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완'과 '투혼'이라는 단어로 김재균의 '혹사'가 포장되고 있다. 충암고 김재균이 봉황대기 8강전에서 역투하고 있다.

▲ '철완'과 '투혼'이라는 단어로 김재균의 '혹사'가 포장되고 있다. 충암고 김재균이 봉황대기 8강전에서 역투하고 있다. ⓒ 한국일보


제45회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의 최종 승자는 야탑고등학교로 결정됐다. 1일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봉황대기 결승전에서 야탑고등학교는 충암고등학교를 2대1로 이기며 창단 20년만에 첫 전국대회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충암고등학교는 아쉽게도 준우승에 머물러야만 했다. 그리고 그 누구보다 아쉬울 선수는 충암고의 투수 김재균일 것이다.


등번호 1번의 충암고 좌완투수 김재균은 이번 봉황대기 기간동안 혹사논란에 휩싸인 선수다. 충암고는 봉황대기 7번의 경기 중 김재균을 6경기나 출전시켰고 그 중에 선발은 4차례였다. 김재균이 등판하지 않은 경기는 25일 부천진영고의 경기인데, 이 경기에서 충암고는 5회 콜드승을 거뒀다. 또한 충암고의 대회기간 동안의 57이닝 중 김재균은 45⅔이닝을 책임졌다.


특히 김재균은 16강전부터 매 경기 출전했다. 16강전인 28일 경북고와의 경기에선 선발로 출전해 128개의 공을 던지며 7⅔이닝을 던졌고, 8강전인 광주동성고전에선 9이닝 동안 117개의 투구수를, 4강전인 율곡고전에선 6이닝 동안 89개의 투구수를, 결승전인 야탑고전에선 7⅔이닝 동안 103개의 투구수를 던졌다. 핵심적인 문제는 등판간격이 터무니없이 짧은데 투구수 관리를 전혀 안해주었다는 것이다. 16강전인 28일부터 결승전인 9월 1일까지, 김재균은 5일 동안 무려 437개의 공을 던졌다. 매 경기가 중요한 토너먼트 대회에서 김재균은 혹사를 당한 것이다.

■ 충암고 김재균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 등판일지



 비고
 날짜
 상대팀
 이닝(팀이닝)
 투구수
 실점(자책)
 등판구분
 1회전
 8.14
 경기고등학교
 7(7)
 104
 1(1)
 선발
 1회전
 8.19
 성남고등학교
 8.1(10)
 129
 3(1)
 선발
 2회전
 8.25
 부천진영고등학교
 0(5)
 0
 0(0)
 -
 16강전
 8.28
 경북고등학교
 7⅔(9)
 128
 2(2)
 선발
 8강전
 8.30
 광주동성고등학교
 9(9)
 117
 0(0)
 선발
 4강전
 8.31
 율곡고등학교
 6(9)
 89
 0(0)
 구원
 결승전
 9.1
 야탑고등학교
 7⅔(8)
 103
 0(0)
 구원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는 2014년부터 투수의 한 경기 130개 투구수 제한을 하는 규정을 시행해오고 있다. 하지만 129개까지만 던지면 매일 던질 수도 있는 유명무실한 규정이다. 이 점이 바로 김재균에게 적용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충암고 이영복 감독은 결승전에 앞서 "마지막까지 온 만큼 결승전도 김재균을 대기시키겠다"며 "정신력이 뛰어난 선수"라고 말했다. 또한 "골리앗을 쓰러뜨리는 다윗처럼 씩씩하게 잘 던진다"라며 김재균을 치켜세웠다. 정신력과 칭찬으로 19살의 젊은 고등학생이 견딜 수 있을까 의문이 든다.


내부 사정은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보는 사람 눈에는 명백한 혹사임에 틀림없다. 과연 팀을 위한 무모한 선택이었을까. 선택에는 책임이 뒤따르는 법이다. 어떤 책임을 떠맡게 될 것인가?


충암고 김재균은 올해 20경기에 나서 115⅔이닝을 던지며 11승 무패 방어율 2.27이라는 빼어난 성적을 거뒀다. 특히, 봉황대기에선 6경기 등판해 4승 0패 방어율 0.80이라는 빼어난 성적을 거두며 감투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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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프로야구, 아마야구 등을 작성합니다. 이 글은 블로그 'http://blog.naver.com/dudtj1787'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김영서 = dudtj1787@naver.com)
김재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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