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오전 9시. 바다 건너 미국에서는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경기가 한창이던 시간. 천안북일고 야구장에서는 전국체전 야구 고등부의 첫 번째 경기, 유신고(경기도 대표)와 상원고(대구 대표)의 경기가 열렸다.

제법 쌀쌀해진 이른 아침 날씨 속에서 열린 경기임에도 불구하고 뜨거운 활약으로 이목을 집중시킨 타자가 있다. 바로 2017 신인 드래프트에서 kt 위즈에 2차 3라운드로 지명되며 외야수 중 가장 빠른 지명을 받은 유신고 3학년 홍현빈이다.

경기 초반 승기를 잡은 것은 상원고였다. 박민호(3학년)의 1회 선제 솔로홈런과 에이스 신준영(3학년)의 호투로 4회까지 0-2 리드를 잡았다. 하지만 5회초 2아웃을 잡은 신준영이 연속안타와 볼넷을 허용하며 마운드를 내려갔고, 위이어 올라온 김현(2학년)이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해 유신고의 추격이 시작됐다. 6회초 홍현빈의 2타점 적시타와 실책으로 4득점하며 역전에 성공한 유신고는 7회말 1점을 내주기는 했지만 2점차 리드를 지키며 승리했다.

이날 경기에서 홍현빈은 최고의 활약을 보였다. 5타수 2안타 2타점 2득점을 기록한 홍현빈은 비록 2회초 2사 2루 기회에서 2루 땅볼로 물러나긴 했지만 5회 따라가는 추격 득점과 6회 동점 타점을 기록했다. 1루에 있을 때는 짧은 타구에도 3루까지 파고들며 빠른 발을 과시하기도 했다. 이날 최고의 활약을 한 홍현빈에게 경기 소감과 앞으로의 각오를 들어봤다.

 kt 2차 3라운드 21순위 지명된 홍현빈. 이날 유신고의 타격을 이끌었다. (사진: 이글레이스)

kt 2차 3라운드 21순위 지명된 홍현빈. 이날 유신고의 타격을 이끌었다. (사진: 이글레이스) ⓒ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 자기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유신고등학교 외야수 홍현빈입니다. 저는 컨택에 자신이 있고, 빠른 발과 수비능력이 제 강점입니다."

홍현빈은 7일 경기까지 고교 통산 72경기 0.363/0.482/0.543 1홈런 33도루를 기록 중이다. 통산 39삼진 53볼넷으로 볼삼비가 아주 뛰어나다. 어깨도 매우 강해 투구를 하면 130km대 구속을 기록한다고 한다.

- 금일(7일) 경기는 어땠나요?
"경기 초반에 부진해서, 좋은 기회를 놓쳤습니다. 그래서 부담감이 있었는데 다행히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고 열심히 해서 경기를 뒤집을 수 있었습니다. 우리 팀이 이길 수 있다고 믿었고, 믿음대로 팀이 승리해서 기쁩니다."

 타격전 코치에게 조언을 듣고 있는 홍현빈. (사진 : 이글레이스)

타격전 코치에게 조언을 듣고 있는 홍현빈. (사진 : 이글레이스) ⓒ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 6회 주루 상황에서는 어떤 생각이 들었는지? (6회초 홍현빈은 안타를 치고 2루까지 진루하려다 포기하고 귀루하는 과정에서 넘어지는 실수를 했다. 빠르게 일어났지만 런다운에 걸렸다. 그때 3루주자가 홈으로 들어와 득점하는데 성공했고 홍현빈도 1루에서 세이프되었다.)
"솔직히 말하면 많이 창피했어요.(웃음) 갑자기 스파이크가 미끄러지는 바람에 넘어졌습니다. 스파이크가 미끄러워서 새로 사야하는데, 아직 사질 못했습니다. 넘어지는 순간 장준환 선수(1루주자 / 홍현빈 안타 때 3루까지 진루)가 홈으로 들어가주길 바랬는데, 다행히도 홈에서 세이프가 되었습니다. 너무 고마웠어요.(웃음)"

- 타격할 때 이치로와 비슷한 타격준비자세를 취하던데?
"저만의 타격 루틴입니다. 처음에는 이치로 선수를 보고 따라하면서 시작했는데, 이제는 안하면 타격할 때 허전한 느낌마저 듭니다."

- 존경하거나 닮고 싶은 선수는?
"KBO리그에서는 kt 위즈의 유한준 선배님을, 메이저리그에서는 이치로 선수를 존경합니다. 두 분 모두 자기 관리가 철저해서 오랜 기간 선수 생활을 하시며 나이와 상관없이 좋은 활약을 보이시는게 멋지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자기관리를 잘해서 오랫동안 선수생활을 잘 하고 싶습니다."

- 2017시즌 1군에 올라간다면 가장 상대해보고 싶은 투수는?
"만약 1군에 올라가게 된다면 두산 니퍼트 선수의 공을 쳐보고 싶습니다. 프로에서 선발 20승을 거둘 정도로 뛰어난 투수의 공을 상대하면 제 야구 인생에 많은 공부가 될 것 같습니다."

- 앞으로의 각오는?
"kt에 높은 순위로 지명되어서 팬들의 기대가 큰 것 같습니다. 팬들이 실망하지 않도록 기대에 부응하는 모습 보여드리겠습니다.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날 홍현빈은 유신고의 8강 진출을 이끌었다. 하지만 아쉽게도 8강과 4강에서는 안타를 때려내진 못했고 유신고는 4강에서 세광고에 패했다. 전국체전을 끝으로 홍현빈의 고교 통산 기록은 74경기 0.351/0.470/0.525 1홈런 33도루로 마무리됐다.

 kt 홍현빈 프로필 및 고교 기록

kt 홍현빈 프로필 및 고교 기록 ⓒ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홍현빈은 통산 43삼진 53볼넷으로 볼넷/삼진 비율이 뛰어나다. 본인이 밝힌 것처럼 콘택트 능력이 좋아 고교 통산 타율 0.351을 기록했고, 33도루를 기록할 정도로 발도 빠르다. 이러한 콘택트 능력과 빠른 발이 결합되면서 고교 통산 13개의 3루타를 만들어냈다. 어깨도 매우 강해 외야수로서 송구 능력도 빼어나다.

유한준과 이치로라는 확실한 워너비를 가진 홍현빈. 자신의 강점인 뛰어난 콘택트 능력과 빠른 발, 그리고 수비능력을 잘 살린다면 10년 후 리그를 대표하는 외야수로 성장할 가능성이 충분하다.

[기록출처 및 정리: 야구기록실 KBReport.com, 한국고교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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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길준영 기자 / 정리: 김정학 기자 ) 이 기사는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에서 작성했습니다. 기록 사용 및 후원 문의 [ kbr@kbreport.com ]
홍현빈 KT 이치로 KBREPORT 2017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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