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오전 서울 광화문의 한 호텔에서 열린 영화 <독수리 에디> 기자 간담회 현장.

7일 오전 서울 광화문의 한 호텔에서 열린 영화 <독수리 에디> 기자 간담회 현장. ⓒ 이십세기폭스코리아


영화 <독수리 에드>는 할리우드 스타 배우 휴 잭맨과 영화 <킹스맨>으로 급부상한 신예 태런 에저튼이 만난 영화다. 또 다른 통쾌한 액션물이 등장한 걸까? 아니다. 영화는 미장일을 하다 1988년 캘거리 동계올림픽서 영국 국가대표 스키점프 선수로 활약하게 된 에디 에드워즈의 이야기를 다뤘다. 도전 정신이 물씬 담긴 감동 실화라는 얘기다. 태런 에저튼이 에디 에드워즈 역을 맡았고, 휴 잭맨은 에디를 훈련시키는 까칠한 코치 피어리 브론슨 역을 소화했다.

7일 오전 서울 광화문의 한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휴 잭맨과 연출을 맡은 덱스터 플래처가 자리했다. 본래 태런 에저튼도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예상치 못한 사정"으로 귀국 시간이 늦어져 불참했다. <오마이스타>가 현장에서 이들이 주고받은 말을 중심으로 상황을 재구성했다.

[상황 1] 늑대인간 울버린, 알고 보니 10년째 서울 홍보대사

 영화 <독수리 에디>로 7일 한국을 찾은 배우 휴 잭맨.

영화 <독수리 에디>로 7일 한국을 찾은 배우 휴 잭맨. ⓒ 이십세기폭스코리아


"(한국어로) 캄사합니다아. 안녕하세요! <독수리 에디>! (다시 영어로) 한국에 올 때마다 기쁜 마음입니다. 제가 10년 전부터 서울 홍보대사라 인연이 깊어요. 올 때마다 좋은 시간을 보냈는데 이번엔 <독수리 에디>로 왔어요. 독특한 유머가 있고 스포츠 정신이 있으며 소외된 약자의 이야기입니다. 보신 분들은 눈시울이 붉어질 겁니다! 전 코치지만 영화에서 스키 점프는 딱 한 번 타요. (예전 <엑스맨> 시리즈 때처럼) 새벽 3시에 체육관에 들러 운동을 안 해도 돼서 너무 좋았습니다. 하하하!" (휴 잭맨)

- 그렇다. 그 <엑스맨> 시리즈의 휴 잭맨이다. 근육질의 거칠어 보이는 사내가 이번엔 가슴 뜨겁게 하는 감동을 전하게 됐다. 에디 에드워즈가 실존 인물이라면, 코치 피어리 브론슨은 "실제 에디를 담당했던 7명의 코치들을 합쳐놓은 가상 캐릭터"다. 역할을 위해 휴 잭맨은 밴드 '크림(Cream)'의 드러머 진저 베이커(Ginger Baker)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참고했다고 한다.

또한 휴 잭맨은 대표적인 지한파 배우다. 지난 2006년 <엑스맨: 최후의 전쟁>으로 처음 내한한 그는 당시 붉은 악마 티셔츠를 입어 주목을 끌기도 했고, 내한 일정 중에 서울시로부터 홍보대사로 위촉됐다. 참고로 배우 톰 크루즈가 7번 정도 한국을 찾으며 '톰 아저씨'라는 별명까지 얻었는데, 휴 잭맨의 방문 이력도 뒤지지 않는다. 지금까지 5번째 내한이다. 혹자는 이들이 한국에 숨겨둔 애인이 있나 의심할 정도. 혹시 아나. 경기도 어느 지역에 부동산을 가지고 있을지도. ^^

[상황2] "한국영화 <국가대표> 참고했다"

 영화 <독수리 에디>로 7일 한국을 찾은 덱스터 플레처 감독.

영화 <독수리 에디>로 7일 한국을 찾은 덱스터 플레처 감독. ⓒ 이십세기 폭스코리아


"1980년대 옷과 음악을 재현해야 하는 상황이었죠. 재밌는 건 당시 세계는 여러 혁신과 발명이 많았습니다. 합성소재도 발명되던 때고 색도 네온과 같은 밝은 색이 많았죠. 음악도 전자 음악이 많이 상용됐기에 이 영화에도 신디사이저 등으로 합성음악을 담았답니다. (덱스터 플래처)

"요즘은 SNS로 매우 빠르게 사람과 사건들이 알려지곤 하는데, 1980년대엔 그런 매체가 없었어요. 1988년 캘거리 동계올림픽 기사를 찾아보니 가장 인기를 끈 게 바로 에디더라고요. 최고의 스포츠맨은 아니었지만 유명 스포츠맨인 건 분명했습니다. 아! 그리고 감독님이 한국 영화 <국가대표>도 참고 했대요!" (휴 잭맨)

- 1988년은 우리에게도 특별한 해다. 정치적으로 어려웠지만 서울올림픽이 열렸고, 개발주의 광풍이 한창 불던 때기도 했다. <독수리 에디>는 같은 해 열린 동계올림픽을 배경으로 했기에 정서적으로 묘하게 이어진다. 특히 이 작품 전까지 스키 점프 종목을 영화화 한 게 우리의 <국가대표>(2009, 정용화 감독) 뿐이었다니, 감독 입장에선 "참고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플래처 감독은 "언어 문제로 스토리는 잘 이해 못했지만 매우 흥미로운 영화"였다고 <국가대표>를 촌평했다. 어쨌든 "<독수리 에디>는 좀 더 영국스럽"다고 한다. 두 영화를 비교해보면서 1988년을 향유해도 좋겠다. 참고로 휴 잭맨은 "2년 뒤 한국에서 평창 동계올림픽이 열린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기회가 되면 스키점프를 직접 관람해보라"고 권하기까지 했다.

[상황 3] 휴 잭맨, 힘들었쪄?

"제가 연기를 호주 TV 시리즈로 처음 시작했거든요. 그 다음이 뮤지컬 <미녀와 야수>였고, 이후 여러 뮤지컬을 하면서 인기를 좀 모았습니다. 사실 호주에선 뮤지컬 배우는 배우라고 여기지 않고 예능인이라고 보는 시각이 강해요. 그래서 영화 오디션을 보는 게 참 힘들었죠. 수  개월 간 이곳저곳에서 오디션을 봤지만 다 떨어졌고, 한 감독에겐 애원하다시피 해서 작은 역 하나를 맡기도 했어요. 내 속에선 연기에 대한 열정이 큰데 주변에선 날 배우로 생각하지 않을 때 참 힘들었습니다." (휴 잭맨)

- 호주 출신의 휴 잭맨이 아픈 과거를 언급한 이유는 <독수리 에디>가 담으려 한 '올림픽 정신'을 강조하기 위함이었다. 영화 속 에디는 승리를 노린 게 아닌 열정 그 자체를 품고 도전한 사람이고, 그게 바로 휴 잭맨이 감동한 지점이었다. 플래처 감독 역시 연기자 출신이다. 플레처 감독은 "배우는 결국 90프로의 거절을 이기고 나머지 10프로를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라며 "창의적 일을 하려면 열정을 갖고 있어야 하는 게 진리"라는 말을 덧붙였다. 그 말에 휴 잭맨이 미소로 화답했다.

"자신을 믿으며 불안을 극복하세요. 우리가 무엇을 하려고 할 때 가장 잘 해내지 못하더라도 시도하는 자체가 올림픽 정신입니다. 이기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참가하는 게 중요하고 잘 싸우는 게 중요합니다." (덱스터 플래처)

<오마이스타>'s comment

한국 관객 입장에선 아무래도 <국가대표>와 비교할 수밖에 없다. 유사하다. 역경을 이겨내고 도전하는 그 과정 자체에 집중한 영화. 1988년대 영국 음악과 문화를 날 것처럼 느낄 수 있는 건 덤이다. 개봉은 오는 4월 7일이다.

▲ '독수리 에디' 스키점프 코치가 된 늑대인간 ⓒ 이십세기폭스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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