지금은 모두 접고 '노가다'를 하고 있습니다. 누군가는 막일을 창피하게 생각할 수 도 있겠지만 전 당당합니다. 일을 시작한 후 건강도 많이 좋아졌고, 체중도 많이 뺐고요. 아주 많이 만족 합니다. 돈을 벌면서 살도 빼고 몸도 단단해지잖습니까. (웃음)"

- 혹시 자제분이 음악을 한다고 하면 어떻게 코치(조언)을 해주고 싶으신가요?
"그렇지 않아도 그것 때문에 걱정입니다. 최근 제 페이스북에도 글을 올렸지만, 다음 달이면 아들 녀석이 전역합니다. 저와 같이 미술 전공인데, 밴드를 하겠다고 난리이니…. 둘째 딸도 마찬가지예요. 고등학교 2학년인데 요즘 밤을 새워가며 기타를 치고 있습니다. 말린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걱정이 태산입니다. (웃음)"

지속적인 음반 활동 그리고 끝나지 않는 록의 열정

제로지 리더&보컬 김병삼 그간 제로지의 활동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사진들.

▲ 제로지 리더&보컬 김병삼 그간 제로지의 활동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사진들. ⓒ 김병삼


- 현재 추진 중인 음반에 대해서 간단히 설명을 해주세요.
"올 상반기에 저의 솔로 앨범을 싱글로 발표할 예정입니다. 노래한 지 30년이나 됐는데 그간의 저에게는 숙제 같은 것이 있었죠. 헤비메탈 보컬이다 보니 일반적으로 좋아하는 멀쩡한 발라드를 항상 하고 싶다는 생각이 제 발목을 잡았지요.

여러 논란도 많았지만, 이제는 저 스스로가 그 짐을 풀어내고 싶습니다. 그리고 제로지의 신보도 당연히 준비 중입니다. 대대적인 구성원교체가 있었기에 호흡을 맞추고 있고요. 차근차근 신곡들을 발표할 예정입니다."

- 현재 눈에 확 들어오는 후배 밴드가 있으신가요? 소개를 부탁합니다.
"훌륭한 후배들이 너무 많아서…. (웃음) 이번에 같이 무대에 오를 해머링과 R4-19 이 두 팀도 주목해야 할 밴드입니다. 탄탄한 연주력과 뜨거운 열정이 대단한 친구들이지요."

- 록 밴드 활동을 하면서 기억에 남는 음반 제작자 혹은 공연 기획자가 있다면 꼽아주세요.
"기억에 남는 음반 제작자 하면…. 처음 데뷔할 때 앨범 제작자였던 김재선 님이죠. 지금은 여성밴드 '워킹 애프터 유'를 제작하고 계시는데, 여전한 열정에 박수를 보냅니다.

이제는 양질의 공연을 해야 합니다. 많은 록 필드의 관계자들은 국내 시장이 좁다고 생각하지만, 저는 아니라고 봅니다. 가장 큰 문제는 고객의 입맛에 맞출 물건이 별로 없다는 것이죠. 해외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양질의 밴드들이 속속 나와 준다면 국내 록 시장은 요동치리라 봅니다. 좋은 밴드와 좋은 노래가 모든 문제를 해결해 줄 것이라 믿습니다."

- 계획하고 계시는 공연에 대해서 간단히 어필해 주십시오.
"이번 3월에 준비하는 '와일드매치(WILD MATCH) 6' 공연은 특이하게 3팀이 격돌하게 됩니다. 이번이 6회째인데 꾸준히 진행해 오는 기획팀의 추진력도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오랜만에 잘 나가시는 후배들이랑 한 판 멋지게 놀아보아야죠! 저도 기대가 아주 큽니다."

김병삼 파워풀 보컬리스트 제로지 김병삼의 스테이지 액션

▲ 김병삼 파워풀 보컬리스트 제로지 김병삼의 스테이지 액션 ⓒ 이준호


록 페스티벌 '와일드 매치(WILD MATCH)6' 공연은 20세기 헤비메탈의 정수 제로지(Zero-G), 6인의 헤비니스 혁명 '알포나인틴(R4-19)', 당신의 심장에 강하게 내리꽂히는 해머링(Hammering)' 세 밴드의 트리플 매치로 진행된다.

유니언스틸(union steel)이 제작하는 고품격 헤비니스 공연 시리즈 와일드매치는 지난 2014년 9월 첫 회로 시작하여 오는 3월 19일 토요일 6회차 공연을 신촌의 라이브클럽 'A.O.R(산울림 소극장 맞은편)'에서 펼친다.

김병삼 제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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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는 다같이 공유하는 것 입니다

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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